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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먹는 트렌드〕서서먹고 마시는 음식점 트렌드 / 김영호 칼럼

Paul Ahn 2019. 9. 23. 08:58

〔서서먹는 트렌드서서먹고 마시는 음식점 트렌드 / 김영호 칼럼  

 

대부분 음식점은 앉아서 먹는 곳이란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서서먹는 음식점들이 뜨고 있다.  

 

 

 

(1) 서서 마시는 주점

서서 마시는 주점의 경영철학은 단순하다. 주점은 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주점은 대부분 술보다는 안주가 중심이다. 그러나 보니 고객을 오래 머물게 해야 하고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주점 형태는 경영철학이 다르다.

 

간단하게 한 두잔 하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런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점포 규모나 인건비 운영비 등등의 절감 효과 있다. 또한 색달라서 손님들이 저절로 홍보해 주는 부가효과도 발생할 것이다.

 

★야케주 (일본 도쿄 치요다쿠) 이 주점은 현대적인 분위기에 벽돌을 이용한 실내장식에 서서마시는 것이 원칙이다. 대신 몇 몇 약해 보이는 여성고객을 위해 의자를 몇 개 준비하고 있다. 안주는 대부분 200엔으로 일식, 양식, 중식으로 40여종이 있다. 술은 맥주(350)을 제외하면 모두 500엔으로 균일, 오후 5시부터 11까지 영업을 하고 손님은 주로 셀러리맨으로서 이중 30%는 여성, 싸고 맛있고 분위기가 좋아서 인기가 만점이다. 고객이 평균 머무는 시간은 40분이며, 이때 1인당 소비액은 1,200엔 정도, 하루 평균 3회전을 한다.

 

★다치노미잉 (일본 도쿄 미나토쿠)

지방 특산명주를 중심으로 파는 주점으로 14평 규모지만 의자가 없어서 60명까지 이용할 수가 있다. 유명 지방 명주 12종류가 전부, 150mm 1잔에 350엔으로 균일. 안주는 일반 가정요리로 40여종이 있으며, 가격은 200엔에서 450. 주로 40대 이상의 셀러리맨들이 즐겨 찾고 있으며, 20%는 여성. 월 매출액은 500만엔 이중 30%가 순이익이라고 한다.
 

★아지노후에 (도쿄 우에노)

이 주점은 비교적 규모가 크다. 점포는 약 30평 정도. 목조 테이블에 심플한 분위기를 연출, 부부나 샐러리맨이 타켓이다. 서서마시면 단가가 1200엔에서 1500엔이며, 의자를 이용할 경우에는 1500엔에서 2000엔으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일반주점보다는 저렴하다. 특히 이 곳은 북해도산 해산물 요리와 지방 특산 명주가 주 매뉴로 인기. 술은 22종으로 가격은 400엔에서 600엔이다. 하루에 약 150명으로 회전율은 2회전에서 3회전.

 

 

(2) 서서 먹는 소바점  

좌석 없이 서서 먹는타치쿠이 소바전문점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80, 500엔으로 손님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발상으로 불황에도 꾸준하게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관동 지역에서 82개 점포를 운영 중인 ★'후지소바는 하루 방문객이 약 5만 명에 달한다. 객단가는 450. 500엔짜리 동전 하나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80엔짜리 기본 우동 메뉴를 팔면 약 200엔이 순이익으로 발생, 원가율이 27%에 불과한 점도 경쟁력 중 하나다. 무엇보다 타치쿠이 소바점이 성공한 데는 회전율을 높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점이 통했다. 손님들이 음식을 주문해서 먹고 떠나는 체류시간은 평균 10분 이하.

 

후지소바를 운영하는 타이탄 그룹 관계자 말에 따르면 타치쿠이 소바는 불황에도 강한 분야지만 큰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은 못 된다. 간의 매출 변화만으로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다시 말해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의 국수를 전달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고객은 서서 빠른 속도로 흡입(?)하고 이용을 마치는 형태이다. 물론 자동티켓판매기를 이용하면 더욱 빠른 패스트푸드점 형태의 국수집이 될 것이다.   

