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V자 경기회복 불투명에 W·Z·L자까지 WSJ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5121502001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적 충격에 시달리는 가운데, 향후 경기회복 전망을 놓고도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크게는 전염병의 일시적 유행에 따른 예외적 상황이란 인식과 ‘쇼크’가 너무 커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당초에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역대급’ 통화·재정정책을 쏟아내면서 ‘★V자형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날이 갈수록 비관적인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는 기류다.
‘알파벳 경기 모델’.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V·U·나이키·L·W·Z자형 경제성장률 그래프. x축이 시간, y축이 국내총생산(GDP)이다.|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1일(현지시간) 이 같은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하면서 “경제성장률 그래프가 V자형보다는 나이키 로고인 스우시(swoosh) 형태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작스러운 경기회복을 의미하는 V자형 곡선이 아니라, 나이키 로고 모양으로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봉쇄 해제 조치가 속속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수요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게 주요 근거다.
항공업계가 대표적이다. 당장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해외여행·출장 수요를 회복하는 데에는 최소한 2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물리적 거리두기’ ‘감염 공포증’이 일반화되면서 영화, 콘서트, 스포츠경기 관람에 대한 수요도 예년 수준의 회복을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소비문화 전체가 과거와 같아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포장식품 제조업체인 네슬레의 마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빠른 경기회복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몇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몇 분기에 걸쳐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과거 ‘나이키형’ 경기회복 사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꾸준히 반등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그래프를 들었다.
★‘W자형’ 경기전망도 꽤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V자 반등에 성공했다가 또다시 큰 충격에 빠지는 형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으로 ‘나이키형’보다도 더 비관적인 시나리오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달리 유럽(유로존)에서 나타난 성장률 그래프 형태가 W자 모양인데, 이는 이중침체(더블딥)로도 불린다. 이 경우 두 차례의 침체기를 거치는 데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 대응이 쉽지 않아 경제적 충격파는 더욱 커진다.
과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Z자’ ‘L자’ ‘I자’ 그래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Z자형은 일시적으로 V자 반등보다 더 강한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폭발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뒤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의 침체가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강제 셧다운’이었고, 시중에 엄청난 돈이 풀려있어 활황세가 폭발적일 것이란 예측이다.
★L자형은 한번 내려간 성장률 그래프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우측으로 횡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언급한 ‘I자형’은 경기가 바닥을 모르고 지속적으로 추락할 것이란 의미이지만, 최근의 일시적인 상황을 단순화해서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각종 ‘알파벳 시나리오’가 속출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 모든 예상들도 ‘짐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에 따른 실업대란·마이너스 성장을 예견한 전문가가 희박했듯, 향후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도 그만큼 힘들어 보인다.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발생하는 ‘블랙스완’이 이미 세계의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의 앨런 조프 CEO는 “아직 ‘뉴 노멀’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면서 “누구도 뉴 노멀이 어떤 것이라고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WSJ에 말했다.
2020.05.12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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