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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發想〕 무가온 온실재배, “1월 출하 역발상 농업”의 성주참외

Paul Ahn 2025. 2. 25. 11:14

⊙무가온 온실재배, “1월 출하 역발상 농업의 성주참외

 

- 성주참외는 1970년 성주읍 연산리 고 백준현 씨가 노지에 은천참외를 재배한 것을 상업 재배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 현재는 3800여 농가에서 3500여㏊의 참외를 재배해 전국 참외 재배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성주 사람도 궁금한 성주참외 이야기

(imaeil.com)

 

1〉성주와 참외, 그리고 성주참외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참외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성주참외' 임을 알리는 상자나 깃발이 보이는데, 출하량이 많지 않은 시기에도 변함이 없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참외=성주참외'란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성주참외가 성주 농민이 성주 땅에서 재배한 농특산품을 넘어 우리나라 참외를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외·첨과로 출발해 성주참외로 완성되다

 

우리나라에서 참외는 고문헌(해동역사와 고려사)에 기록된 사실로 미루어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에 중국을 거쳐 도입돼 통일신라시대에 이미 재배가 일반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참외를 이르는 명칭도 외(), 첨과(甛瓜), 참외(眞瓜), 왕과(王瓜), 띠외(土瓜), 쥐참외(野甛瓜) 등 다양하다.

 

또한 고려청자 가운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국보 제94 '청자 참외 모양 병', 신사임당의 '초충도', 김홍도의 '참외도' 등에 탐스런 참외의 우아함을 볼 수 있다. 이는 참외가 고려시대에도 이미 우리나라 특산물로 유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1960년대 이전까지 전국 각 지방에는 강서참외, 개구리참외, 감참외, 열골참외, 청사과, 노랑참외, 먹참외 등으로 불리던 지방 재래종이 재배되었고, 1957년 일본에서 도입된 '은천참외'는 당시 우리나라 재래참외에 비해 당도가 높아 참외 품종의 주축을 이루게 되었다.

 

노지재배용 은천참외의 결점을 보완해 중앙종묘에서 1975년 육성·보급한 것이 '신은천참외'이다. 신은천은 저온에서 잘 자라 시설원예 확대에 기여하면서 급속히 보급되었는데, '금싸라기은천참외'가 보급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품종으로서의 위상을 지켰다. 금싸라기는 1984년 흥농종묘에서 보급한 품종으로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아삭해 우리 입맛에 맞아 현재의 성주참외를 있게 한 주역이기도 하다.

 

 

◆성주참외 본격 재배는 1970년 노지 은천참외

 

성주군 참외재배는 1949년 이전부터 보리 사이짓기, 1950년대부터 고깔을 이용한 재배에 이어 196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직파 및 온상육묘를 시작했다. 성주군은 1970년 성주읍 연산리 고 백준현 씨가 노지에 은천참외를 재배한 것을 상업 재배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3800여 농가에서 3500여㏊의 참외를 재배해 전국 참외 재배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성주군은 분지형으로 비옥한 토양과 맑은 물, 풍부한 지하수를 가진 농사짓기 아주 적합한 고장이다. 특히 기상재해가 적고 겨울철 안개 발생이 거의 없어 예부터 참외의 당도가 높고 품질 좋은 상품이 많이 생산되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성주참외가 오늘과 같은 영광을 얻게 된 것은 참외농민의 땀과 성주군, 농협 등 관계기관의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2005년 성주참외 지리적표시제 등록(10), 2006년 성주참외산업특구 지정, 2007년 성주군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건립은 성주참외가 지역 특산물의 한계를 넘어 전국적인 '국민과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됐다.

 

성주참외 지리적표시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성주참외의 지리적 특성과 품질 우수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때부터 성주참외는 지리적 표시 마크와 함께 '성주참외' 'Seongju chamoe'란 표시를 통해 소비자 신뢰와 명성을 구축하는데 초석이 됐다.

 

또 성주 참외산업특구는 성주참외 생산기술 및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참외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유통구조를 개선했고, 특히 APC 건립은 산지 경매를 통해 산지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성주참외 유통의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2〉국민과일 '성주참외'의 뛰어난 효능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고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내는 베타카로틴·안토시아닌·라이코펜 같은 물질을 통틀어 '피토케미컬'이라고 한다. 피토케미컬은 각 채소와 과일의 고유 색깔을 나타내는 성분이자 식물성 화학물질로, 세포손상 억제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이중 베타카로틴은 노란색 채소나 과일에 많이 함유돼 있다.

 

 

◆성주참외 면역력 높이는 베타카로틴의 보고

 

요즘 제철과일 중 대표적 노란색 과일은 성주참외이다. 성주참외에는 다른 제철과일에 비해 단위당 더 많은 베타카로틴(Beta-carotene)이 들어있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 따르면 성주참외 과육 100g에는 베타카로틴 90㎍이 함유돼 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감귤(57)보다 2배 가까이 높고, 딸기보다는 3배나 많다.

