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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 미국 1960~ , 넷플릭스 창업자

Paul Ahn 2021. 5. 28. 17:47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

 

1960 10 8, 미국

소속  넷플릭스CEO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공학 석사

보도윈 대학 졸업

소속  넷플릭스CEO

 

 

 

넷플릭스로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 왕국을 세우다

백과

 

OTT 서비스의 제왕 넷플릭스

 

OTT(Over The Top)는 기존 통신 및 방송사가 아닌 새로운 사업자가, 인터넷으로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여기서 ‘Top’은 디지털망을 통해 비디오 서버로부터 전송된 압축 신호를 가정에 있는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도록 원래의 영상과 음성 신호로 복원해주는 셋톱박스(Set Top Box)를 뜻한다. 그러니까 셋톱박스 없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바로 OTT.

 

정해진 방송 전용망으로 콘텐츠를 전송하던 기존의 방송 서비스와 달리 불특정 다수의 접근이 용이한 범용 인터넷으로 콘텐츠를 전송하기에 이용 시간이 자유롭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방송의 일회성 · 단방향성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 동영상 콘텐츠를 온디맨드(On-Demand) 방식으로 제공하는 소비자 중심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OTT 서비스 사업자로 꼽히는 곳은 미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Netflix). 1997년 인터넷을 통해 DVD를 우편으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인터넷에 연결만 되면 컴퓨터, 스마트폰, 텔레비전, 게임기, DVD 플레이어, 셋톱박스 등 100여 개의 다양한 기기를 통해 어디서나 넷플릭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기반을 크게 넓혔다.

 

2014년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5,700여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4 8,000억 원에 달한다.

 

넷플릭스는 미국 유료 동영상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이용률을 자랑하고 있다. 2015년 현재 미국 전체 텔레비전 시청 가구의 36퍼센트가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 2015 6월 미국 동영상 이용자들의 넷플릭스 이용 비율이 65퍼센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14년의 이용률보다 11퍼센트가량 늘어난 것이다.

 

넷플릭스가 북미 전체 인터넷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하는데, 이는 유튜브가 사용하는 트랙픽의 2배에 달한다. 현재 매일 재생되는 동영상 시간을 합하면 1억 시간이나 된다.2) 넷플릭스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의 합성어다.

 

한국인에게는 낯선 인물이지만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미국에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에 비견될 만큼 IT 업계의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포천』은 2010올해의 기업인순위에서 헤이스팅스를 1위로 꼽았다.

 

스티브 잡스는 3, 마크 저커버그는 4위였다. 2011 10 5일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면서 포스트 잡스가 누구인지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때 미국 ICT 전문 언론 『새너제이머큐리뉴스(San Jose Mercury News)』는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을 최고 CEO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헤이스팅스를 꼽았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후보 자격으로

기술 진화 방향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능력,

회사 사업 구조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과감한 도전 의식,

여러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팀워크,

직원들이 열정을 바칠 수 있는 CEO의 가치 등을 제시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세계 최대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Tesla)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클라우드 컴퓨팅 ·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 CEO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등이 헤이스팅스와 함께 꼽힌 인물이었다.

 

오늘날 헤이스팅스를 수식하는 가장 유력한 표현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다.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이나 서비스로 시장의 밑바닥을 공략한 후 빠르게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방식의 혁신을 일러 파괴적 혁신이라고 하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과 유통 시장에 일대 파란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4) 저커버그는헤이스팅스는 기업가이자 엔지니어로서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방식을 통째로 바꿔놓는 혁신을 이뤄냈다고 했다.5)

 

 

DVD 대여 시장에 혁명을 불러온빨간 편지 봉투

 

헤이스팅스는 1960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보든 칼리지(Bowdoin College) 수학과에 진학했으며, 아프리카의 스와질란드에서 4년간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다. 이때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1983년부터 3년간 스와질란드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헤이스팅스는 아프리카에서 보낸 젊은 시절이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젊은 시절 돈 몇 푼 들고 아프리카에서 히치하이킹을 해본 사람에겐 어떠한 창업도 그리 큰 도전이 아니다라며혼자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위험을 감수하고, 위험의 종류를 구별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이후 스탠퍼드 공대에 들어가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땄으며, 1990년 소프트웨어 기업어댑티브 테크놀로지(Adaptive Technology)’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년 만에 회사를 나온 그는퓨어 소프트웨어(Pure Software)’를 만들어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경영자보다는 엔지니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던 헤이스팅스는 1996 7,500만 달러에 회사를 매각하고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 회사 매각 대금의 일부는 넷플릭스 사업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나머지는 교육 자선단체를 세우는 데 썼다.

