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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히트상품으로 본 소비 트렌드 6

Paul Ahn 2010. 8. 16. 09:19

2005년 히트상품으로 본 소비 트렌드 6

 

2005년 00~04년 히트상품 분석을 통한 중기 소.pdf

 

2005년 10대 히트상품20051221.pdf

 

2005년 히트상품으로 본 소비 트렌드 6

2005년에도 시장에는 다양한 히트 상품들이 등장했다. 히트상품의 이면에는 구매 동기인 소비 트렌드가 작용하고 있다. 올해 히트 상품들을 통해 시장의 주요한 소비 트렌드 변화 모습을 되짚어 본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다양한 기관에서 올해의 히트 상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일차적인 궁금증은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나 하는 것이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참여하여 한 해 동안 주목 받은 상품들을 가려낸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할인점 등은 구체적인 매출 수치로 히트의 증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히트 제품 못지 않게 중요한 작업은 소비 트렌드를 읽는 일이다.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통해 장래 시장의 큰 방향 변화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히트 상품을 통해 소비 트렌드의 주요한 변화를 알아보기로 한다.  


가치 소비가 시장의 대세가 되다

지난 해 히트 상품의 키워드는 웰빙과 매스티지(Masstige)였다. 가전, /음료, 의류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매스티지 제품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 한 해에도 매스티지의 인기는 여전했다. 전자 제품은 프리미엄 가전이 아니면 소비자들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 한 잔에 4천원을 넘는 고급 테이크 아웃 커피를 마시는 일이 더 이상 ‘프리미엄’ 느낌을 주지 못한다. 우후죽순 격으로 문을 여는 프리미엄 커피샵들이 이제는 보편재가 된 탓이다. 


매스티지는 가치 소비의 확산과 맥을 같이 한다. 가치 소비는 좀 더 고급스러운 제품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을까 하는 모순된 소비 욕구이다. 매스티지가 중고가 명품에 한정된 데 반해 가치소비는 고가, 중가, 저가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다. 가치 소비의 범위가 크게 확대된 점은 올해 소비 시장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이다. 


신세계 이마트(E-Mart)의 매출 내역을 보면 세탁 세제, 미용건강, 화장품 등에까지 가치 소비 범위가 넓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가격 중심으로 구입하던 해당 제품들이 친환경 원료, 기능 세분화 등 고급화 전략에 따라 전년 대비 10~12%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대형 가전 유통사인 하이마트는 디지털 TV를 올해 최고 인기 제품으로 꼽았다. 자사 집계로 작년 대비 매출 성장이 800%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분을 명품의 인기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2% 부족한 해석이다. 지난 해 40 인치급 PDP, LCD TV의 가격은 800만원 대였다. 이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달성한 매출 성장이라면 맞는 얘기다. 올해 동급 TV 가격은 300만원대로 하락했다. 바로 1년 전의 명품 제품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가치 소비의 대표적인 예가 되었다. 실제, 가전 애널리스트 내에서는 2005년을 평면, 디지털 TV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였다. 


디자인의 구매 영향력이 커졌다

2005년은 디자인의 구매 파워가 본격화된 원년이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지만, 최종 구매의 기준으로 이만큼 영향을 준 적은 없어 보인다. 그 동안 경쟁 제품들간에 기술, 브랜드 가치 등에서의 상향 평준화가 꾸준히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제품간에 기능, 기본 사양 등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워졌다. 결과적으로 의류, 신발, 자동차, MP3 플레이어, 휴대폰 등에서 빼어난 디자인의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첨단 디지털 기기 분야에서 디자인의 힘을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다. 올 한 해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룬 MP3의 승자는 애플의 아이포드 나노(i-Pod nano)였다. 명함 크기의 얇고, 심플한 디자인이 어필했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MP3라고 하면 다양한 기능, 저장 용량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MP3 구매 동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음향 기기 특성상 음질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오는 것이 디자인이다. 기능, 가격 등은 한참 후 순위로 밀린다(<그림>참조).


 올해는 특히나 디자인의 속성 가운데 컬러 마케팅이 본격화되기도 하였다. 레드와 블랙이 대표적인 두 가지 색상이었다. 올해의 소비 컬러는 단연 레드(Red)였다. 빨간색 슬림형 에어컨, 블루/핑크의 세탁기들은 더 이상 백색 가전이기를 거부하였다. LG전자의 스탠드형 에어컨 매출의 40%는 레드 계열이었다. 


