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 / 폭격 당하고서야 안다는 공포의 폭격기
北 수뇌부가 가장 두려워 하는 미군의 전략무기는?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02/2015090202692.html
이번 남북한 군사 대치 상황 당시에 각 언론 매체에서 북한군의 움직임 못지않게 한미연합군의 대응 태세도 자세하게 보도하였다. 국민에게는 안심을, 북한에게는 경고를 주기 위해서였다. 특히 2+2 회담이 막판으로 치닫던 8월 24일 오전, 국방부는 정례브리핑에서 “한·미는 현재 한반도 위기 상황을 주시하면서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을 압박하였다.
정확하게 어떤 수단이 동원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언론에서는 B-2 폭격기, B-52 폭격기, 공격잠수함, 항공모함 등을 대상으로 손꼽았다. 그런데 같은 날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은 B-2 폭격기 3대가 조만간 괌에 위치한 앤더슨 공군 기지에 배치될 예정임을 밝혔다.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이미 예전에 수립된 순환 배치 계획에 따른 것이지만 굳이 B-2 폭격기를 언급한 것은 북한에게 끼칠 효과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었다.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은 8월 24일 미 국방성에서 기자들에게 B-2 폭격기의 괌 배치에 대해 언급하였다. 정확히 시기를 밝힌 것도 아니고 원래 예정된 계획에 따른 것이었지만 이를 굳이 언급한 것은 북한에게 끼칠 효과가 크기 때문이었다. /USAF public domain그리고 다음날 33시간 만에 마라톤 회의가 타결되면서 한반도에 드리워졌던 위기가 해소되었다.
물론 이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미군의 전략자산, 특히 B-2 폭격기가 북한에게 상당히 심각한 부담감을 안겨주었음은 틀림없다.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 위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미군이 전략자산을 제공하거나 혹은 제공 의사를 강력히 표출하다 보니 정작 우리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이를 대하는 북한의 입장은 그야말로 피가 마를 정도다.
유독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 권력층에게 가장 현실적인 위협 수단이기 때문이다. 흔히 전략폭격기라고 하면 예전에 시도되었던 융단폭격을 머리에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특정 지역 전체를 제압하는 이런 방식은 어쩔 수 없이 많은 민간의 희생을 동반하여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밀유도무기로 목표한 곳만 골라서 폭격을 가한다. 즉, 전략폭격기는 김정은을 비롯한 권력 실세들을 직접 겨냥하는 수단인 것이다.
전시에 미군의 전략폭격기는 이미 목표로 선점하여 놓은 곳만 골라서 신속히 작전을 펼치게 된다. 당연히 제일 먼저 타격할 곳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주요 군사 목적물과 더불어 북한 정권이다.
그래서 미군의 전략폭격기는 북한 수뇌부에게 막연한 위협이 아니라 마치 항상 뒤통수 가까이 다가온 비수와 같은 존재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하늘에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불벼락을 막기 위한 노력은 필사적이다.
◇계속되어야 할 자주국방 노력
지난 한국전쟁 당시에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유엔군의 폭격에 시달렸던 북한은 미군의 폭격기에 대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그래서 평양의 방공망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조밀한 감시망과 화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될 만큼 강력하다. 북한이 보유한 최고 성능의 전투기인 미그 29도 김정은 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사령부 예하에 있는 평양방어사령부에 소속되어 있을 정도다.
더불어 권력자의 거처는 어지간한 공격을 견디어낼 수 있도록 요새화 되었고 유사시 도피처로 사용하기 위하여 북한 각지에 수량 미상의 수많은 별장과 초대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처럼 김정은과 정권 수뇌부의 안위를 지켜내기 위해 북한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이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방공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이 있는 B-2 폭격기 때문이다.
Mk 82 폭탄을 투하하는 B-2 폭격기. 이처럼 재래식 폭격도 가능하지만
대개 스텔스 기능을 앞세워 은밀히 적진 가까이 침투하여 정밀유도무기로 공격을 가한다.
/위키피디아
많이 알려진 B-52 폭격기도 대단한 폭장량을 자랑하고 정밀유도무기를 운용할 수 있지만 이미 제작된 지 50년이 지난 구형 기종이다. 따라서 북한도 대공 감시망으로 충분히 움직임을 파악하여 대비할 수 있다. 반면 스텔스 비행이 가능한 B-2 폭격기는 상대방이 폭격을 당하고 난 이후에나 침투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큼 사전에 동태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다.
사실 B-2 폭격기 이외에도 한미연합군은 훨씬 많고 다양하며 강력하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여타 공격 자산들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공습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는 북한 입장에서 B-2 폭격기는 가장 현실적인 위협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미군의 전략자산을 우리 언론에서는 한반도 위기 시 흔하게 접하고 흘리는 정보로 취급하지만 북한에게는 그야말로 심각한 당장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B-2 폭격기는 한미동맹이라는 울타리가 없다면 유사 시 도움을 받기 어려운 무기이고 우리가 이를 보유 운용한다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종국적으로 B-2 폭격기 같은 압도적인 전략무기가 아니더라도 최악의 경우 우리 단독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충분히 감시하고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어야 한다. 당장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자주국방은 어렵다고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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