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PB
"다른 백화점엔 없다"…'온니원' 단독상품 경쟁 후끈
http://news.mt.co.kr/mtview.php?no=2018022616003151330&type=1
단독 브랜드 키우는 백화점, 매장 구성 판도 변화…
"이대로 가면 망한다, 차별화가 살 길"
롯데백화점은 다음달 7일 서울 잠실점에 맞춤정장 자체브랜드(PB) 매장 '타카오카 컬렉션'을 연다. 이 매장은 올 상반기 매장 개편 때 다른 백화점에는 없는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려고 1년 가까이 공들인 프로젝트로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맞춤정장 전문점이다.
상품 기획부터 유통, 판매 등 모든 과정을 롯데백화점이 직접 관리한다. 130년 전통의 일본 유명 섬유전문상사인 '타카오카'와 '지노', 한국의 '부림광덕' 등과 손잡고 원단수급•디자인•제품생산 등을 진행한다.
백화점 업계가 단독상품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형 제조업체 브랜드(NB) 상품을 대량으로 팔아 성장하던 시대가 끝난 만큼 고객들을 점포로 끌어들일 차별화된 콘텐츠와 브랜드 개발에 골몰하는 것이다.
◇"다른 백화점엔 없다"…온니원 상품 경쟁 후끈=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매장 개편 콘셉트는 '오너십' 강화다. 오직 롯데에서만 판매하는 브랜드, 다른 백화점에서 아직 손대지 않은 신선한 브랜드를 적극 발굴해 매장 분위기를 바꾼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의 대표 사례가 타카오카 컬렉션이다. 똑같은 디자인의 기성복보다 자신의 체형에 딱 맞는 맞춤정장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트렌드에 따라 기획했다. 정장 브랜드 매장이 빽빽하게 들어찬 국내 백화점에 맞춤정장 PB 매장이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개인 수제 맞춤형 정장이 일반 기성복보다 비싸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품질은 뛰어나고, 가격은 합리적인 맞춤정장 콘셉트로 소비자 마음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해외 신규 패션브랜드를 적극 유치하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인 '로라로라', '유라고', '메종드알렉시스' , '썬쿠'(프랑스), '비비안탐'(홍콩) 등을 국내 백화점 최초로 선보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널디', '09우먼', '뉴브엠' 등 라이징 브랜드 20여개 입점을 준비 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1인 방송, 블로그 등에서 수만명 이상 팔로워를 보유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패션•뷰티 브랜드와 계약해 편집매장도 만들었다.
현대백화점도 올 상반기 전국 점포에 새로운 콘셉트의 편집매장 10여개를 새로 열 계획이다. 판교점에 취미용품 편집숍 '쇼군플러스', 압구정 본점에 신진 디자이너 편집숍 'K디자이너'와 남성 편집숍 '에크루'•'무이웨이브' 등을 선보인다.
◇모바일에 뺏긴 손님…'차별화' 선택 아닌 필수=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시작된 PB와 단독 상품 경쟁이 백화점으로 번진 배경은 위기감이다. 수년째 매출이 정체•감소하면서 이대로 가다간 망할 수도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과거엔 백화점 문을 열면 알아서 찾아오던 고객들이 이제 온라인, 모바일에서 더 싼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의 차별화된 상품으로 점포를 변신시키는 차별화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전략이 됐다"며 "단독 상품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이 결정되고 이는 유통업체 생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일찌감치 PB 사업을 확대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신세계는 캐시미어 '델라라나', 다이아몬드 '아디르', 란제리 '언컷' 등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 있는 PB 상품으로 고객 몰이에 한창이다. 독특한 브랜드 제품으로 무장한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역시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홈쇼핑도 단독 상품 경쟁 중이다. CJ오쇼핑은 2015년 미국 뉴욕 패션브랜드 '베라왕'과 단독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언더웨어•인테리어 브랜드 제품을 판매 중인데 매년 2배 이상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GS•현대•롯데홈쇼핑도 단독 상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머니투데이
2018.02.27
송지유 기자
백화점 빅 3 유통, 패션 PB 업그레이드!
http://www.fashionbiz.co.kr/RT/?cate=2&idx=163392
신세계 ‘시코르’ 현대 ‘언더라이즈’ 롯데 ‘엘리든’ 빅 3 유통, 패션 PB 업그레이드!
◇‘내 브랜드 키운다’
‘단독기획상품’의 홍수다. 편의점, 대형마트, 드러그 스토어, 백화점, 복합쇼핑몰까지 저마다 내놓는 PB(Private Brand)의 개수와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유통기업이 직접 또는 제조사와 협업으로 기획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제조사 브랜드(NB)와 구별되는 PB는 그 점포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콘텐츠로 작용한다.
