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택시’가 달리는 이유
1000원으로 버스도 못 타는 시대에, 1000원으로 택시를 탄다. 일명 ‘천원택시’다. 경기도 파주와 같은 도농복합도시에는 농촌에 거주하는 인구가 상당하다. 대중교통도 하루 몇 번 다니지 않고, 버스정류장도 멀다. 이들을 위해 등장한 것이 천원택시다.
파주시가 2019년부터 운영하는 천원택시 ©파주시
농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읍내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1000원에 택시를 탈 수 있다. 파주에서 운영하는 천원택시는 2019년 도입됐다. 사전에 신청한 전화번호로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가 배차돼 마을로 온다. 천원택시가 운영되는 마을의 주민이라면 연령대와 상관없이 하루 2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천원택시가 도입된 후 시민들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어르신들은 가기 어려워 미루던 병원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더위나 추위를 버티며 언제 올지 모를 버스를 기다리던 긴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됐고, 장을 보러 읍내에 나가는 일도 훨씬 편리해졌다. 긍정적인 반응 속에 시는 매년 천원택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처음에 14개 마을에서 운영을 시작한 천원택시는 이제 57개 마을을 달린다. 이용객도 2019년 2만7000명에서 2022년 12만 명으로 늘었다.
이용자도, 택시기사도 만족하는 정책이다. 천원택시는 이용자가 1000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택시비는 시에서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손님이 없는 낮 시간에 택시를 타는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면서 택시업계도 환영하고 있다. 같은 지역 주민들을 태우면서 운행도 활성화되고 수익금도 보전된다.
천원택시 사업을 담당하는 파주시청 관계자는 “천원택시는 보통 마을회관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읍내까지 운행하고 있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정해져 있지만, 기사님들이 어르신들을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경우도 많다”며 “만족도가 높아 시에서도 계속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천원택시는 주로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많이 이용하지만 최근에는 농촌에 유입된 젊은 층도 이용하고 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교통 취약지역에서 복지택시를 운영하는 추세다.
도농복합도시가 많은 경기도에서는 경기복지택시, 공공형 택시, 농촌형 택시 등으로 복지택시를 운영한다. 이용 요금은 500~1500원으로 1000원 전후다. 각 지역에 따라 이용 시간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경기도 광주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세대에 가입 신청서와 안내문을 발송해 이용자들이 복지택시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북 고창에서도 1000원 택시가 운영된다.
경북에서도 김천·안동·영주·경주 등 지자체별로 행복택시, 천원택시, 희망택시 등 다양한 명칭으로 복지택시를 운영 중이다.
이동을 보장하는 복지택시의 영역도 넓어진다. 경북 영천에서는 임산부를 돕기 위한 아기사랑택시를 1000원에 운영하고 있다. 정기검진이나 출산 등으로 병원을 찾는 임산부를 돕기 위해 한 달에 네 번 제공하는 혜택이다.
최근에는 도시 외곽인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야간수업 이후 1000원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서비스도 시작했다. 경기도 양평군에서도 야간학습을 마치고 귀가하는 중·고등학생들이 버스 운행이 종료된 이후 1000원에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천원택시’ 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2023.04.18 07:35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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