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대 글로벌 경제뉴스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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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듯 보였던 전세계는 2012년에는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각국은 서로 경쟁적으로 돈을 풀며 자국 경제 살리기에 매달렸고 금융규제 강화속에 리보금리 사태가 터졌다. AAA 등급을 받았던 많은 유럽국가들이 최고 지위를 잃기도 했다.
다음은 조선비즈가 꼽은 2012년 세계경제 10대뉴스.
① 美 오바마 재선과 재정절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1월 6일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 연임에 성공했다. 실업률이 7%를 넘어가는 대통령이 그동안 재선에 성공한 경우가 없다는 징크스를 깨고 과반의 지지를 받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과감한 경기부양책으로 경기회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선 이후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미국은 과도한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증세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려 하지만 야당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정부지출을 크게 줄여야 하는데 이런 ‘재정절벽’이 경제에 미칠 충격이 적지 않아 걱정이다. 재정적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2013년 미국 경제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② ‘안정적인 성장’으로 방향트는 中…시진핑 체제 출범
지난 11월 시진핑(習近平)을 중심으로 권력교체가 이뤄진 중국은 ‘안정적인 성장’을 기치로 한 경제정책 운용방침을 세웠다. 올해 중국 정부는 8년 만에 처음으로 ‘바오바’(保八·8%대 경제성장)를 버리고 7.5%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아직 내년 성장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내년 성장 목표도 7.5% 안팎으로 잡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국제기구와 투자은행들은 내년에 중국 경제 성장률이 8%대로, 다시 바오바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많고, 최근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산업생산 지표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했다. 중국 정부는 지속적인 경제구조 전환을 추진하되 투자와 소비 확대를 위한 재정정책으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③ 성장 동력 꺼지는 브릭스
브릭스(BRICs)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이르는 말로 2001년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이 신흥경제 대국을 일컫는 말로 사용한 뒤 통용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오던 브릭스가 올해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이 4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과거보다 낮게 잡았다. 브라질 1.5%, 러시아 3.4%, 인도 4.5%, 중국 7.5%로 수정한 것. 국제통화기금(IMF)도 거의 비슷하다. 이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악화라는 대외 요인도 있지만 고속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러 중진국 함정(개도국이 초기에 빠르게 성장하다 어느 순간 정체되는 현상)에 빠졌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민간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는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브릭스의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고 예측했다.
④ '그렉시트' 위기 겪은 그리스
올 상반기 세계 금융시장은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들썩였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가 구제금융 트로이카(ECB·유럽연합집행위원회·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5월과 6월 두 번의 총선을 치른 뒤 탄생한 그리스 연립정부는 진통 끝에 트로이카의 요구를 수용, 135억유로 규모의 긴축예산안을 수립했다.
긴축안이 승인된 11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유로존 재무장관과 IMF 관계자들은 그리스 부채 400억유로를 덜어줬고 부채비율 의무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지연됐던 구제금융 지원도 재개했다. 그리스는 12월 이 프로그램에 따라 민간에 팔았던 국채를 할인가격에 재매입했다. 최근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다시 올라가는 등 불안감도 잦아들고 있다.
⑤ 글로벌 양적완화와 통화전쟁
저성장 국면이 현실화되면서 자국 경제를 살리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치열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고용사정이 좋아질 때까지’라는 전제를 달며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양적완화(QE)를 실시했다. 9월 유럽중앙은행(ECB)은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안을 내놨고, 영국중앙은행(BOE)도 양적 완화를 통한 돈 풀기 행렬에 합류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돈 풀기로 자국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갈 것을 우려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전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9월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해 "달러 약세로 무역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한 브라질은 올 들어 10월까지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고, 호주 중앙은행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췄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연 2.75%까지 내렸다. 12월 자민당이 정권을 잡은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기 위해 정부가 중앙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⑥ 경제영역까지 영향미치는 中·日 영토분쟁
동중국해의 무인도 5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일본과 중국의 갈등 양상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9월 일본 정부가 일부 섬을 국유화하면서부터다.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결정은 중국 내 반일 시위의 촉매제가 됐다. 반일 감정이 격화되면서 중국내 일본 기업에서는 노동자 파업이 이어졌고 곧이어 일본상품의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양국 모두 경제적 피해를 입었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피해가 더 컸다. 세계 1위 자동차 브랜드인 도요타의 경우 9월에만 중국 판매 대수가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이와(大和)종합연구소는 영토 분쟁으로 일본의 대중국 수출이 총 1조엔(약 14조4000억원·지난해의 8%에 해당)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⑦ 세계표준 리보금리 조작사태
2월초 영국 금융가에 대형 금융스캔들이 터졌다. 영국 금융당국이 리보(LIBOR·영국 은행간 단기 금리로 세계 금융거래의 기준) 조작 혐의로 바클레이즈와 UBS 등 대형 투자은행 16개사를 타깃으로 수사에 나선 것이다. 해당 은행의 트레이더들은 지난 5년간 일부러 금리를 낮게 써내는 식으로 리보를 조작,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의 여파로 바클레이즈의 마커스 에이저스 회장과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고, 조작 사실이 밝혀진 바클레이즈와 UBS는 각각 4억5000만달러와 15억달러라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았다. 해외 금융계 스캔들은 전세계로 확대됐다. 7월 우리나라에서는 은행간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담합 의혹이 불거져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⑧ 日 전자 3사 몰락
한때 세계를 제패했던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의 3대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올해 몰락의 길을 걸었다. 소니는 올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7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끊지 못했고, 주가는 과거 최고치의 5% 수준까지 떨어졌다.
파나소닉도 TV 등 주요 사업 부문 경쟁력 약화로 이번 회계연도 적자가 7650억엔(약 10조원)에 달한다. 파나소닉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지난 20년치 순이익을 모두 날렸다. 샤프도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100년 전통으로 여겨온 종신고용의 전통이 깨졌다. 샤프는 최대 1만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의 영토 분쟁으로 중국 내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계속되고 있어 이들 기업들의 회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⑨ 트리플A(AAA) 등급 국가 쇠퇴
국가신용등급 가운데 최고등급인 '트리플A(AAA)' 등급을 받던 국가들 중 상당수가 올해 그 지위를 잃었다. 전세계 경기불황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 재정위기를 피해가지 못한 것.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1월 세계 5대 경제 대국인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트리플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낮춰 추가 강등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트리플A 등급을 유지하긴 했지만 등급 전망이 내려간 국가도 많았다. 무디스는 유로존 전망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지난 2월에는 영국, 7월에는 독일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연초에는 또 다른 신평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오스트리아의 신용등급을 트리플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하기도 했다.
⑩ 이란 핵개발로 유가 급등락
올 한해 국제 유가는 이란 핵 문제로 들썩였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의 핵 개발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곧이 듣지 않았다. 특히 인접국인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만으로는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할 수 없다"며 독자적인 공격 태세를 갖추기도 했다.
지난해 배럴당 75달러선에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월 배럴당 110달러선까지 올랐고, 이란 인접지역의 두바이유는 같은 기간 배럴당 90달러선에서 124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 미국과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한하는 등 본격적인 경제제재를 가하면서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졌다. 다만 이라크와 쿠웨이트 등 다른 산유국의 증산으로 최근 수급불안은 잦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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