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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퍼니싱 쟁탈전

Paul Ahn 2008. 1. 9. 08:22

⊙홈퍼니싱 쟁탈전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11210600005&code=920501

 

유통업계의 격전지가의식주최종 단계인 집 꾸미기(홈퍼니싱)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만큼, 국내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업계가 총력전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는 총수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의류업체도 홈퍼니싱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백화점 홈퍼니싱 매장 입점 가구들을 고객들이 차를 마시며 이용해 볼 수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 홈퍼니싱 카페. 신세계백화점 제공  

 

20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29332달러를 기록한 뒤 내년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는 소비경향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변곡점으로 해석된다. 레저부문에서는 해양스포츠와 승마 등 고급 스포츠 수요가 늘고, 유통업계에서는 홈퍼니싱 같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1인 가구의 증가,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휘게(hygge)’ 문화 확산까지 맞물리면서 홈퍼니싱 시장의 성장에 이미 가속도가 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 7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8년 만인 지난해 12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3년에는 18조원대 초대형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백화점업계는 일찌감치 차기 성장동력으로 홈퍼니싱을 점찍어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직매입 리빙 편집숍엘리든 홈을 강남에 론칭한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잠실점에 1호점의 두 배 규모로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로 오픈했다. ‘칼 한센’ ‘에릭 요겐슨등 디자이너 명품 의자 브랜드를 포함해 황실 조명으로 유명한앵글포이즈와 프리미엄 테이블칠리위치등 명품 리빙관을 구축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리빙 상품 부문에 대한 리뉴얼 작업 이후 판매량이 평균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웨딩시즌에는 판매량이 평소 4배 가까이 뛰기도 했다면서높아진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바이어들을 해외에 보내 새로운 상품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정유경 총괄사장이 홈퍼니싱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의욕적으로 생활전문관 리뉴얼 작업을 끌고 가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 리뉴얼 오픈한 서울 강남점의 경우 브랜드별 매장 구획을 모두 없애고, 품목별 편집숍으로 재편했고, 지난 9월에는 부산 센텀시티점에 9300㎡에 달하는 국내 최대 생활전문관도 열었다. 기존 7층에 위치했던 생활층을 8층까지 확대한 복층 구조로, 8층은 전체가 홈퍼니싱 전문관이다.신세계백화점의 홈퍼니싱 부문 매출은 2015 9.4%, 지난해 19.9% 성장했다. 8월까지 신장률만 26.4%로 연말 쇼핑시즌을 지나면 전년 대비 매출이 약 30%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홈퍼니싱 부문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취임 10년을 맞은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이 첫 번째로 꺼내든 신성장동력 카드도 홈퍼니싱이다. 올 초 현대리바트를 통해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소노마의 국내 도입을 진두지휘한 정 회장은 지난 5월 현대시티몰에 연 윌리엄스소노마 1호점을 방문해 손수 매장을 챙기기도 했다.

 

지난 10월에는 서울 논현동에 5층 규모의 ‘WSI(윌리엄스소노마)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포터리반·포터리반 키즈·웨스트 엘름 등 윌리엄스소노마의 3개 브랜드가 한자리에서 운영되는 것은 이 매장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유통업계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진출 1년 만에 단 한 곳의 매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가구전문점 이케아는 지난달 경기도 고양에 2호점을 오픈했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전국에 5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의류 브랜드로 더 잘 알려진 스페인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자라와 스웨덴의 H&M자라홈 ‘H&M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무인양품에 이어 중국의 라이프스타일숍미니소도 국내에 상륙, 한바탕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렌털전문 기업인 롯데렌탈이 가구·인테리어 소품 전문 기업인 까사미아와 손을 잡고 홈퍼니싱 가구 렌털사업에 뛰어들었다.

 

경향신문 & 경향닷컴

2017.11.21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