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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 / 내자동, 짱뚱어탕

Paul Ahn 2019. 3. 11. 08:49

★포도나무 / 짱뚱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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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서울 종로구 내자동 130-1

 

제철 생선으로 차려내 입맛 돋우는 생선요리

전남 광주에서 15년, 서울 동교동에서 3년 그리고 올해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그 명성과 맛으로 단골들을 몰고 다니는 집이 있다. 바로 남도향이 그득한 낙지, 짱뚱어탕, 삼합으로 유명한 「포도나무」.

 

 

 

짱뚱어는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가 제맛으로 벌교 개펄에서만 잡히는 자연산 짱뚱어를 갈아서 들깨와 시래기 듬뿍 넣고 끓인 짱뚱어탕은 추어탕과 비슷하지만 훨씬 고소하다.

 

해물 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와 마늘, 생강, 양파, 들깨 등 갖은 양념과 짱뚱어를 넣고 끓여낸 짱뚱어탕(1만원), 낙지의 음식궁합을 살린 짱낙탕(1만5천원)은 시원한 짱뚱어 국물과 함께 말랑말랑 씹히는 국산 낙지의 쫀득거리는 맛이 즐거움을 안겨준다. 묵은지, 편육과 함께 싸먹는 홍어(5만원)도 그 알싸함이 코끝을 자극한다.

 

이화숙 사장이 직접 모든 식재를 구입하는데 벌교에서 짱뚱어, 광주에서 홍어, 고춧가루, 참기름 등은 화순에서 공수해 온다. 음식은 좋은 재료 아낌없이 쓰고 정성을 들이면 맛이 있게 마련이라는 고집과 정성 때문인지 하나같이 입에 착착 감긴다.

 

이 곳의 또 하나의 별미는 줄줄이 상에 깔리는 각종 김치들. 삼합을 주문하면 4년 묵은 조선갓김치, 2년 묵은 파김치와 배추김치, 1년 묵은 고들빼기와 돌산 갓김치 등 김치만 5~6가지가 나온다. 이 집의 삼합을 삼합이 아닌 칠합이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양은냄비에 그때그때 바로 해서 가져오는 밥맛이 또한 일품이고 바로 그 솥에 그대로 끓여서 입가심으로 주는 누룽지와 후식으로 내는 당근주스도 별미다. 어느 메뉴를 골라도 탁월한 남도 본토 맛에 주인의 넉넉한 인심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짱뚱어 효능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더 많은 고단백 식품이기도 하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자양강장 식품으로 애용했다. ‘짱뚱어 100마리와 당귀를 항아리에 넣고 만든 진액을 세 번만 먹으면 1년 내내 몸살을 앓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다. 평소 과음하거나 알콜 중독증을 보이는 사람은 뇌세포 속의 DHA가 부족해서 기억, 사고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기 쉬운데 이를 보충해주며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데다 타우린 성분이 많아 해독작용 또한 활발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단골집 포도나무

(hankyung.com)

 

유 부총리를 서울 내자동 포도나무 한정식집에서 만났다. 시골 외갓집에 온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포도나무는 그의 오랜 단골집이다. 포도나무는 광주 서석동에서 27년 전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대문 앞에 큰 포도나무가 서 있어 가게 이름이 자연스레 포도나무가 됐다. 이름의 유래처럼 단순하면서도 순박한 남도음식 전문점이다.

 

 

노랗게 부친 낙지전은 탱글탱글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었다. 꼬막은 굳이 양념을 찍어 먹지 않아도 간이 배어 있어 입안에서 은은한 바다 내음이 풍겼다. 홍어삼합은 초심자가 먹기 좋은 정도의 삭힘이었다.

 

음식 맛을 느끼다보니 막걸리 생각이 절로 나던 차에 유 부총리가 모두 기다렸던 말을 먼저 꺼냈다. “여기 반찬이 다 안주라 막걸리라도 한잔 해야 하는데….”

 

구수하고 걸쭉한 짱뚱어탕 유명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있는 남도 한정식 전문점이다. 경복궁역 7번 출구로 나오면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3분이면 도착한다. 실내외 인테리어를 한옥집처럼 꾸며 따뜻함이 느껴진다. 개별 방으로 돼 있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즐기기에 좋다.

 

짱뚱어탕이 대표 메뉴다. 구수하고 걸쭉한 맛이 일품이다. 자극적이지 않아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된다. 짱뚱어는 벌교 갯벌에서 잡은 것이다.

 

밥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전남 영암의 브랜드 쌀인 ‘달맞이 골드’로 밥을 짓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로부터 ‘쌀밥이 맛있는 집 1호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식사를 주문하면 갓 지은 냄비밥을 내놓는다. 고소하고 바삭한 누룽지는 덤이다.

 

생김치는 한 포기를 통째로 가져와 식탁에서 사장님이 직접 손으로 찢어 접시 위에 덜어준다. 흰 쌀밥과 궁합이 환상적이다. 대여섯 가지 밑반찬도 밥맛을 돋운다.

 

저녁 시간에는 홍어와 수육, 꼬막, 낙지전, 전복구이, 짱뚱어탕이 코스로 나오는 포도나무정식이 인기가 많다. 원재료 맛을 충분히 살려 접시마다 다른 맛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시원한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맛이 배가된다.

 

2019.08.09 17:46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박종관/김동윤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