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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병마용’에서 겸손을 배우다.

Paul Ahn 2019. 12. 23. 09:53

‘병마용’에서 겸손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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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함'이란 함부로 나서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당할 때 적당히 낮은 자세를 취할 줄 아는 것은 비겁하고 나약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라 하겠다.

 

삶의 위대한 지혜를 보여주는 겸손함을 우리는 진시황릉에서 출토된 병마용에서 발견할 수 있다.

 

 

병마용 박물관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에, 박물관을 지키는 귀한 보물 (鎭館之寶)이라고 불리는 무릎 꿇은 병사가 있다.

 

출토되어 관리 중인 1,000여 점의 병마용 중에서 무릎 꿇은 병마용을 제외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의 손길이 필요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다. 이에 반해 무릎 꿇은 병마용은 옷의 무늬, 머리카락조차 선명하게 보일 만큼 가장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었다. 온갖 풍파 속에서도 무릎 꿇은 병마용은 어떻게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었을까?

 

그 원인은 그의 자세에 있다. 한쪽 무릎을 땅에 댄 자세, 즉 낮은 자세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다른 병마용은 모두 서 있는데, 그 높이가 실제 사람의 키와 비슷하다. 천정이 무너지고 토목이 무너지자, 큰 키를 자랑하는 병마용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120cm에 불과한 무릎 꿇은 병마용은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무릎을 꿇은 자세가 무척 안정적이라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오른쪽 무릎, 오른쪽 발, 왼쪽 발이 허리와 삼각형을 유지하며 상체를 지탱하고 있다.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다 보니 안정성이 강화되어 쉽게 넘어지지 않고 부서지지 않은 것이다. 그 덕분에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다. 수천 년 전에 만들어진 병마용은 몸을 낮춘 덕분에 효과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삼국시대의 가후(賈詡)는 제갈량 못지않은 뛰어난 재주를 지닌 인물로 동탁의 모사였다가 결국 조조의 휘하로 들어갔다. 그전까지 조조의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보좌했던 탓에 가후는 조조의 모사가 된 뒤로 줄곧 몸을 낮추며 조심스레 행동했다. 그 결과 적군의 진영에서 투항 한 인물 중에서, 그리고 조조의 모사 중에서도 가후는 가장 행복한 말로를 보냈다. 삶에 대한 가후만의 처세 원칙은 그의 남다른 지혜를 보여준다.

 

'황금은 항상 빛난다'는 중국속담이 있다. 진정한 의미의 재주를 지닌 사람만이 거침없이 재주를 뽐낼 기회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남다른 재주가 성공의 기반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재주만 믿고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데 급급하다 보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지나치게 나서거나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그들의 이익을 훼손시킨다면 많은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살 수 있다. 사태가 이 정도로 악화된다면 개인적인 미래와 일에서 곤란한 일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2016.08.05.

(받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