 

(3) 서서 먹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서서 먹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긴자에 나타났다. 브랜드는 ★'나의 이탈리안'. 이를 만든 사카모토씨는 2009년 외식업에 뛰어들기 전까지 '북오프(Book Off)'라는 일본의 유명한 중고책 전문 체인점 창업자 겸 회장이었다. 그전까지는 외식업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그가 긴자에 그것도 일류 레스토랑의 맛을 제공하는 가게를 연 것은 파격 그 자체였다.

 

아시다시피 일본의북오프프렌차이즈 사업은 상당히 유명하다. 하지만 이북오프회장이 69세에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외식업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게 오히려 큰 강점이 됐다는 것이 자평이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손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검토해서 나온 레스토랑 비즈니스 형태이다. 

 

69세 나이에 외식사업에 처음 진출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사카모토씨는 지금까지 오디오, 악기, 화장품, 중고 피아노 등을 판매하는 일을 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다 1990 50세 나이에 시작한 중고책 서점 체인 '북오프'를 만들어 큰 성공을 거둔다. 그는 지금까지 12번의 사업을 하는 동안 승패는 2 10패였다. '나의 이탈리안' 13번째 도전이다.

 

그는 2007년 북오프 회장에서 물러난 뒤 은퇴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외식업이란 새로운 장르에 도전장을 낸다. 그가 69세의 나이에 13번째 도전에 나서기로 한 데는 그가 평소 존경한다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창업자가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을 본 게 큰 계기가 됐다. 이나모리씨는 2010 78세의 나이에 일본 정부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법정관리에 들어간 국적 항공사 일본항공(JAL) 회장에 무보수로 취임해 회사를 정상화했다.

 

최고 수준의 맛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요리사를 뽑아야 한다. 그러나 그런 요리사들이 신흥 음식점에 쉽게 옮겨 올 리가 없다. 사카모토씨는 인재소개 회사에 섭외를 의뢰했다. 작년 하반기에만 20명의 요리사를 뽑았는데, 당시 소개 회사에 지불한 수수료만 5000만엔에 달했다.

 

일본에서 미슐랭 레스토랑 출신의 셰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라고 자랑한다. 그가 미슐랭 가이드 별점 셋을 받은 요리점의 요리사를 스카우트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셰프에게 객단가 3000엔의 서서 먹는 식당에 도전한다고 사업을 설명했다. 당연히 요리사는 객단가 3만엔 이하 요리는 만든 적이 없다며 사양한다.

 

요리에 드는 식자재 비용을 원가율 65%까지 끌어올려도 좋으니 꼭 같이 하자고 설득에 성공한다. 그리고 앞으로 회사가 잘되면 주식을 상장할 계획이라며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유인책을 썼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요리들이 각각 1344엔짜리 '비프필렛과 푸아그라 롯시니' '바닷가재 로스트', 그리고 980엔짜리 '푸아그라 피자' 같은 것들이다.

 

고급 요리점의 3분의 1 가격이다. 대신 좁은 공간에서 서서 먹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나의 이탈리안' 긴자점의 경우 15평 정도 되는 공간에 25명 정도의 손님이 있었다. 손님은 3분의 2 이상이 여성, 10대부터 중년층까지 다양했다. 직원은 요리사 5, 서빙 직원 6명 등 11명이었다.

 

그의 지론 중 하나는 '고객 제2주의'. 고객은 둘째이고, 직원이 첫째라는 것이다. 최고의 직원을 뽑아 최고의 대우를 해주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좋아진다는 얘기다. 그는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공개한다. 그날의 매상, 고객 수, 회전율, 객단가, 팔린 상품의 정보 등을 매일 직원들의 휴대전화로 전달한다. 

 

‘나의 이탈리안은 오후 4시부터 영업하지만 1시간 전부터 줄이 늘어선다. 예약석은 한 달 전부터 예약할 수 있다. 일부 예약석은 앉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긴자일까? 긴자(銀座)는 일본에서도 최고의 명품 거리로 유명하다. 전 세계 일류 레스토랑의 판단 기준으로 통하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점을 받은 곳만 수십여곳이다. 웬만한 맛과 서비스로는 고객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것조차 어렵다. 69세 노익장은 이렇게 이야기 한다.

 

“유니클로가 긴자에 점포를 내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