 

이처럼 성주참외에 많이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작용, 유해산소 예방, 피부건강 유지에 큰 도움을 주는데 카로틴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독성 물질과 발암 물질을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카로틴은 우리 몸의 유해산소(활성산소) 작용으로 체내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여 세포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는 성주참외를 먹으면 면역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몸은 일정량의 베타카로틴을 유지해야 유해산소로 인한 암, 동맥경화증, 관절염, 백내장 등과 같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몸속 베타카로틴 농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과일 및 채소섭취 부족·음주·흡연 등이 있다. 실제로 흡연자들의 베타카로틴 혈장 농도는 비흡연자에 비해 상당히 낮다. "흡연자와 임신부는 꼭 성주참외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검증된 성주참외의 변비 및 피부개선 효과

 

안동이 고향인 주부 A(53) 씨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심한 변비 때문에 화장은 들뜨기 일쑤고 컨디션이 좋은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화장실은 가기가 무섭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결혼과 함께 그 고통에서 해방됐다. A 씨는 "성주 시댁에서 참외농사를 지었는데 참외를 하루 1, 2개 꾸준히 먹고부터는 감쪽같이 변비가 사라졌다"고 했다.

 

변비는 전 인구의 5~20%가 증상을 호소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이다. 연령이 증가하면 그 빈도도 많지고 남자보다는 여자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성주참외는 변비의 고통 탈출과 피부미인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수행한 성주참외의 변비 개선 효과 검증 자료에 따르면 성주참외와 참외씨에는 다량의 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장운동을 촉진시켜 변비해소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참외씨를 이용해서 짠 기름은 변비개선은 물론 노화방지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농협중앙회 식품연구소에 따르면 성주참외 100g 중 식이섬유는 13%, 조섬유는 0.9%를 차지한다. 또 참외씨 100g 중 조섬유는 42.5g이나 된다. 섬유소는 소화 흡수되지 않으므로 체내 지방축적을 억제하고 장액 분비를 도와 소화와 장운동을 촉진, 원활한 배변을 유도한다.

 

피부와 배설은 뗄 수 없는 불가분 관계다. 그만큼 대소변의 소통은 피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는 대소변의 소통이 원활해야 피부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주참외는 90% 이상이 수분이고 칼륨이 많아 이뇨작용을 도와 몸속의 노폐물 배설을 원활하게 해준다. 또 비타민C 함량이 높은데 특히 과당과 포도당 성분이 몸속에 빨리 흡수되므로 피로회복에 좋다. 몸속 유해균을 제거해 식중독을 예방하고 낮은 칼로리에 비해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 과일로도 적합하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3〉성주참외, 엄마와 아기의 필수 과일

 

최근 출산을 한 이모(36·대구 달서구) 씨는 임신 초기에 많은 고생을 했다. 입덧에다 남편이 꼭 먹어야 한다며 사다준 엽산제를 복용하고 나면 몸이 가렵고 입맛이 떨어지기 일쑤라 살도 빠졌다. 이 씨는 "그때 간호사인 언니가 참외에 엽산이 많이 들어있으니 참외를 먹어보라고 권해 친정(성주 월항)에서 참외를 가져다 꾸준히 먹었고 예정일에 3.7kg의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고 했다.

 

 

◆엽산, 태아 신경관 결손 예방 위해 섭취 권장

 

임신을 하면 꼭 먹어야 할 것도, 피해야 할 것도 많다. 그중 엽산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에서 모든 임신부에게 엽산제를 무료 지원하는 것만 봐도 엽산의 중요성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엽산은 비타민 B의 일종으로 수용성이다. 비타민 B9 또는 비타민 M, 폴산으로도 불린다. 체내에서 DNA와 아미노산의 합성과 적혈구 형성에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임신 중이거나 계획 중인 여성은 태아 신경관 결손 예방을 위해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생아 1천명당 1명 비율로 신경관 결손이 발생하고, 그 수는 매년 3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중 절반이 엽산 부족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신경관 결손은 크게 무뇌아와 이분 척추로 나뉘며, 무뇌아는 대개 출생 직후 사망하고 개방성 이분 척추의 경우 생존은 가능하지만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하는 무서운 병이다.

 

또 엽산은 결핍 시 피로, 창백, 가슴 두근거림, 숨가쁨 및 현기증 등 증상을 동반하는 빈혈이 나타나고, 결핍이 심할 경우 붉고 쓰린 혀, 미각 감소, 혼돈, 체중 감소, 우울증, 위장장애가 나타난다.

