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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정규 교과 도입되는 ‘AI 교육‘

Paul Ahn 2020. 12. 31. 21:56

⊙2025년 정규 교과 도입되는 ‘AI 교육‘

https://www.chosun.com/

 

학부모들 “겉핥기 SW 교육과는 달라야”…

체계적 과정, 컴퓨터 등 시설 확충 요망

 

“코딩도 사교육의 도움을 받았는데 인공지능(AI)이라고 다를까요? 공교육만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네요.”

“코로나19 사태로도 신경 쓸 게 많은데 AI 교육은 뭔가요. 알파고가 선생님이 되는 건가요?”

“막연했던 AI 교육을 학교에서 해준다니 좋네요. 다만 우리의 관심사와 연결해주면 더 좋겠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에 AI 교육이 도입된다. 시범 단계에 머물러있는 AI 교육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정규 교과목으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방안이다.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수업의 AI 교육 확대를 위해 우선 내년부터 관련 학습 자료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치원에서는 놀이를 통해 AI 교육을 실시하고, 초·중·고교에는 2025년부터 적용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정식 도입하고 이를 안착시킬 계획이다. 이 같은 AI 교육 도입 방안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코딩 교육 경험한 학부모들 “기대감 크지 않아”

학부모들은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때보다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앞선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소프트웨어 교육이 학교 현장에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코딩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에 교육 현장이 들썩였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했기 때문이다.

 

2018년 중학교 1학년부터 의무화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5~6학년으로도 대상이 확대된 소프트웨어 교육은 코딩을 중심으로 실시됐다. 코딩을 가르쳐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고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겠다는 게 목표였다. 당시에는 ‘학교에서 생소한 코딩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학부모 사이에서는 기대감이 컸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기대만큼의 심도 있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깊이 있는 수업을 받도록 하기 위해 학부모들은 자녀 손을 잡고 학원이나 교습소로 향해야 했다. 교육 목적과 별개로 사교육이 팽창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광주에서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박모씨는 “처음엔 크게 기대했지만,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업만으로는 자녀의 코딩 실력을 키우기가 쉽지 않았다”며 “사교육을 받거나 부모가 따로 관리해주지 않는 한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구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교육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AI 교육을 한다면 수업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거나 학년별 심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공교육만으로도 제대로 내용을 익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프라에 따른 교육 격차도 AI 교육 도입 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서울에서 중 3 자녀를 키우는 김모씨는 “주변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은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 소프트웨어 교육 효과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필 위주로 진행되는 일반교과 교육과 달리 AI 교육은 수업에 쓰이는 기기 등 교육과정 외적인 인프라가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설 확충에도 신경 써달라는 게 김씨의 당부다.

 

AI 교육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구체적으로 2025년부터 적용될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도입하고 ▲프로그래밍 ▲AI 기초원리 ▲AI 활용 ▲AI 윤리 등을 담기로 한 상황. 하지만 아직은 어떻게 교과목이 편성될지 등 명확한 시행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교육, 학생 다양한 역량 키우는 수단 돼야

교사들은 AI 교육의 필요성은 동의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을 겪은 학교 현장을 정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수업 확대나 방역조치 등 계속해서 관련 이슈가 나오는 상황에서 밝힌 AI 교육 방안은 ‘선언적’ 정책이 아니냐는 것이다. 전북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AI가 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이 되는 시대로 나아가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현재 시점에 굳이 AI 교육 계획을 발표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학부모들의 바람과 달리 공교육만으로 AI를 충분히 익힐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수도권 A고교의 김모 교사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려면 정부가 제공하는 교육 외에 교사 스스로 개인적인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업무 과부하에 걸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효과적인 AI 교육을 위해 5년간 약 5000명의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AI 융합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재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사는 “이 교육으로 전문성을 제대로 키울 수 있을지 미지수일 뿐더러 빠르게 변화하는 AI 기술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반면 학생들은 새로운 분야를 배운다는 데 기대감이 크다. 경기 지역의 중 2 우모양은 “AI 과목이 도입되면 코딩과 마찬가지로 그 동안 막연하게 어렵게 느꼈던 내용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서울 노원구의 중 1 정모양 역시 “10대 관심사와 결합된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짜서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교육이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말고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기르는 수단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한국정보교육학회장)는 “AI 교육의 지향점을 제대로 잡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히 AI ‘툴’을 사용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AI를 통해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해결력, 의사소통과 협업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12.07 03:00

이진호·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앞서간 해외 AI교육 현장, 한국은?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01231000628

 

AI교육 존재감·필요성 높아졌지만 수준은 아직

미국·영국 등은 AI 통해 '완전 개인화' 수업 제공

아직 멀었지만, 한국 AI교육 시장 크게 성장할 것

 

코로나19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놨는데, '교육업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국 초중고의 '온라인 개학과 비대면 수업', 이로 인한 '학습 공백' 등 처음 겪는 상황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육업계가 당황해 했습니다.