유통업체가 주로 점포 내 동종상품 중 최저가로 맞춰 내놓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가 높다. 과거에는 가격이 싸거나 용량이 많고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상품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NB보다 낮은 가격대 대비 품질이 높거나 특색이 있어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마트, 백화점 등 유통사가 내놓는 패션 PB는 속옷이나 캐주얼 등 베이직 디자인군이 많았지만 스포츠, 여성복까지 계속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이마트(대표 이갑수)의 「데이즈」는 대형마트 패션 MD 중 가장 크게 성장한 사례다. 기본 디자인의 속옷, 캐주얼 정도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아동복, 스포츠 등 카테고리가 점점 늘어나 이제 종합 패션 브랜드가 됐다. 2009년 연매출 2002억원으로 출발해 2014년에 1.7배 커진 3500억원을 벌었다. 작년 4680억원으로 마감했고 2023년엔 「유니클로」와 맞설 수 있는 규모인 1조원 규모의 SPA로 키울 계획이다.
◇대형마트 ~ 백화점, 브랜드도 편집숍도 ‘직접’
각 사의 콘텐츠개발팀, 자주MD팀 등의 부서에서 1년 이상 연구해 제작한 브랜드, MD들이 해외서 직매입한 편집숍은 이미 많다. 최근에는 스타필드 고양에 생긴 아동 편집숍 ‘베이비써클’과 남성복 숍 ‘스타필드 맨즈’, 아동복 숍 ‘스타필드 키즈’처럼 NB와 PB를 섞어 편집한 복종관까지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대표 장재영)는 백화점 3사 중 가장 먼저 자주MD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백화점 고급화 전략에 맞춘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자주MD팀에서 운영하는 편집숍에서 독립 브랜드로 인큐베이팅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뷰티 숍 ‘시코르’와 이너웨어 전문 숍 ‘엘라코닉’을 론칭했다. ‘시코르’는 글로벌 최대 코스메틱 숍 ‘세포라’를 벤치마킹해 다양한 수입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1호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에 열었는데, 마주 보고 있는 매장이 바로 ‘엘라코닉’이다. 이 두 편집숍은 30대 전후의 감각적인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오픈할 ‘엘라코닉’ 강남역점 역시 ‘시코르’와 함께 구성할 계획이다. ‘시코르 + 엘라코닉’이 되면 화장품과 이너웨어, 이지웨어까지 폭넓게 다루는 2030의 놀이터 같은 매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럿을 함께 구성해 ‘미니백화점’ 같은 새로운 몰을 만드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엘라코닉’ 「언컷」, 신세계 이너웨어 만든다
이너웨어 중심의 스타일 숍 ‘엘라코닉’은 「캘빈클라인언더웨어」 「비나제이」 「인에이」 「키스킬」 「브러쉬」 「프렌치엘」 「소프트라이프」 「누드라벨」 등의 이너웨어 브랜드와 디자이너 RTW 브랜드 「스펠」 「프리피플」 「얼터네이티브」 그리고 디자인 양말 브랜드 「MSMR」 등을 다양하게 갖췄다.
이번 ‘엘라코닉’ 론칭을 총괄한 황경선 신세계 패션연구소 컨텐츠개발팀 팀장은 “‘엘라코닉’을 기획한 이유는 편집숍이 패션 리테일의 큰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오프라인에서 트렌디한 브랜드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이너웨어 편집숍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위주로 전개하는 독특한 브랜드나 수입 브랜드는 오프라인에서 직접 입어 보고 구매할 수 없는 점이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즉 젊은 소비자들이 속옷을 사러 브랜드별 가두매장에는 가도 백화점에는 가지 않는다는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직접 만든 것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가 직접 만든 이너웨어 브랜드 「언컷」도 동시에 론칭했다. 「언컷」은 모든 브라에 와이어가 없을 정도로 편안함에 중점을 둔 브랜드로 최근 여성 소비자의 속옷 구매 트렌드와 부합한다. 이제는 원하는 특성을 가진 브랜드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백화점이 1년 만에 만들어 뚝딱 내놓는 시대가 됐다.
◇롯데 PB 5개 ‘엘리든’으로 통합, 올해 2개점
2000년부터 시작한 ‘분더샵’ 등 이미 자체 편집숍 운영에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신세계가 2030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복합쇼핑몰의 주요 테넌트로 활용한다면, 롯데는 지금 백화점의 복종 전문 숍을 만드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롯데백화점(대표 강희태)은 PB 5개를 모아 통합 편집 브랜드 ‘엘리든’을 론칭했다. 기존 PB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롯데만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의지다.