 

 

◆하루 1개 성주참외 엄마·아기 건강 지킨다

 

이런 점에서 성주참외는 엽산제를 대신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데 ''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성주참외 100g에는 132㎍의 엽산이 함유돼 있다. 이는 딸기(127)보다 많고, 토마토(52), 오렌지(51), 키위(49)보다는 2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엽산 권장섭취량은 하루 400㎍이고, 임신기 여성 권장섭취량은 620㎍ 정도이다. 또 젖을 먹일 때도 모유로 엽산을 분비하므로 550㎍ 이상이 필요하다. 성주참외 상품 1개당 평균 무게가 300~500g이므로 임신·수유여성은 하루 1개만 먹으면 충분한 양의 엽산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에 견주면 성주참외의 가치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먼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은 산모가 임신 사실을 알기 전인 임신 28일 이전에 발생하므로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은 평소에 엽산을 복용해 두어야 한다. 하지만 임신 전 여성이 자비로 엽산제를 구입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받아 복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평소 하루에 성주참외 1개만 먹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제조된 엽산제의 경우 섭취시 홍반·피부발진·가려움·전신권태·호흡곤란·식욕부진·구역·체중감소 등과 심할 경우 위장관 장애·쓴맛·오심·수면장애·흥분·우울·집중부족·과잉행동·혼란·판단력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뿐만 아니라 엽산은 브로콜리(100g 210μg), 시금치(100g 145μg) 같은 푸른 잎채소에 많이 들어 있지만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함유된 엽산 중 50~95%가 파괴된다.

 

이에 반해 성주참외는 생과로 즐길 때 가장 향긋하고 맛있고, 부작용 없이 엽산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사시사철 어디서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명품 성주참외, '엄마와 아기의 건강을 지키는 필수 과일'로 불러도 지나침이 없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4〉성주참외 황금시대 연 금싸라기참외

 

우리나라 40, 50대 이상에게 성주참외 가운데 아는 품종이나 이름을 물으면 십중팔구는 '금싸라기참외'라고 대답을 한다. 이는 금싸라기은천참외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달콤함과 아삭함으로 단번에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그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변함없는 명성을 자랑하는 금싸라기참외는 성주참외의 대명사이자, 오늘의 명품 성주참외를 있게 한 주역이다.

 

 

◆은천→신은천→금싸라기은천참외

 

경북 성주군은 1970년 성주읍 연산리 고 백준현 씨가 노지에 은천참외를 재배한 것을 성주참외 상업 재배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1957년 일본에서 도입된 은천참외는 당시 우리나라 재래참외에 비해 당도가 높고 과일 모양이 좋아 인기가 있었다.

 

이 은천참외는 만생종이며 배꼽이 크고 표면이 매끈하며 골이 없어 완전히 익으면 껍질이 진한 황색을 띤다. 과일은 다소 큰 편이고, 저장기간은 3~5일이다. 여름철 노지재배에 적합한 품종으로 70년대 초 성주에서 재배하는 참외 품종의 주축을 담당했다.

 

이후 성주지역 참외재배 방법은 노지에서 시설재배로 급격하게 이동했고, 시설재배에서 생육이 떨어지는 은천참외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우리나라 교배종 참외의 효시인 신은천참외이다. 신은천은 은천에 비해 저온에 강하고 착과력이 우수하며 촉성, 반촉성재배에 적합하다. 과일 중량은 300~350g이며, 배꼽은 은천보다 다소 작고, 저장기간은 5~10일이다. 신은천이 육성되면서부터 참외의 저온기 시설재배가 확대 보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신은천참외를 1984년 흥농종묘가 보완해 육성·보급한 것이 금싸라기참외이며, 성주참외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금싸라기참외는 은천이나 신은천이 양성화(암꽃에 수술이 같이 존재)인데 비해 단성화라 과일 배꼽이 작아 상품성이 높다. 또 변형과 발생이 적고, 과일 무게는 350g 내외인데다, 저장성도 신은천 계통보다 긴 10~15일 정도로 판매에 유리해 단번에 성주참외 대표로 떠올랐다.

 

 

◆황금마케팅으로 성주참외 전성시대 개막

 

금싸라기참외 계통의 품종은 명칭도 금괴·금노다지·금지게·금동이·금보라 등으로 지어지는 등 황금시리즈 마케팅이 펼쳐지면서 성주참외 전성시대를 개막했다.

 

금싸리기참외는 조숙터널용으로 과일껍질 색이 진황색으로 아름답고 맛이 좋다. 당도가 12~16브릭스로 높아 출시 당시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성주참외의 패러다임마저 바꿔놓았다.

 

반촉성 또는 조숙터널용인 금괴참외는 초세가 강하고 착과가 양호하며 진한 황색바탕에 골이 선명하다. 290~350g 정도의 타원형 중대과로 모양이 좋고 배꼽이 작아서 상품성이 매우 높다. 육질은 아삭하고 당도는 11~13브릭스 정도다.

 

금지게참외는 반촉성용으로 과일 크기가 중대과(380∼430g)의 장원통형이며 황색 색깔이 매우 좋다. 과육이 두꺼워 먹는 부분도 많고, 수확 후 껍질 변색이 거의 없고 저장성이 좋아 장거리 수송 등에 유리하다.

 

금노다지참외는 짙은 황금색 바탕에 은백색 골이 선명하며 배꼽과가 거의 없어 상품성이 높다. 육질이 치밀하고 아삭함은 물론, 당도가 매우 높고 맛이 좋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초세는 중 정도이며 내병성은 보통이다.

