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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전기’ / 타치노미(立ち飲み)

Paul Ahn 2019. 9. 23. 10:58

★을지로 ‘전기’ / 타치노미(立ち)

https://news.joins.com/article/23503624

 

서울 을지로 3가의 인쇄소 골목. 1층에는 인쇄 기계가 철커덕거리며 돌아간다. 2층에 선술집이 있다. 정갈한 인테리어가 보통 선술집 같지는 않다. 생긴 지 한 달. 벌써 팬이 생겼다. 선술집 장르의 재등장이라고나 할까.   

 

“열에 일곱은 ‘의자가 없다’고 하면 도로 나가십니다.

대신 셋은 단골이 되시는 거죠.” 

 

 

 

주인 김현기(39)씨의 말이다. 금융기관에서 일하다가 자유로워지고 싶어 퇴사하고 전 세계의 술집을 돌아다녔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서서 먹는 술집 문화의 매력에 빠졌다. 

 

“우리 술 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끝장을 보는 것이라고들 하잖아요. 외국 나가 보니 의자 없이 서서 간단하게 마시는 문화가 있더군요.” 

 

결정적으로 일본에서  ‘타치노미(たちのみ)’라는 장르를 체험했다. 누구나 편하게 들러서 싼 안주에 한두 잔 마시는 재미가 있었다. 

 

“오사카(大阪)에 가보니 타치노미 천국이더군요. 혼자 마시는 사람도 많고요. 무엇보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친구가 되는 분위기가 새로웠어요.” 

 

그의 말대로 ‘국내 최초의 타치노미’라는 가게를 차렸다. 상호는 ‘전기(電氣)’다. 아시아에 전기가 처음 들어왔던 시기에는 ‘전기’라는 말이 새로운 충격의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한국에 선술집 문화를 들여온 충격적인 집으로 알려지고 싶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