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정세 악화일로…두바이유 160달러 돌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양측의 에너지시설을 겨냥한 전면전으로 비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국내 수입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160달러선을 돌파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미국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유종간 가격 차이가 11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미·이란 전쟁 이후 두바이유 가격 추이
3월 세번째주(16~20일)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의 급격한 악화와 미국 대응이 맞물리며 크게 요동쳤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16일 배럴당 153.24달러로 시작해 20일에는 166.80달러를 넘어섰다. 이란과 미국의 협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도 2월 마지막 주 70달러선을 유지하던 시장은 중동 원유 공급망 붕괴 우려를 가격에 그대로 반영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9일 배럴당 108.65달러로 마감하며 110달러대에 머물렀다. 장중 한때 11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WTI는 19일 기준 배럴당 96.14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주에 이어 90달러선을 유지했다. 미국 내 원유 재고와 더불어 미 정부의 유가 억제정책이 보합세를 견인했다.
이같은 유가 앙등은 에너지 생산인프라 파괴의 결과다. 미국이 이란의 하르그섬 군사시설을 공습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를 폭격했다. 이에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합작 정제시설(SAMREF), 쿠웨이트 정제시설 2곳, 아랍에미리트(UAE) 가스 시설 등 중동 인접 산유국의 핵심 인프라를 연쇄 타격했다.
파장은 전 세계 가스시장으로도 번졌다. 이란의 공격을 받은 카타르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능력의 17%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시설 복구에 3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장기 계약에 불가항력을 선언해야 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미국이 유가 진압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단기간 내 안정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을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고 미 재무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해상에 계류하고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유라시아그룹 등 시장 분석업체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인프라 파괴로 향후 원유시장에서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 머무르는 것은 '위험 시나리오'가 아니라 '기본 시나리오'가 됐다고 진단했다. 유가 급등이 불러온 인플레이션 공포에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사상 초유의 에너지 위기가 국내 거시경제로 전이될 조짐을 보이자 각국은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한국도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제품에 대한 최고가격제 도입이 3주차를 맞았다. 정유사와 주유소의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를 엄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공급선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6.03.20 11:38
양지훈 기자 su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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