 

금보라참외는 황금색으로 아름답고 과육이 두터운 다수확 품종이다. 당도가 높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껍질이 단단하여 수송성이 좋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

 

조숙재배용인 금동이참외는 초세가 강하면서 착과력이 좋은 다수확 품종이다. 장원통형의 진한 황색과로 상품성이 우수하고, 육질이 치밀하고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 껍질이 단단해 수송성이 좋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5〉 성주참외 '꿀시리즈'로 고공행진

 

성주참외는 1990년대 후반까지는 금싸라기은천참외 계통의 황금시리즈로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시장을 주도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금싸라기참외를 개량한 과일의 길이가 짧고, 골이 깊으면서 껍질색이 진하고, 당도가 더 높은 일명 '꿀시리즈'로 고공행진을 잇고 있다. 꿀시리즈는 농가소득 증대, 시장지배력 강화 등으로 명품 성주참외의 위상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알찬꿀·은하수꿀·부자꿀·오복꿀이 대표적

 

2005년 성주군에서 재배된 참외품종은 슈퍼금싸라기가 17.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오복꿀, 슈퍼골드, 007꿀 순이었는데, 기타도 52.9%로 다양한 품종들이 재배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금싸라기 계통과 초기 꿀시리즈 참외가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오복꿀을 개량한 다양한 품종들이 개발되었는데, 저온기에 암꽃 발생이 많고 착과가 우수한 품종, 초세가 후기까지 유지되면서 고온기 품질이 우수한 것들이 개발됐다.

 

2008년에 참외재배에서 가장 방제가 어려운 흰가루병에 강한 품종인 조은대참외가 개발되었고, 그 이후로 국보꿀, 오복플러스꿀, 대박꿀 등이 출시됐다. 2009년에는 오복꿀(55%)과 칠성꿀(21%)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팔복꿀·세계일꿀 등이 뒤를 이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꿀시리즈 성주참외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2010년대부터는 오복꿀의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새로운 품종들의 비율이 증가했다. 2012년에는 부자꿀이 30%로 가장 많았으며, 오복플러스꿀 25%, 만리장성 24%, 오복꿀 10%, 조은대와 스마트꿀이 각각 4%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참사랑꿀이 26%로 가장 많았으며 스마트꿀은 18%, 부자꿀은 14%였고, 오복플러스꿀은 9%로 감소했다.

 

2019년에는 바른꿀 19.4%, 은하수꿀 16.1%, 스마트꿀 15.5%, 참미소꿀 9.7% 등이었고 2020년은 알찬꿀 33.6%, 은하수꿀 22.4%, 바른꿀 11.2%, 스마트꿀 6.7%, 참미소꿀 6.5%, 보람찬꿀 3.7% 등의 순이었다.

 

 

'꿀시리즈' ·수량·상품성 3박자 갖춰

 

알찬꿀은 과일모양이 H형이고 진한 황색과 선명한 골을 보이며 아삭한 식감과 감칠맛을 자랑한다. 연작재배로 인해 병해충 감염에 취약해진 곳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꽃 발화가 안정되고 착과가 잘돼 높은 수확량을 보인다.

 

은하수꿀은 당도가 뛰어나고 정형과 비율이 높다. 과일 크기는 중과종, 모양은 타원형으로 안정돼 있다. 또한 과피색은 진한 황색이며 골이 선명해 상품성이 우수하고, 연속 착과성이 좋다.

 

바른꿀은 안정된 과형에 고온기에도 색깔과 골을 선명하게 유지한다. 모양이 좋고 당도가 높아 상품성이 우수하다. 암꽃 발생이 좋아 연속 착과성이 우수하고 정품 생산량이 많다. 과중은 350~400g 정도로 중과종 품종이다

 

스마트꿀은 초세가 강한 편이며 암꽃 발생이 잘되고 후기까지 착과력이 우수하다. 과장은 짧고 진한 황색이다. 기형과 발생이 적고 당도가 높은 모양이 좋은 참외다.

 

부자꿀은 토양 내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는 뿌리힘이 좋아 이상기온 발생 시나 연작재배지에도 비교적 강한 초세를 보이는 품종이다. 또한 생육 후반기까지도 대과가 열리며 과형이 안정적으로 나와 상품과율이 90% 이상이다. 당도가 높고 육질이 아삭하며 높은 저장성을 겸비했다.

 

참미소꿀은 비대력이 우수해 크게 자라고 착과 주기가 빨라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 기형과 발생이 적고 과일 크기가 균일, 과색이 뚜렷해 상품성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오복꿀은 암꽃 발생이 많으며 착과력이 우수하다. 과장이 짧고 통통하며 골이 깊고 기형과 발생이 적다. 과피색은 진한 황색이며 육질이 치밀하고 아삭하며 당도가 높아 식미가 우수하다. 타품종에 비해 발효과 발생이 비교적 적고 저장성이 강하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6〉현장애로기술 해결로 성주참외산업 고도화

 

성주참외가 전국 참외재배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품질 수준과 명품의 지위는 더욱 공고해지고, 억대 농가가 1200여 곳이 넘는 것은 대형·대량 재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성주참외 재배 규모화와 고품질 유지는 참외자동세척선별기, 보온덮개자동개폐장치, 참외덩굴파쇄기, 이랑다지는 기계 등을 개발·보급한 성주군농업기술센터의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해결사로 나선 성주군농업기술센터

 

1997년 이전까지만 해도 성주참외 농민에게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보온덮개를 매일 아침저녁 벗기고 덮는 일이라고 했다. 훨씬 이전의 짚 거적보다는 수월했지만, 하루 두번 일일이 손으로 하는 보온덮개 개폐만큼 성가시고 힘든 건 없었다.