휴대폰, 노트북 등에서도 용량, 처리 속도 등의 기능 경쟁이 무의미해고 형형색색 컬러를 앞세운 제품들이 주목 받았다. 휴대폰의 경우 블랙이 강세를 보이면서 블루 블랙폰을 최고의 히트작으로 올렸다. LG전자의 블랙 라벨 초코렛 폰은 블랙의 슬림형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아이포드와 함께 MP3 인기의 주역이었던 레인콤의 MP3 플레이어 H10 매출의 33%가 레드 색상이었다. 그 밖에 빨강, 파랑색 옷을 입은 노트북의 인기도 상당했다. 


한 단계 진보한 웰빙의 롱런이 보인다

웰빙의 롱런 가능성을 확인해 준 한 해였다. 2003년 이후 내리 3년째 연말의 히트 상품 가운데 웰빙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제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하는 웰빙 대신 후손, 환경 보존을 강조하는 로하스가 대체할 것으로 보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온라인 쇼핑몰은 폭 넓은 상품을 다루면서 매출 집계가 용이하여 비교적 객관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국내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의 히트 목록의 중심어는 웰빙이었다. 좀 더 위생적인 환경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스팀 청소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반신욕 열풍이 초간편 라이프 스타일에 접목되어 족욕기 제품도 주요 히트작이었다. 국내 최대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발표한 히트 상품 20선에는 웰빙의 기세를 한 눈에 확인시켜 준다(<>참조).


웰빙은 지난 해보다 한 단계 진보한 것으로 보인다. 웰빙 초기에는 이색적이거나 활동적인 아이템인 요가, 스파, 등산용품 등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구체적인 상품들의 내용을 보면, 외형보다 실속을, 거창한 것보다는 쉽고 접근이 쉬운 아이템들이 눈에 뜨인다. 


누에고치처럼 집 안에 틀어 앉아서도 건강해질 수 있는 이른바 ‘코쿤 웰빙’이 강세였다. 집에서 가능한 인기 연예인들의 요가 비디오 테잎의 인기,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반신욕이 대표적이다. 집 밖을 나가 헬스 클럽이나 동네 한 바퀴 뛰기도 귀찮아하는 소비자들이 아예 집안에 러닝 머신을 사들이기도 했다. 굳이 나가서 운동한다면 평상시 걷는 활동에 만족하겠다는 만보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구체적인 아이템의 변화는 있겠지만 웰빙 제품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힘을 받을 것 같다. 올해 중국산 김치 파동, 조류 독감 등은 건강, 먹거리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였다. 진화의 방향은 단순, 심플이다. 이마트가 발표한 히트 상품의 키워드는 시간 절약형 제품이었다. 간편 조리, 간편 야채/과일 등의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83%, 47% 성장 했다고 한다. 웰빙에서도 번거롭지 않는 건강 만들기를 선호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성장과 한계를 보여준 저가 시장

국내 시장이 저가와 프리미엄 제품으로 양극화된 한 해였다. 저가 시장은 여전히 그 기세를 이어갔다. 더페이스샵, 미샤의 고속 성장이 이어졌다. 더페이스샵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하는 아시아의 가장 빠른 성장 기업(Asias Hot Growth Companies)으로 뽑히기도 하였다. 


시장 전반적으로 보면 세계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발 하이퍼 디플레이션의 영향을 빼 놓을 수 없다. 김치 파동을 겪으면서 새롭게 환기되었듯이 우리 식탁의 많은 부분을 중국산 먹거리가 차지하고 있다. 할인점,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우리 머릿속 계산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멀쩡한 초저가의 제품들이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1차 산업에 국한된 일은 아니었다. 전자 제품 중에서는 중국산 100만원대 40 인치 PDP TV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기존 국내사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다. 


하지만 단순히 낮은 가격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낮은 가격을 내세우는 할인점에서도 라면, 일반형 TV 등의 품목이 10~40%대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웰빙 소비 확산, 프리미엄급 제품의 매스티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 기반의 수동적인 대응을 한 탓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존의 대형 화장품 회사들까지 뛰어들면서 저가 시장이 포화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한다. 낮은 가격에 높은 품질을 제공하는 매스티지 컨셉만으로 인기몰이를 하기에는 이미 보편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가격을 넘어서, 뭔가 경쟁사보다 차별된 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지속 성장을 보장하기 어렵게 되었다. 


내년부터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는 하이얼 등 중국 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당한 흥미거리가 될 것이다. 회의적인 의견은 낮은 가격 만으로 눈 높은 국내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긍정적인 몇몇 시각들도 있다. 이미 중국 제품들의 기능, 성능이 국내 제품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비즈니스위크의 특집 기사에서는 중국산 가전 제품들의 디자인 경쟁력을 극찬하기도 하였다.


