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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뚝배기집 / 1962, 순두부 전문점

Paul Ahn 2019. 3. 11. 08:51

소공동 뚝배기집 / 순두부

www.ddubaeki.com

 

• 위치 : 서울 중구 서소문동 47-7

 

- 40여년 역사로 끓여내는 순두부 뚝배기

 

1962년, 명동 한일은행 본점 옆 13평의 작은 순두부 뚝배기집. 변변찮은 간판도 없었던 이곳은 밥 시간이면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메뉴라고는 순두부 뚝배기와 김치뚝배기, 된장뚝배기, 그리고 제육과 오징어 볶음의 5가지가 전부였다. 딱히 정해진 상호가 없었던 이곳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소공동에 순두부 뚝배기 잘하는 집”에서 「소공동 뚝배기집」으로 불리면서 어엿한 이름을 얻게 됐다.

 

 

 

그렇게 43년이 지난 소공동 뚝배기집은 창업주인 허규일 씨에서 그의 아들인 허영석 씨가 바톤을 이어받아 현재 36개 점포에서 투박한 뚝배기에 바글바글 순두부를 끓여내고 있다.

 

허영석 대표는 40년이 넘도록 옛 명성을 잃지 않고 있는 소공동 뚝배기집의 비결에 대해 “아버님의 철저한 맛 관리와 고객들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한다.

 

임대 매장으로 운영을 하다 보니 명동 한일은행 옆에서 미도파빌딩 맞은편, 영타운 옆, 신촌으로 자리를 이전했고 또 강남 붐으로 인해 오랫동안 함께 했던 주위의 식당들이 식당을 팔고 남으로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허규일 씨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순두부 뚝배기를 먹기 위해 오는 단골들에게 등을 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다른 순두부 집이 들어선 옛 소공동 뚝배기집 자리에는 예전에 먹었던 맛이 그리워 다시 찾는 고객들이 종종 있을 정도다. 2000년 초부터 프랜차이즈를 전개하기 시작한 소공동 뚝배기집은 현재 국내에 32개, 해외에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공통메뉴와 개별메뉴의 이원화 시스템

 

소공동 뚝배기집의 메뉴는 전 매장에서 모두 판매하는 공통 메뉴와 각 매장별 특성을 고려한 개별 메뉴로 구분된다. 공통메뉴는 1대 원조인 허규일 회장이 처음 소공동 뚝배기집을 운영하던 시절의 메뉴로 순두부 뚝배기, 김치뚝배기, 된장뚝배기, 제육볶음, 오징어볶음의 5가지 메뉴를 기본으로 한 뚝배기류와 직화정식이다.

 

반면 각 매장이 위치한 상권 및 고객층에 따라 전골류, 전류, 각종 안주류가 마련돼 있는 등 같은 간판을 단 소공동 뚝배기집이라 하더라도 매장에 따라 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다. 현재 뚝배기류와 직화정식의 판매비율은 60:40 정도며 객단가는 뚝배기류가 5천원, 직화정식이 6천원이다.

 

두부

매일 아침 각 매장으로 공급되는 두부는 지난 1962년 허규일 사장이 처음 소공동 뚝배기를 운영할 때부터 거래하던 업체(산미두부)와 43년간 거래를 하고 있다. 순두부 뚝배기용 두부는 일반 순두부에 비해 다소 단단한 것이 특징.

 

순두부양념

순두부 뚝배기의 맛을 좌우하는 노하우 중 하나가 바로 양념이다. 고춧가루와 마늘을 주재료로 만드는 양념은 재료의 혼합 비율과 숙성 정도 등에 따라 맛의 차이가 나는데 모든 레시피를 공개, 각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직화구이

뚝배기 메뉴 못지않게 인기있는 메뉴가 바로 직화구이다.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는 공통메뉴인 직화구이는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낙지볶음의 3가지. 후라이팬에서 볶지 않고 중화요리처럼 센 불에서 빠르게 볶는 것이 특징으로 35초 정도면 요리가 완성된다. 센불에서 빠르게 조리하는 직화구이는 고기의 잡냄새를 없애는 효과도 있으며 마치 숯불에 구운 듯 독특한 향도 난다.

 

순두부뚝배기 만들기

순두부 뚝배기는 1차 조리 후 냉장보관을 통해 숙성과정을 거친다. 보통 냉장고에서 12시간 정도 숙성시키는데 이렇게 하면 순두부에 양념이 고루 배 맛이 훨씬 좋아진다. 숙성이 끝난 순두부는 주문 후 끓이기만 하면 돼 음식 제공 시간이 단축되는 장점도 있다. 주문 후 순두부 뚝배기가 제공되는 시간은 평균 3분 정도.

