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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60대 이상 중산층 절반이 소득계층 하락

Paul Ahn 2016. 3. 27. 09:25

〔국민연금〕60대 이상 중산층 절반이 소득계층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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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가계소득 변화 분석

지난해 중소기업 임원을 끝으로 은퇴한 김모(61)씨는 회사를 그만둔 이후 형편이 크게 어려워졌다. 재직 중에는 1억원 가까운 연봉을 받아 남부럽지 않은 삶을 누렸지만, 은퇴 후에는 국민연금 외엔 변변한 수입이 없다. 재산이라고는 퇴직 전 2억원 대출을 끼고 장만한 서울 강남의 7억원짜리 30평대 집 한 채가 전부다.

 

그나마 아들 오피스텔 전세금을 마련해 주느라 자택은 세를 주고 서울 시내 20평대 전세 아파트로 옮겨 살고 있다. 김씨는 "현금이 없는 데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바람에 이사를 고려 중"이라며 "자녀들 혼사도 아직 못 치렀는데 노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부머(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노후 준비 없이 은퇴한 60대 이상 중산층의 계층 하락이 빠르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당수는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한 번 빈곤층이 되면 좀처럼 탈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통계청 조사에서 확인됐다.

 

◇60대 이상, 계층 하락 두드러져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가계·금융 복지 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 가운데 10가구당 2가구(20.9%)가 2011~2014년 사이에 소득 계층이 하락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편이 나아진 가구는 10가구당 1.5가구(14.8%)에 그쳤고, 10가구당 6.5가구(64.3%) 정도가 형편이 그대로였다.

 

 

연금제도 성숙한 선진국과 달리

노인들 계층하락 속도 매우 빨라…

최상·하위 두 계층은 고착화

중간층에 비해 이동 비율 낮아…

근로소득자 계층 상승 많고


자영업자는 하락 비율 높아

특히 소득 수준이 상위 20~40% 사이에 있어 중산층으로 볼 수 있는 4분위(월평균 가구소득 520만원·2015년 기준)와 소득이 상위 20% 이내에 속하는 5분위(월평균 가구소득 818만원)의 계층 하락이 두드러졌다.

 

2011년 상위 20%에 속했던 60대 이상 가구 중 절반가량(54.5%)이 형편이 나빠졌고, 이들 중 절반은 소득 분위가 두 단계 이상 하락했다. 2011년 상위 20~40%에 속했던 60대 이상 가구도 절반 이상(53.7%)이 형편이 더 나빠졌다. 같은 기간 다른 연령층에서는 소득 분위가 떨어지는 비율이 30% 안팎이었는데, 유독 고령층에서 계층 하락이 심하게 일어나는 셈이다.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비율도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2011년 빈곤층(처분 가능 소득이 중위값의 50% 이하)이 아니었는데 2014년 빈곤층이 된 가구 비율이 39세 이하는 6.3%, 40~59세는 7.2%였는데 60세 이상에서는 18.2%나 된다.

 

광주과학기술원 김희삼 교수는 "연금제도가 성숙한 선진국의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소득 분위가 급격히 변화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연금제도가 성숙하지 않은 데다 수명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는 '장수 리스크'가 겹쳐 소득 하락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베이비부머의 대규모 은퇴로 노인 빈곤이 폭발할 수 있는 만큼 사회 안전망을 갖추고 개인들도 체계적으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자·빈곤 계층의 고착화 심화

최상위 계층과 최하위 계층이 굳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진다. 2011년 1분위(소득 하위 20%)에 속했던 가구 중 74.3%는 2014년에도 여전히 1분위에 머물렀다. 2011년 5분위에 속했던 가구 중 68.2%가 2014년에도 5분위였다.

 

중간층인 2~4분위에서 현상 유지 확률이 40%대에 불과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부자나 빈곤층의 경우 10가구당 7가구가 거의 계층 이동이 없었다는 뜻이다. 소득뿐 아니라, 순자산 기준으로도 자산 상위 20%와 하위 20%는 그 계층에 머물 확률이 각각 76.7%, 77.4%에 이르렀다.

 

직종별로는 자영업자의 계층 이동성이 가장 높았다. 임금근로자는 형편이 나빠지는 비율보다 좋아지는 비율이 더 높은 반면, 자영업자는 소득이 나빠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 절반도 안 되는 자영업자(47.9%)가 2011~2014년 사이 소득 분위를 유지했고, 23.7%는 상승을, 28.7%는 하락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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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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