롯데는 2005년 첫 직매입 편집숍인 여성 수입 의류 ‘엘리든’을 시작으로 2012년 ‘바이에토르(BY ET TOL)’라는 3040 여성 타깃의 컨템포러리 의류 편집 브랜드를, 2014년도에는 2030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류, 잡화 브랜드 「비트윈」, 남성 의류 직매입 편집숍 ‘아카이브(ARCHIV)’ 매장을 열었다.
작년에는 리빙 상품군까지 범위를 확대해 리빙 직매입 편집숍 ‘르보헴(LE BOHEM)’을 론칭했다. 이처럼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동안 고객들은 이를 각각의 브랜드로 알 뿐 롯데에서 직매입해 운영하는 브랜드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통일된 이름, 인테리어 콘셉트, 로고를 사용하고 상품 구성을 재정비했다.
◇수입, 컨템포러리, 남성, 잡화, 리빙 다 한다
브랜드명도 바뀌었다. 기존 여성 수입 의류 브랜드 ‘엘리든’은 고유 브랜드명을 살려 기존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지난 8월 말 잠실점에 「엘리든홈(ELIDEN HOME)」, 부산본점에 「엘리든플레이(ELIDEN PLAY)」 2개 브랜드를 오픈했고 점차 확대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대표 박동운) 역시 올해 자체 패션 셀렉트숍 ‘언더라이즈(Underrise)’와 백화점, 쇼핑몰에서 무료로 VR게임을 무제한 즐길 수 있는 게임카페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론칭했다. 현대백화점은 자주MD로 다양한 카테고리를 갖고 있는 것이 경쟁력인데, 각 상품군별 바이어들은 본인이 타깃으로 하고 있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해 패션뿐만이 아니라 취미, 리빙 등의 상품군을 함께 아우르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트렌드한 콘텐츠라고 판단한 ‘언더라이즈’와 ‘플레이스테이션’을 최근 선보인 것. 특히 ‘언더라이즈’는 온라인의 인기 있는 아이템을 선별해 전개했는데, 점포별 상권별 콘셉트를 완전히 차별화하고자 한다. 현대 대구점은 영 라이프스타일, 목동점은 홈 & 라이프스타일, 무역은 영 컨템포러리 패션을 현재 테마로 하고 있다.
‘언더라이즈’는 1호점부터 인기를 끌어 현재 대구점에서 월평균 4억원 이상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20~40대 남성의 폭넓은 지지를 받은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매장으로, 남성뿐 아니라 패밀리 고객이 게임 체험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호점인 가든파이브점에만 7000명의 고객이 몰려 5월부터 지금까지 약 15억원의 누계매출을 올렸다.
◇현대 PB 다수, 편집숍 ‘언더라이즈’ 올해 추가
올해 운영을 시작한 현대백화점 가든파이브, 판교, 목동점과 함께 내년에는 2개점을 더 늘린다. 이를 현대백화점은 향후 남성 취미와 관련된 핵심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이전에도 데님 기반의 캐주얼 편집 ‘데님바’, 남성 잡화 편집 ‘로열마일’, 키즈 라이프스타일 숍 ‘쁘띠따쁘띠’ 등 직매입 편집숍 중심으로 다양한 패션 PB를 전개해 왔다.
지금은 계열사인 한섬(대표 김형종)과 협업해 전문성을 살리는 쪽으로 자체 콘텐츠 개발에 관한 큰 방향을 잡았다. 바잉과 PB 상품으로 구성된 패션 편집숍 ‘폼1/4’ 시리즈의 경우 스튜디오(여성복), 영 캐주얼(더스토어), 맨즈 라운지(남성복) 아틀리에(패션잡화) 등으로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백화점 3사만 살펴봐도 이렇게나 많은 PB가 운영되고 있는데, 여기에 AK플라자(대표 정일채)나 NC백화점, 뉴코아를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리테일(대표 정성관 · 김연배), 4대 홈쇼핑 등이 운영하는 것을 더하면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들이 자사 신규 점포의 핵심 자리를 꿰차게 되기 때문에 입점 브랜드 입장에서는 출발점이 다른 경쟁자와 겨루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이미 오픈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신규 점포나 매출이 우수한 A급 점포에는 대형 백화점 그룹들의 계열사 브랜드 다수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PB까지 늘어나는 최근의 경향은 가뜩이나 많은 수수료와 판관비를 쏟고 있는 입점 브랜드들에는 반가울 수만은 없는 부분도 있다.
