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승마산업 키운다… 4년內 승마장 500개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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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에 종사하는 문석모씨(51·가명)는 승마 얘기만 나오면 얼굴에 생기가 돈다.
5년 전부터 한 달에 2~3번 승마장을 찾는 그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 이만한 게 없다"는 승마 예찬론자다.
유일한 불만은 비용이다. 문씨는 "승마는 1시간 정도 즐기는 비용이 5만~10만원가량"이라며 "시간당 비용이 골프보다 비싸 흥미를 느꼈던 주변 사람들도 한두 번 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했다.
정부가 19일 문씨 같은 승마 예찬론자들이 반길 만한 소식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승마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현재 366곳인 전국의 승마장 개수를 2017년까지 500개로 늘리고 같은 기간 승마 회원 수도 4만5000명에서 10만명으로 2배 이상 키우겠다는 것이다.
◇청소년 교육, 레저산업 육성, 농촌 지원까지… 3중 효과 기대하는 정부
정부가 특정한 레저산업을 키우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드물다. 레저는 소비자들이 선택해서 즐기는 문제이지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캠핑 육성대책'이나 '탁구산업 발전 방안'이 어색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만일 정부가 아웃도어나 탁구업계만 콕 찍어 지원한다면 경쟁 관계의 다른 레저 스포츠업계에선 당장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정부가 승마 지원에 나선 첫째 이유는 교육적인 기능이다. 자폐 증세가 있는 초등학생 영민이(가명)는 두 달 전부터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재활승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한결 표정이 밝아졌다. 처음 승마를 배우려 했을 때는 지도 교관을 '교관아'라고 부르거나 헬멧 쓰길 거부해 애를 먹였지만, 일단 말을 타기 시작하자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승마 체험을 5번 이상 한 영민이는 교관의 지시에 충실히 따르면서 말타기를 조금이라도 더 배우려 해 부모와 교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별도 통계는 없지만, 마사회는 인천·부산·대구 등에서 이런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부는 이런 승마의 교육·치료 기능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승마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 적은 지원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정부 내에 상당하다. 민승규 전 농식품부 차관은 "통상 요트나 승마 같은 고급 레저산업은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급격히 증가한다"며 "정부가 해양산업을 키우기 위해 마리나항과 요트산업을 지원하는 것과 같이 승마 산업 지원도 농촌 경제와 레저 문화 활성화라는 목표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승마 인구는 2010년 2만5000명에서 2012년 4만5000명으로 2년 새 2만명이 늘어난 상태이다. 승마산업 지원이 말을 키우는 농가에 도움이 되는 것도 정부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이상만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승마산업 육성으로 청소년 인성 함양, 건전한 레저 문화 확산, 농촌 경제 활성화라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비용 인하 방안 나와야"
승마산업 지원을 위해 농식품부는 내년 실내외 마장(승마를 하는 공간)·마방(마구간), 휴게실, 훈련시설 등의 신규 설치 예산으로 95억원을 배정했다. 현재 승마산업 분야 예산은 연간 450억원인데, 당장 내년부터 지출을 5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교육부·마사회와 함께 연간 2만명 규모인 승마 체험 인구를 2017년까지 3만명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발표한 모든 조치가 실행되면 승마 관련 일자리가 2017년까지 3800개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승마산업 지원의 핵심은 비용 낮추기인데, 정부 대책은 이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승마장을 늘리면 어느 정도 승마 비용을 끌어내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말 공급과 승마장 설치 단계부터 원가를 낮춰주는 구체적인 조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태평 전 마사회장은 "연간 100억원의 지원 비용을 늘리는 것으로는 소비자가 정부 지원 효과를 체감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며 "좀 더 많은 사람이 저렴하게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대책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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