 

또 참외수확 후에도 세척·선별·포장 등 전 작업을 사람의 손으로 해결했다. 당연히 작업시간은 길었고, 악성 노동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기 일쑤였다. 고른 선별이 되지 않아 제값을 못 받는 경우도 허다했다. "성주참외 농민은 도회지의 번듯한 집과 하우스병(신경통·관절염 등) 2가지는 꼭 있다"는 웃지 못 할 말속에는 성주참외 농민의 고단함이 오롯이 배어있다.

 

성주참외는 1995 6370농가에서 375ha를 재배했고, 10년 후인 2005년에는 5356농가에서 3895ha를 경작했다. 다시 10년 후인 2015년은 4224농가가 3655ha, 2019년은 3896농가가 3475ha를 재배했다.

 

이처럼 성주참외는 1995 0.48ha에 불과하던 농가당 평균재배 면적이 25년 만에 0.89ha 2배 이상 늘었고, 그 품질과 시장 장악력은 더욱 높아졌다.

 

성주참외 이랑 다지는 기계는 참외의 커다란 품질향상을 가져왔다. 성주군 제공

 

 

◆기술개발로 품질·소득 두마리 토끼 잡아

 

참외자동세척선별기는 참외수확 후에도 세척·선별이 장시간 수작업으로 진행돼 노동력이 많이 들고, 균일하지 못한 선별로 상품성이 저하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1995년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개발됐다. 초기의 세척선별기는 71%의 노동력 절감, 균일선별 포장으로 부가가치가 5% 향상되는 효과를 보였다.

 

1997년 첫 선을 보인 참외하우스 보온덮개 자동개폐장치는 성주참외 재배 규모화의 물꼬를 텄다. 아침저녁 반복되는 보온덮개 개폐작업의 중노동을 해소하고 노동력 절감과 참외 품질향상을 앞당겼다. 이 장치는 노동력 87%와 경영비 절감, 개폐시간 단축에 따른 일조시간 연장으로 당도가 2브릭스 이상 높아져 상품성 향상과 농가 소득증대로 이어졌다.

 

트랙터 부착용 참외덩굴파쇄기는 참외덩굴을 제거하는데 인력대비 20배 이상 노동력을 절감시켰고, 특히 먼지속 악성 노동에서 해방시켰다. 또 참외 부산물을 토양에 환원해 친환경농법 실천과 유기퇴비 재활용으로 생산비 절감을 가져왔다. 참외덩굴 소각 시 매연 발생으로 인한 교통장애와 환경오염도 크게 줄였다.

 

이랑 다지는 기계는 성주참외의 커다란 품질향상을 가져왔다. 하우스 이랑을 다지면 급작스런 수분 변화에서 벗어나고, 꾸준한 수분 및 지온 유지가 가능해 균형 생육으로 조기착과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초기 수분과다를 방지해 저온 피해와 병해발생 경감, 발효과 없는 고품질 참외 생산 등으로 참외재배 농가에 높은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이밖에도 참외봉지 재배법, 트랙터 부착용 하우스 파이프 철거 및 천공기, 에너지 절약형 지표난방 촉성 재배 등의 현장애로 기술을 개발·보급했다.

 

서성교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성주농기센터의 수많은 퇴직 선배님들이 성주참외 생산증대, 품질향상, 작업효율화 제고, 농가소득 향상 등 성주참외산업 고도화를 위해 항상 노심초사했다"고 설명했다.

 

 

7〉원로가 들려주는 생생한 성주참외 이야기

 

경북 성주군이 '명품 성주참외'로 이름을 떨치기 훨씬 이전에는 수박으로 유명했다. 지금 성주군 전역을 뒤덮고 있는 참외하우스가 50년 전에는 수박밭이었다. 이런 성주가 반세기만에 수박 주산지에서 참외의 고장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팔순의 두 원로는 "명품 성주참외에는 참외농민의 숱한 노력과 애환이 서려있다"고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들은 지금도 억대 소득을 올리는 성주참외 재배의 산증인이다.

 

 

◆문상근 씨 "선생님은 나보다 2년 앞서"

 

성주군 초전면 문상근 씨는 1972 2천여㎡(600) 노지 은천참외를 시작해 자타가 공인하는 초전면 참외 상업재배 1호다. 문 씨는 "(내게) 기술을 전수해 주신 성주읍 연산마을 고 백준현 씨는 (나보다) 2년 먼저 참외 재배를 시작했다"고 했다. 성주군이 1970년 성주읍 연산리 고 백준현 씨의 노지 은천참외 재배를 성주참외 상업 재배의 시작으로 보는 근거다.

