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장신구박물관
http://www.wjmuseum.com/
혼이 담긴 세계의 장신구를 만나다 '세계장신구박물관'
환상을 자극하는 세계의 장신구들, 관장의 열정과 만나 자체발光
인류와 함께 역사를 해온 장신구. 얼마 전 방영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 원주민들이 하고 있던 뽀뚜르처럼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이기도 했고, 명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서 소녀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킨 진주귀걸이처럼 미적 수단이기도 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장신구는 모양, 재료, 활용도가 제각각이다. 이러한 장신구들을 뉴욕도, 파리도 아닌 서울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종로구에 위치한 세계장신구박물관이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은 외교관 부인이었던 이강원 관장이 남편을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장신구들이 전시돼 있다.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 중국, 유럽에서 수집한 세계 장신구 900여 점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주로 전통장신구들이다.
이강원 관장이 장신구에 눈을 뜬 계기는 에티오피아에 있을 때였다. 시장에 나갔다가 검은 피부의 한 여인이 차고 있는 현대적 디자인의 은 목걸이를 보고 전통장신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 이후부터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외국에 나갈 때마다 전통장신구를 찾아 위험한 곳도 불사하고 돌아다녔다.
내전 중인 콜롬비아에서는 원하는 장신구를 구하기 위해 난민촌에 들어가고 에티오피아에서는 한 여인이 찬 아름다운 팔찌가 예뻐 만졌다가 봉변을 당할 뻔하는 등 장신구 때문에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수집한 세계의 전통장신구들이 3000여 점이고, 많은 이들과 공유하며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 박물관을 설립한다.
◇권위 상징, 부적 의미, 아름다움의 표현수단이었던 세계 각국의 장신구
세계장신구박물관의 전시는 총 9개 테마 - 호박, 팔찌와 발찌, 엘도라도, 은, 에티오피아 십자가, 마스크, 핸드백, 근대장신구, 반지로 나뉘어져 있다. 고대인들과 원시부족에게 장신구는 치장도구 뿐만 아니라 권위와 힘을 나타내는 상징물로써 쓰였다. 이곳에 전시된 팔찌와 발찌, 귀걸이 등은 저런 것을 어떻게 매고 다니나 싶을 정도로 웅장한 사이즈다. 이유는 추장이나 부족장들 또는 사냥꾼들이 자신의 높은 위치를 나타내고 힘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당시 장신구는 액운을 물리치는 부적의 의미도 가졌는데 특히 은이 많이 사용됐다. 전시품 중 중앙아시아의 한 부족 지도자가 찼던 은 장신구는 등에 차는 것이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보통 사람들은 등 뒤가 불안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은으로 만든 장신구에 빨간 보석으로 4개의 눈을 달았고 아래쪽을 뾰족하게 만들어 창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장신구를 등에 참으로써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합니다." 이 장신구를 의뢰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잘못을 많이 했던 지도자 같단 생각이 스친다.
사라진 잉카문명의 인디오들이 금으로 만든 세공품은 엘도라도의 전설을 떠오르게 한다. 솔로몬 왕과 시바 여왕이 건국했다는 에티오피아는 초기 기독교의 모습이 잘 간직된 국가로써 기독교 관련 장신구들이 많다. 이곳에 전시된 십자가들을 보면 다양한 형태로 디자인돼 있는데 에티오피아인들의 종교적 열정과 더불어 뛰어난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다. 핸드백 코너로 가면 지금 봐도 절대 유행에 뒤떨어 지지 않는 근현대 유럽여성들이 매고 다닌 핸드백들이 전시돼 있다.
◇보석함같은 외양을 갖고 안에는 숲과 정원을 품다
서울대 건축학교 김승희 교수에 의해 건축된 세계장신구박물관은 북촌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2층의 양옥을 고쳐 만들어졌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의 건물외벽은 동판, 적삼목, 유리, 철로 돼있는데 마치 장신구들을 담는 보석함 같은 느낌이 든다. 학예연구사 김윤정씨에 따르면 세계장신구박물관은 그 안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인테리어 방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들이 오면 근대장신구 섹션과 반지 섹션의 전시방법에 대해 아름답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의 말대로 근대장신구 섹션은 투명 유리통 속에 각각의 장신구들이 넣어져 있고 그것이 긴 봉 중간 중간 매달려 있다. 마치 실험을 위해 넣어둔 식물같은 느낌을 준다. "이 섹션의 인테리어는 숲이 테마입니다. 마치 장신구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열매처럼 보이도록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이외에도 정원, 엘도라도, 십자가 등 건축가는 장신구 각각의 크기와 재료, 촉감에 따라 컨셉을 달리한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3층의 반지관을 보러 올라가면 삼청동 일대가 눈에 보일 정도로 전망 좋음을 자랑한다. 반지는 크게 권위의 상징, 사랑과 언약의 징표, 주술반지, 美의 반지 이렇게 4가지로 분류됐다. 반지 역시 독특한 방식으로 전시돼 있어 꼭 둘러보길 바란다.
◇"장신구는 가슴에서 울리는 진동으로 교감해야 합니다."
세계장신구박물관 도록에 적혀 있던 관장의 말속에서 장신구를 향한 그녀의 진심을 읽을 수 있다. 장신구는 다른 전시품들과 다르게 누군가가 직접 찼었고 그로 인해 온기와 혼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는 이관장은 또한 말한다. "나는 전통장신구를 동결된 음악과 회화처럼 생각하고, 명작회화를 구입하는 마음으로 장신구를 구입합니다." 세계장신구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의 장신구들은 그것을 차고 있었던 사람들의 혼과 이와 같은 관장의 혼이 담겨져 더욱 영롱한 빛을 내고 있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김윤정 학예연구사에게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했다. 참고로 김윤정 학예연구사는 이강원 관장의 딸이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은 엘도라도 전설같이 장신구를 통해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며 환상을 자극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사라졌던 과거의 아름다움을 접촉하고 배우며 전통과 현대의 관계가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장신구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이 휴관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문의: 02-730-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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