 

 

남녀노소 다양한 고객층, 빠른 서비스로 높은 회전율

 

소공동 뚝배기의 고객층은 그야말로 남녀노소 다양하다.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들은 그 옛날 먹었던 소공동 뚝배기집의 향수를 느끼기 위해, 그리고 젊은층은 순두부 자체가 영양식으로 좋을 뿐 아니라 빠르게 제공된다는 스피드에 끌려 단골이 된다.

 

미리 1차 조리를 해 두는 순두부 뚝배기는 늦어도 3분 내에 제공되며 직화정식은 35초면 한 접시가 만들어 지니 여느 패스트푸드 못지 않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은 평균 15~20분 정도로 점심에만 2~3회전을 유지하고 있다.

 

순두부 뚝배기는 서너가지 야채가 담긴 넓은 비빔용 그릇이 함께 나오는데 이곳 마니아들은 그릇에 밥과 순두부찌개, 그리고 갓볶아낸 제육볶음을 한 데 넣고 비벼 먹는다.

 

 

기본은 같게, 그러나 매장별 특성을 살린 프랜차이즈 시스템

 

소공동 뚝배기집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일반 프랜차이즈 업체와 차이가 있다. 여느 프랜차이즈 업체들처럼 가맹점을 오픈하기 위해 정확히 얼마를 주고 받는 프랜차이즈 비용 및 절차가 없다.

 

소공동 뚝배기집의 간판을 단 가맹점이 있는가 하면 일정 금액을 내고 순두부 뚝배기 등 일부 메뉴만을 배워가는 업소도 있다. 이를테면 프랜차이즈와 전수창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메뉴도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 주면 각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순두부의 재료인 두부는 1962년 오픈 때부터 거래해 오던 업체가 각 매장에 공급해 주지만 기타 양념 및 메뉴 등 나머지는 본점에서 교육을 받은 후 각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기본 메뉴 이외의 메뉴 역시 매장별로 개발하는데 가맹점에서 개발한 메뉴라도 반응이 좋을 경우 점주의 동의 하에 전 매장으로 확대 판매하기도 한다. 삼성점에서 개발한 황금냄비 비빔밥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모 낙지전문점의 일부 점주들은 본사의 동의 하에 순두부뚝배기를 전수받아 매장에서 판매하는가 하면 한 주류전문점 역시 순두부뚝배기를 배워 점심메뉴로 판매, 소공동 뚝배기집의 라이센스를 받았다는 간판을 걸어놓기도 했다.

 

가맹점 개설 비용도 다르다. 가맹점을 오픈하려는 예비 점주의 마인드와 재정상태 등에 따라 다른데 이는 단순히 수익만을 위한 프랜차이즈라기 보다는 ‘소공동 뚝배기집’이라는 브랜드를 오랫동안 이어가려는 허영석 사장의 경영원칙이다.

 

 

허영석 대표

“뚝배기처럼 오래가는 브랜드가 바로 소공동 뚝배기집입니다”

“굳이 제가 아니더라도 ‘소공동 뚝배기집’의 명맥을 오랫동안 이어가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아버지인 허규일(71세) 씨의 대를 이어 소공동 뚝배기집을 운영하는 허영석(41세) 사장. 대학에서 산업심리학을 전공, 미국과 일본 유학 후 광고대행사에 다녔던 그지만 사회적인 잣대로 따지는 성공 보다는 어릴 때 부터 자연스레 드나들던 소공동 뚝배기집에 대한 정이 더욱 짙었나 보다.

 

결국 번듯한 직장 보다는 뚝배기집 사장을 선택한 그는 당장의 이익 보다는 아버지가 일군 소공동 뚝배기의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서류상 오고가는 계약 보다는 소공동 뚝배기집을 제대로 운영하려는 의지와 마인드에 따라 좋은 조건에 점포를 오픈해 주기도 혹은 가맹점 운영 자격을 주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신규점포 오픈을 하지 않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점포를 오픈 한다 해도 예전만큼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소공동 뚝배기로 희망을 줘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허영석 사장의 무대는 이제 국내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미 오픈한 중국, 홍콩에 이어 앞으로 미국 등 해외 각지에서 순두부, 아니 소공동 뚝배기를 맛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