 

47년 전, 당시 수박농사를 하던 문 씨는 야간열차를 타면서 참외 재배를 결심하게 됐다. 수박 팔러 서울 청량리 청과시장에 갔던 그는 하행열차에서 만난 칠곡 석적에서 참외를 재배하는 한 농민에게서 참외 재배 권유를 받았다. 문 씨는 "그분이 참외 12박스가 8t차 수박 한차와 돈이 맞먹는다며 수박 대신 참외를 해보라고 했고, 이듬해 수박과 함께 노지 참외 3골을 심었다"면서, "우리 집에서 연산마을까지 거리가 상당한데, 참외 기술 배우러 밤마다 자전거 타고 아래채 사랑 드나들듯 했다"고 회고했다.

 

 

◆박정희 대통령 "어디서 온 참외인가?"

 

성주참외는 호박대목 접목을 통한 품질 향상과 생산량 확대로 전국 참외시장을 주름잡는 기틀을 마련했다. 접목 필수품인 접목집게에 얽힌 사연은 눈물겹다. "백준현 씨께 배울 당시 그분이 대나무를 쪼개 다듬고 화롯불에 쬐어 2개를 겹쳐 한쪽에는 고무줄을 매고 다른 쪽에는 홈을 내어서 집게로 사용하는데 참 어렵더라. 생각 끝에 짚풀의 얇은 껍질을 물에 적셔 접목 부위를 감았더니 10포기 중 7포기가 살더라. 이후 불빛이 어른거리는 창호지 바른 문을 보다 아! 이걸로 하면 되겠구나. 문종이를 물에 적셔 해봤는데 멋지게 접목에 성공했지!"

 

문 씨는 1976년 자신이 생산한 참외를 가지고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 중간소개는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했다. 문 씨는 "당시 내 참외가 이병철 회장 골프장에 납품됐는데, 박 대통령이 이 회장에게 '이 참외가 유별난데 어디서 온 참외인가' 물었고, '경북에서 온 참외입니다'고 답하자, 대통령이 '청와대에 그분을 한번 모셔와 봐라'해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난 거다. 그때 대통령이 '뒷조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하드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유기농을 해보라고 권했다고 덧붙였다.

 

 

◆수많은 시행착오 통해 얻은 참외재배 기술

 

노근초 씨는 성주 선남면 철근하우스 참외 재배 1호다. 노 씨는 1975 4천㎡(1,200)에서 노지 은천참외를 재배했다. 1978년 대나무하우스, 1981년 철근하우스 10(6,600) 참외농사를 했다. 그는 "1964년 제대해서 수박농사를 짓다가 10여년 후 성주에 참외 바람이 불기시작하면서 참외농사로 바꿨고, 주변 친구들도 다 수박농사 짓다가 1, 2년 사이 참외로 바꾸었다"고 했다.

 

 

노 씨는 "지금은 성주참외조합이지만 그때는 원예조합이었다. 내가 제일 먼저 조합원 가입을 했다. 참외하우스는 처음에는 대나무로 하다가 조합에서 보조 받아 철근하우스를 했다. 당시 같이 철근하우스를 시작했던 친구들은 대구로 나가거나 참외농사를 그만 뒀다"고 전했다.

 

"그때는 참외 재배 기술을 배우지도 않았고, 배울 곳도 없었다. 교육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접목도 수정시키는 것도 입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우리끼리 시행착오 겪으면서 했다. 성공하면 막걸리로 서로 기뻐했고, 실패해도 막걸리로 위로했어."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8〉 세계인 입맛 사로잡는 성주참외

 

우리나라 참외는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에 중국을 거쳐 도입돼 통일신라시대에 재배가 일반화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는 재래종 참외의 경우이다. 현재와 같은 모양과 색깔··당도를 보이는 것은 1957년 일본서 도입된 은천참외가 시초이다. 참외의 고장 성주군은 은천참외 도입 37년 만인 1994년 도입국인 일본에 '명품 성주참외' 첫 수출을 했고,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수출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성주참외의 맛과 품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본 이어 동남아·유럽시장까지 진출

 

성주참외는 1993년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개최한 '1 2품목 수출특화품목개발 수출발진대회'에서 경북도 수출유망 품목에 선정되면서 수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 관계기관과 전문 업체는 수출추진 체제를 구축하고, 참외농가에는 종자보급·기술지도·자금지원 등이 이뤄졌다. 사전 계약재배 및 출하계약을 통해 수출규격품을 생산하고, 안정적 물량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성주참외 수출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힘입어 성주참외는 1994년 일본에 처녀수출됐고, 이후 대만·말레이시아·싱가포르·홍콩 등 동남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또 태국 시장은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베트남 시장은 공략 중이다. 2017년에는 러시아·프랑스·영국 등 유럽까지 시장을 넓혀 성주참외는 명실상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성주참외는 지난 5년간 1382t이 수출돼 431천만원의 누적매출을 기록 중이다. 국가별로는 일본 600t(187천만원), 싱가포르 420t(117천만원), 홍콩 238t(82천만원), 말레이시아 97t(3억원) 순이다. 성주참외의 일본 시장 연착륙에는 '욘사마 배용준'으로 대표되는 한류도 톡톡히 한몫 했다.