 

이에 교육업계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나 향후 또 다른 교육시스템의 가능성도 엿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이에 변화의 물결 속에 있는 교육업계 AI학습의 현주소를 세 차례에 걸쳐 중간 점검키로 했습니다.

 

2020년은 AI(인공지능)교육의 존재감과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커진 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갑작스레 시행되면서 학습공백기에도 '교사' 역할을 할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감지한 교육업계는 앞다퉈서 AI교육 콘텐츠를 출시했다. 하지만, 사실 국내 AI교육 수준은 높지 않다. 학생이 틀리거나 모르는 문제를 찾아주고 패턴을 분석해 문제를 더 내는 것에 그친다. 초등교육 BIG3 기업조차도 교육명칭과 콘셉트만 조금씩 다를 뿐, 제공하는 AI교육 수준은 사실 서로 엇비슷하다.

 

반면 해외 AI교육은 한국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단적인 예로 현재 한국 AI교육은 미국과 영국의 2018년도 AI교육 수준에도 못 미친다. 당시에 이미 미국과 영국은 AI가 교사와 학생 간에 커뮤니케이션까지 유도하는 등 더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반해 한국의 AI교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인 셈. 2020년 대한민국 AI교육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해외는 AI교육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영국과 미국 그리고 핀란드와 같이 고도화된 AI교육을 보유한 국가는 학교에서 AI교육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국가가 주도하고 민간에서 AI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공과 민간 기업이 협력했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학습 데이터'를 함께 모으다 보니 AI교육이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2016년부터 AI 서비스를 도입한 영국의 'Third Space Learning'이다. 민간 기업인 Third Space Learning은 1200곳이 넘는 영국 초등학교에 AI를 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인간 교사가 강의를 하는 동안 'AI 교사'가 학생의 학습진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특이한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학생이 일정시간 답변을 하지 않으면 AI 교사는 자동으로 '인간 교사'에게 전달한다. 또 학생이 수업을 버거워하거나 학생의 입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건너뛰었다고 판단될 경우 AI가 인지해 교사에게 알려준다.

 

현재 한국 AI교육 기술 중 유사한 것은 '시선 트래킹'이다. 아이가 문제풀이를 할 때 한 문제당 몇초에서 몇분 가량을 머물렀는지 가늠해서 아이가 문제를 풀었는지, 찍었는지 혹은 대충 풀었는지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학생이 설명을 알아듣기 버거워하는지 등을 AI가 포착하는 것은 시선 트래킹보다 앞선 기술력이다.

 

이를 위해 Third Space Learning은 실제 온라인 수업의 기록을 축적, 약 10만 시간의 수업 내용을 AI에 머신러닝시켜 학습 효과가 높은 성공 패턴과 학습지도 방법을 찾아냈다. 각 학생의 평소 행동패턴에 데이터를 대입해서 AI 교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 이른 것이다. 민간과 공공의 협업 그리고 AI 교사와 인간 교사의 보완관계를 이뤄낸 셈이다.

 

미국 역시 민간 기업인 Carnegie learning에서 설계한 AI 수학학습용 소프트웨어를 공교육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Carnegie Learning이 제공하는 AI 교사 MATHia는 학생이 미흡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개인에게 맞춰서 지도한다. 주목할 부분은 MATHia가 학생의 학습 방법이나 습관에 맞춰서 학습을 보조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학생의 이해 방법에 따라 MATHia는 마치 인간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치듯, 학생별로 필요한 '힌트'를 바꿔서 제공한다.

 

이렇듯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이미 모든 상황에 AI 교사가 활용됨으로써 학생 각각의 학습이해도에 맞춘 세심한 개별지도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은 민간주도로 AI 학습이 이루어지는 한국의 모습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아직 해외에 비해서 뒤쳐지는 실정이지만 한국 AI교육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AI교육 필요성을 느낀 교육청에서 AI교육에 나섰고, 국가 차원에서도 AI 산업 자체를 육성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서울특별시교육청은 2020년을 AI교육 원년으로 삼고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대학원에서 AI교육 석사학위를 받은 전문교사 800명을 양성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AI 전문 교사를 1명 이상씩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활용 티칭이 가능한 AI 시범학교 3곳이 지정돼 현재 운영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시범학교 외에 다른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AI 교육을 체험하고 활동하는 AI 동아리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업계에선 공교육에서 AI교육을 강조할수록 전체적인 AI 학습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는 결국 데이터 싸움이다. 민간에서 축적한 데이터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공교육에서 나서 AI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하면 단기간에 엄청난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AI가 학습 가능한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단순히 '시선 트래킹'뿐 아니라 해외 사례처럼 개인별 학습 방법과 태도 등에 맞춘 '완전 개인화 학습'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나아가 AI 교사와 인간 교사가 함께 협업해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교육의 질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0년12월31일 17:10

jellyfi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