올인원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하나의 제품에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담는 올인원(All in one) 제품들이 히트했다. 기왕에 제품을 구입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한꺼번에 담아주니 환영할 일이었다. 다기능 히트 제품의 중심에는 상시 휴대할 수밖에 없는 제품 특성인 휴대폰이 있었다. 지난 해부터 인기를 끌어온 카메라폰이 1백만 화소 이상의 제품들을 본격적으로 내놓았다. MP3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 서비스는 이동 통신 서비스 회사의 최대 효자이기도 했다.  

 

음주 측정기를 장착한 포르쉐 스포츠카 폰은 기발하기까지 했다. 두 세 잔 술에 살짝 취한 애주가 드라이버들의 욕구를 파고 들었다. 5만대 이상이면 히트로 인정받는 시장에서 이미 20만대를 넘는 성과를 올렸다. 12월부터 전파를 보내기 시작한 DMB 서비스가 또 하나의 추가 기능으로 작용할 태세이다. 


금융 상품에서는 종신 보험의 인기를 능가한 변액 유니버셜 제품이 히트했다. 고령화가 화두가 되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을 달래 줄 연금 기능이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여기에 사고, 질병에 대한 보장 뿐 아니라, 필요 시 그 동안 납입한 금액을 저축 통장처럼 자유로이 빼 내어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 상품이었다.


물론 올인원 제품에도 단점은 있다. 단일 컨셉의 카메라, MP3에 비해 기능적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무엇이든지 접목시킨다는 발상이 시장에서 항상 환영 받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휴대해야 하는 기능 제품에서, 번거롭게 여러 가지 기기를 들고 다니기 귀찮아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전문성이 좀 더 나중 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제품간 경쟁 강도가 높아질수록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확대될 것이다.

 

이젠 정말 우리 것도 보인다

유난히 한국인이 자랑스러웠던 한 해였다. 황우석 박사의 배아 줄기 세포 연구, 박지성, 위성미 등 다수의 스포츠 스타들이 우리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몇 해 전부터 싹을 틔우던 문화 코드 한류의 힘은 아시아 일대에서 화려하게 열매를 맺었다. 한류의 대표적인 작품 대장금은 단일 작품만으로 20여개 나라, 460만 달러의 누적 수출액을 보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토종 제품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우리 이야기를 해 주는, 우리 입맛과 감각에 맞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주로 서비스 산업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다음으로 올해 들어 부쩍 높아진 한국산 제품,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위상이 제품 역량과 맞물려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신뢰를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산의 힘이 가장 돋보인 분야는 문화 컨텐츠(Contents) 시장이다. 대표적인 부분이 영화 시장이다. 지난 해만 해도 한 두 편의 대작이 힘겨운 싸움을 했다면 올해에는 시장 전반의 질서가 뒤바뀌었다. 한국 영화의 관람객 점유율은 1년간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허리우드 영화에 비해 스케일은 떨어지지만 우리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신세대 대학생들이 한국 영화를 찾는 이유는 단순한 애국심이 아닌 높은 작품성, 토종만이 다룰 수 있는 주제라는 게 지배적이다. 그 밖의 서비스 산업에서 외식, 유통업 등에서도 우리 것이 월등하게 우위를 점해갔다. 


2005년은 한국 제품의 국제 위상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을 이룬 한 해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LG전자,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진입하면서 삼성전자 등 3개의 기업이 전세계 100대 브랜드 기업에 포함되었다. 2002년 이후 전세계에서 브랜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은 국내 소비자들로 하여금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를 굳게 다지도록 했다. 휴대폰, 자동차, MP3 플레이어, 디지털 가전 등에서 가격이 아닌 브랜드력과 품질로 외국의 경쟁 제품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전체적으로 2005년은 지난 해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들이 본격적으로 보편화의 시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 트렌드는 단기적인 변화가 아닌 중장기적인 소비 추이를 의미한다. 개념적으로도 매년의 소비 트렌드 변화를 좇는 일이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큰 변화는 작은 움직임에서 온다. 몇 년 전만 해도 웰빙이 이토록 성장할 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소비 트렌드에 던지는 관심의 동기도 여기에 있다. 이미 알려진 트렌드는 의미가 없다. 아직은 미미하나마 새롭게 부상하는 작은 움직임에 먼저 대응하는 일이 몇 년 후의 커다란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어느 나라보다 빠른 변화를 보이는 한국 시장에서 소비 트렌드를 읽는 일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주간경제 863

2005.12.2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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