 

성주참외 수출시장 확대는 민··산 노력의 결실이다. 농가는 고품질 성주참외를 생산하고, 행정기관은 해외 판촉·참외 산업고도화·수출 지원, 수출 업체는 양질의 바이어 발굴 등 삼위일체가 됐기에 가능했다. 일례로 껍질째 먹는 참외의 경우 참외농가·월항농협이 당도 13브릭스 이상, 무게 220~380g인 참외를 생산해 수출에 나서자 경북도는 상표등록을 완료했다.

 

 

◆참외가격 안정에 기여비싼 물류비는 숙제

 

성주군과 성주참외 농민이 수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참외가격 안정을 통한 수익증대 때문이다. 수출이 성수기 하락하는 국내가격을 견인할 뿐 아니라, 훨씬 높은 가격으로 수출되는 경우도 있어 성주참외 가격안정과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바는 상당하다.

 

성주참외 수출은 일본,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2019 435t(1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속적인 판로개척과 집중투자로 일본 173t, 싱가포르 150t, 홍콩 82t 등이 수출돼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수출 가격 경쟁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5~2017년 평균 수출단가(10㎏상자)는 상자당 3~31천원을 형성하다가 2018년부터 오름 현상을 보였고, 2019 37천원으로 최고 단가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3~4월 높은 가격을 보이다 6월부터 차츰 하락세를 나타내지만, 성수기인 6~7월은 국내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해 농가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로는 홍콩이 전반적으로 높은 가격을 보이는데, 이는 홍콩 시장이 중산층 이상의 부유층이 많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고품질 프리미엄 마케팅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성주참외 수출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수출비용 중 물류비가 전체의 7%를 차지하는데, 신선도 유지를 위해 비싼 항공을 이용한다. 물류비가 저렴한 선박수송을 위한 신선도 유지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또한 국내 시세가 비교적 높은 4~5월 수출은 지양하고 시세가 하락하는 6~8월 집중할 수 있는 전략 개발이 요구된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9〉 성공 귀농 길라잡이 성주참외

 

수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꿈꾸지만, 그 꿈을 실현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귀농에 대한 동경 만큼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두려움이 가볍지 않은 탓이다. 귀농 지역 선택도 쉽지 않지만 귀농 작목 선정은 더 더욱 어렵다. 그렇지만 경북 성주군 귀농은 경우가 다르다. 대도시와 접근성이 좋아 도·농복합 생활이 가능하고, 성주참외라는 걸출한 특화품목이 있기 때문이다. 성주군 귀농인 사이에 "고품질 성주참외만 생산하면 판로는 걱정 없다"는 말이 있다. 성주참외와 성공 귀농과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품질 성주참외 '성공 귀농' 보장

 

#1. 10여 년 전 성주군 성주읍에 귀농한 윤성호 씨는 이제 1.2㏊ 참외재배로 연 조수입 13천만원을 돌파하는 성주참외 전문농가다. 일식 요리사를 하다 건강이 악화되자 귀농을 결심했다. 그는 "단양에 가서 소를 키워보려고 했는데 소 사육은 수입이 바로 나오지 않아 고심하던 중 작은 형님이 참외가 바로 소득이 된다고 해서 성주로 왔다. 성주는 참외가 특화되어 있고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할 수 있어 지역과 작목을 결정하는데 많은 참고가 됐다"고 했다.

 

윤 씨는 다른 농가의 일을 도와주면서 그날그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배웠고 동시에 성주군농업기술센터(이하 성주농기센터)에서 교육도 받았다. 성주참외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귀농교육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어 성공적인 귀농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2. 20년 대기업 생활을 접은 심상준(대가면) 씨는 새 출발을 결심하고 2년간 교육과 경험을 쌓아 귀농에 성공한 성주참외 농민이다. 심 씨는 참외를 재배하는 친척 권유로 성주로 왔지만 앞이 캄캄했다. 하지만 성주농기센터의 귀농 인턴과정을 통해 선도농가에서 2년 정도 인턴 생활을 하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그에게 귀농인턴제는 새롭게 시작하고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인턴 후 5동의 비닐하우스에 참외농사를 시작해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려움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질 좋은 성주참외를 생산하는 재미에 푹 빠져 연 매출 1억 원을 목표로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가 왜 어려운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물도 비료를 먹고 싶을 때와 물을 마시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땀과 노력이 들어가야만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있습니다."

 

 

◆관심단계부터 정착까지 전 과정 지원

 

성주군은 매년 성주농기센터를 통한 귀농인만 해도 170여 명에 이르고, 이중 70% 가량은 성주참외 재배를 희망한다. 지역 특산물로 특화된 성주참외가 그만큼 귀농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성주군은 귀농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교육 등을 통해 이들의 성공적인 연착륙을 돕고 있다.