◇Box. PB, 가성비 상품 vs 유통사 배불려 주기
대형마트, 백화점 등 업태를 불문하고 과연 PB가 마진과 제작비를 줄여 합리적인 가격대를 맞춘 착한 상품인지 의문을 품는 시선도 존재한다.
패션 PB의 경우 자체 제작 브랜드보다는 바잉을 통해 편집숍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고 유통사 콘텐츠의 의미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대형마트 PB와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PB 자체에 양면이 있다고 보는 것.
PB 전성시대를 먼저 맞은 대형마트의 선례를 봤을 때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선 업력이 없는 분야의 상품을 개발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최근 PB 경쟁이 과열되면서 인기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만 바꾸고 출시하는 경우도 생겼다.
또 PB가 유통업체의 수익성 제고에는 상당한 도움이 되지만 납품하는 제조업체의 이익에는 반대의 효과를 준다는 의견이 있다. 지난 8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표한 ‘PB 상품 전성시대, 성장의 과실은 누구에게로 갔나?’ 보고서는 “유통업체의 PB 상품 매출 비중이 1% 늘어날 경우 유통점포의 평균 매출액은 230만원 늘어난다”고 밝혔다.
유통이익도 점포당 270만~900만원 증가해 점포에는 확실히 이익이 된다는 것. 보고서는 “최근 소비자들이 소형 점포보다 기업형 유통업체에서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 파워가 생긴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의 상품기획에 개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도 유통업체끼리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낮아지니 PB가 해법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같은 항목을 납품업체와 제조업체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매출은 PB의 비중이 커지면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동안 제조업체는 납품 · 판로 확보와 공장 가동률 증가로 PB 기획을 반겼으나, 매출이 증가해도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패션비즈 2017년 11월호
Monday, Nov. 13, 2017
박한나 기자, hn@fashionbiz.co.kr
백화점 빅3 PB, 유통 진화의 중심에 서다.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49618
◇‘PB’도 유통 배경만 믿어서는 승산 없다.
수년 전 롯데가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을 국내에 들여 올 당시 업계 한 전문가는 “롯데가 직접 만들 수도 있는데 수입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백화점 역시 머지않아 성장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PB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가 그 인프라와 자금력을 가지고 일본 유통이 만든 ‘무인양품’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였다.
‘무인양품’은 유통이 만든 PB다. 자사 유통 안에 있던 ‘무인양품’은 일본의 쇼핑몰 붐을 타고 연간 수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수입을 해 오다 보니 가격이 비싸지고 상품 회전도 느려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무인양품’과 같이 유명하지는 않지만 일본 내 대형 유통들은 그들을 대표하는 대형 PB를 꾸준히 키워왔다. 세이부백화점의 ‘리미티드에디션’과 이세탄의 ‘리스타일’ 등이 이에 해당한다. PB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유통과 달리 일본은 현재 PB를 꾸준히 테스트하고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그렇다면 국내 유통 PB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현재까지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김강화 인터보그인터내셔날 대표는 “노련한 인력을 갖춘 전문기업이 내놓은 신규 브랜드도 성공 확률이 10% 미만이다. 유명한 백화점에 입점만 하면 기본 이상은 팔리는 시대도 더는 아니다.
◇PB도 엄연한 브랜드다.
전문 인력과 깊이 있는 분석 없이 흉내내기에 그쳐서는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유통의 PB는 수입 편집숍에 집중되어 있다. 직접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고, 국내 홀세일 시장 역시 초기 단계에 있어 해외 바잉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2000년대 초반 PB 개발에 나섰던 일부에서 일찍이 제안했던 것으로,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희귀하거나 특별한 바잉 제품의 어필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해외 직구매에 이르는 다양한 채널로 전 세계 상품에 접근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느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재 유통 업체들이 주로하는 밴더를 통한 상품 조달 방식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상품 회전력을 갖출 수 없어 직구를 포함한 인터넷 쇼핑몰 등 다른 유통과 경쟁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편집숍에만 집중되는 경향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김강화 대표는 이에 대해“ ‘무인양품’과 같이 전에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이 있어야만 현재와 같은 치열한 시장에서 브랜드로 온전히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편에는 이제 시작 단계의 PB가 유통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유통사들은 편집숍 자체의 성공 뿐 아니라 그 안에서 브랜드를 발굴, 육성하는 인큐베이팅 기능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 업체들이 아닌 작고 창의적인 전문가 내지 기업들이 제도권에 진입하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현재는 전문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해외 유통들 역시 그러한 진입 과정을 거쳤다. 단 10%의 변화가 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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