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나만의 '스윙 루틴' 만들어야 멘탈 강해져"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92569451
국내 스포츠 선수들 사이에 최고의 멘탈 전문가로 꼽히는 조수경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장(43). 그에게 멘탈 지도를 받는 선수는 수영의 박태환, 리듬체조의 손연재, 체조의 양학선 등 국보급 스타들이다. 골프 선수도 유소연 박인비 홍순상 등 톱랭커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뿐만 아니라 승마 테니스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를 접한 조 소장은 미국 보스턴대에서 스포츠심리상담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최고의 선수들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유에 대해 “스포츠심리학은 심리학에서 스포츠라는 경쟁 상황에 맞는 부분만 끌어내 이론으로 정립한 응용학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스포츠심리상담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심리학적인 베이스가 필요하다”며 “미국에서 심리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게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상담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무엇일까. “각자 색깔이 다르고 다듬어야 할 부분도 다양하지만 모두 자신의 장단점을 확실히 몰라요. 단점을 모르면 ‘내가 왜 이러지’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그게 또 반복돼요. 단점을 알고 인정하게 되면 보완하고 다듬고 싶은 욕구가 생기죠. 장점을 알게 되면 확실한 자신감이 생기고요.”
아마추어 골퍼들이 ‘멘탈 붕괴’에 빠질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선수들에게 적용하는 것도 마잔가지인데, 라운드할 때 자신의 습관을 잘 살펴 일관성 있는 ‘루틴(반복동작)’을 만들어 보세요. 어떤 감정 변화가 일어나거나 잡생각이 들더라도 루틴을 지키려고 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는 “불안한 마음에 두 번 하던 연습 스윙을 세 번, 네 번 하다 보면 근육이 오히려 긴장된다”며 “근육은 내가 다음 단계에 어떤 동작을 할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순서를 정해 그것을 따라하다 보면 루틴에 집중하게 되고 좋은 결과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골프에서 ‘즐기면서 치라’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는 “밀림의 왕자인 사자가 자기 영역을 넓히려는 것처럼 인간도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을 많이 갖고 싶어 한다”며 “18홀을 돌면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희열이 크고 이것이 즐기는 것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도록 권했다. “전반에 4언더파를 쳤던 선수가 후반에 실수 없이 스코어를 유지하거나 버디를 더 잡자고 하면 긴장한 나머지 결국 이븐파로 나오곤 해요. 이는 라운드 전 목표를 제대로 세우지 않아 그런 거예요. 4언더파를 치든 4오버파를 치든 내가 세운 목표를 향해 감정을 조절하고 컨트롤하면 스코어와 상관없이 라운드를 즐길 수 있지요.”
2009년부터 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를 운영 중인 그는 자신이 정해놓은 상담 인원을 초과하면 아무리 유명한 선수가 요청해도 거절한다고 한다. “제 생활도 있어야 하고 선수에게 집중할 에너지가 너무 분산되면 안 되기 때문이죠. 저는 유명한 선수보다 정말 심리상담이 필요한 선수에게 더 마음이 가요.”
조수경 소장은…박태환·손연재·양학선 심리 코치…'올림픽 숨은 공신'
조수경 소장은 런던올림픽 기간에 손연재, 박태환, 양학선의 심리 코치를 맡았다. 이들과 1주일에 한 차례는 반드시 면담했다.
“선수들이 국내에 없을 때가 자주 있다 보니 영상으로 상담할 때가 많아요. 손연재가 훈련하는 러시아 같은 곳은 인터넷이 잘 안 돼 대화 도중 끊기는 경우도 많아서 미리 인터넷이 잘 되는 곳을 물색해 뒀다가 하곤 했죠.”
그는 선수들과 면담 과정에서 나눈 얘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한다. 박태환이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은 뒤 나눈 대화나 손연재, 양학선과 대회 기간에 주고받은 말들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올림픽 전이나 후에 국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요청한 인터뷰에도 일절 응하지 않았을 정도다.
그는 선수들의 경기는 숙소를 출발할 때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경기장으로 가는 버스를 탈 때부터 ‘루틴’이 시작돼요. 버스를 타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경기를 해요. 10분 이상이면 두 차례 정도 할 수 있지요. 실제 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끼기 때문에 손에 땀이 나요.”
경기장 도착 후에도 철저하게 짜여진 순서대로 동작을 이어가는 게 좋다고 한다. “스트레칭을 하고 이것저것 체크하고 항상 해오던 순서대로 움직여요. 그렇게 안 하면 잡생각이 들어오거든요. 컨디션이 너무 좋으면 ‘업’이 되거나 안 좋으면 ‘다운’이 돼서 할 것은 안 하고 안 할 것을 하게 돼요. 근육이 기억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루틴을 지켜야 해요.”
그는 “선수가 운동하는 기계로 살아가는 것을 싫어한다.”며 “그래서 자신의 한 동작도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해야 하는지를 이해시키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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