 

성주군에 귀농을 결정하면 우선 성주농기센터 귀농귀촌정보센터를 방문해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귀농 관심단계부터 정착까지 필요한 맞춤식 조언과 정보를 구할 수 있다. 귀농 희망자들에게 귀농 여건과 적성, 기술수준, 자본능력을 고려해 적합한 작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후에는 영농기술 습득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 선정작목에 맞는 정착지 물색 등 실행단계를 진행하고, 농지와 주택구입, 영농계획수립 등 정착할 때까지 집중적으로 케어한다. 작목 선정에서는 영농기술 습득 정도에 따라 노지작물과 시설채소, 수입작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성주농기센터는 귀농지원사업으로 귀농농업창업, 귀농인주택구입, 귀농인농어촌진흥지원, 신규농업인현장실습, 귀농인정착지원 등을 추진 중이며, 농촌사회복지사업 일환으로 농업 관련 융자 및 보조사업, 자녀와 복지 관련 사업, 농기계 임대사업 등을 지원한다.

 

특히 귀농인 역량강화를 위해 귀농귀촌교육, 정보화교육, 강소농교육, 새해농업인실용교육, 품목별교육, 참별미소농업인대학, GAP교육 등 다양한 농업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10.끝〉 미래 50년 도전 나서는 성주참외

 

명품 성주참외가 변화하고 있다. 생과일로만 먹었던 성주참외가 요리로 재탄생하는가하면, BI 및 디자인 리뉴얼도 진행되고 있다. 젊은 소비자에 맞는 품질, 새로운 유통방식 도입도 요구받고 있다. 성주참외 앞에 놓인 안팎의 도전과 과제는 만만치 않다는 반증이다. 반세기만에 명품 반열에 오른 성주참외, 새로운 미래 50년 도전에 성주군의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젊은 소비자 타깃의 유통·마케팅 절실

 

성주참외는 전국 참외 재배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봄·겨울 대한민국 대표 과일이며, 재배농가 평균 조수입이 1억원에 육박하는 고부가가치 농산물이다. 그렇지만 성주군은 성주참외 리빌딩을 시작했다. 20, 30대 젊은층의 성주참외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성주참외BI(Brand Identity, 브랜드 이미지 관리) 및 디자인 리뉴얼에 나선 것이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성주참외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고 소비자 지향적인 매력적 BI를 개발해 소비자가 성주참외를 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성주참외 국내유통 상자와 수출전용 포장재 디자인도 새로 고안해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는 복안이다. 15년 동안 사용해 구식이 된 성주참외 캐릭터 역시 시대에 맞게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새로운 디자인은 2021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세계시장 부동의 1위 성주참외가 요리로도 변신하고 리빌딩에 열을 올리는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젊은 소비층의 소비성향 분석에 대한 이해도 및 마케팅 부족으로 전통과일의 몰락은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고,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간편 과일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식재료 유통은 온라인 시장으로 급격하게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장 흐름에 따라 성주참외 리빌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성주참외의 연령대별 소비 분포를 보면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주요 소비처임을 알 수 있다. 성주참외 미래 50년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비층인 20, 30대를 성주참외 주요 구매 고객층으로 반드시 이끌어 내어야 한다.

 

 

◆시대에 맞는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 시급

 

지난 반세기 성주참외는 생산부문에서 노력한 결과 세계 최고 명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제는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성주참외가 수많은 경쟁과 위기에 직면했음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성주참외 브랜드 이미지가 이미 공고한데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냐는 반문도 있다. 하지만 세계 유수의 기업,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판단했을 때는 천문학적 투자와 노력을 들여서라도 과감하게 바꾸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SNS 기업 인스타그램이 그랬고, 버드와이저가 그랬고, 마스터 카드가 그랬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곧 식상함으로 다가오고 그 기업, 제품은 어느 순간 사라져버리고 만다.

 

이제 성주참외 차례다. 20, 30대의 젊은 소비자층이 친근함으로 다가올 수 있고, 그들 생활에 필수품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성주참외 브랜드 재정립이 절실하다. 성주참외의 브랜드 디자인이 낡고 식상해졌다면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새롭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현하고 국내외 소비자에게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

 

성주참외 BI 및 포장재 디자인 개발이라는 새롭고 창의적인 도전은 참외 재배농가, 농협, 행정, 마케팅 전문가 등의 지속적인 관심과 브랜드 정착을 위한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행정과 마케팅·디자인 전문가 주도로 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하고 이를 농협과 농가에서 적극 수용하고 사용할 때 가시적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지난 50년 동안 누려왔던 성주참외의 영광은 접고, 이제 후배들에게 앞으로의 50년을 맡길 시점이다. 신세대에게 성주참외의 운명을 넘겨줄 때 성주참외 브랜드도 신세대에 걸맞은 옷으로 바꾸어 입혀주어야 한다.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

 

매일신문

2020-02-20 11:43:53

제자(題字) 박기열

이영욱 기자 hello@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