 

넷플릭스는 헤이스팅스가 경험한 작은 불만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1997년 미국 최대 비디오 · DVD 대여점이던 블록버스터(Blockbuster)에서 당시 유행하던 영화 〈아폴로 13 DVD를 빌렸다가 반납을 깜빡했다. 이 때문에 40달러( 4 4,000)의 연체료를 물어야 했는데, 이게 넷플릭스 탄생의 계기가 되었다. 이 일을 겪은 후연체료 없는비디오 대여 서비스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는데, 그가 구상한 비즈니스 모델은 헬스클럽 모델과 비슷했다. 월정액 사용료를 내고 가고 싶을 때 가고, 가기 싫을 때 가지 않는 헬스클럽처럼 월정액만 내면 언제든 DVD를 빌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온라인과 우편을 결합해 DVD 대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면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식이었다. 이를 위해 헤이스팅스는 전국 우체국과 계약해 우편 배송료를 크게 낮추었으며,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전역에 50여 개의 물류 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우편배달의 단점인 배송 지연도 최소화했다.

 

이런 식으로 고객이 보낸 DVD가 우체국과 가장 가까운 물류 센터로 전달되도록 해서 시스템에 DVD 도착 정보가 입력되면 다음 DVD를 발송해 고객 불편을 줄인 것이다. 미국인에게 넷플릭스는빨간 편지 봉투로 잘 알려져 있는데, DVD를 배송할 때 사용한 편지 봉투의 색깔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이다.9)

 

단일 DVD에 대한 연체료를 없애고 6달러( 6,700)만 내면 자유롭게 DVD를 대여 · 반납할 수 있게 한 헤이스팅스의 전략은 DVD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DVD를 구하기 위해 대여점을 찾았다가 원하는 DVD가 없으면 허탕을 치거나 제시간에 반납을 못 하면 적잖은 연체료를 물어야 했던 고객들이 연체 수수료 걱정 없이 가정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편안하게 받아볼 수 있는 방식에 열광했기 때문이다. 2002년까지 가입자 수가 적어 배송료 때문에 손실을 기록했던 넷플릭스는 2003년 가입자가 150만 명을 넘어서면서 흑자로 돌아섰다.10)

 

넷플릭스의 성장은 그때까지 세계 1위였던 DVD 대여점 블록버스터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블록버스터는 2000년대 초반 25개국에 8,000여 개의 DVD 대여점을 운영했지만 넷플릭스의 공세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고, 2010 9 23일 파산 보호 신청을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넷플릭스의 물류 혁신 앞에서 세계 1위 유통 기업인 월마트도 힘을 쓰지 못했다. 월마트 역시 넷플릭스처럼 우편으로 비디오를 배송하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2005년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콘텐츠 개발이 곧경쟁력이다

 

헤이스팅스는 2007년 새로운 도박을 했으니, 그건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는 온라인 스트리밍(streaming)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2000년대 중반 가정마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실시간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보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해 DVD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내린 결정이었지만, 사실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은 일찍부터 헤이스팅스의 꿈이었다. 이미 2005년에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에서도 헤이스팅스는 기존에 존재하던게임의 법칙을 거부했다. 당시 다른 미디어 업체들은 영화나 드라마 1편당 돈을 받거나 광고에 기반한 무료 방송에 집중하고 있었다. 동영상 업체로 유명한 훌루(Hulu)는 중간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넷플릭스는 광고를 배제한 유료 모델을 선보였다.

 

유료였지만 기존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던 회원들에겐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에 우편 배송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결합 효과를 불러오며 빠른 속도로 고객을 늘렸다.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멀티채널 전략도 함께 구사했다. PC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콘솔 ‘X박스와 소니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등 유력 콘솔에서도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할 것일까? 2010 12월 헤이스팅스는넷플릭스는 이제 스트리밍 비디오 회사로 거듭난다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넷플릭스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헤이스팅스는 2011 9월 미국 VOD 서비스 가격을 60퍼센트 인상하고 DVD 배송 사업을 분사한다고 발표했는데, 이게 그만 고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결국 분사 발표는 한 달 만에 철회했지만 고객들의 분노는 가시지 않아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이탈한 가입자만 80만 명에 달했다. 300달러에 이르던 주가는 한때 6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다.

 

같은 해 워너브라더스, 디즈니 등 콘텐츠 제작 업체에 지급하는 라이선스 비용마저 급등해 넷플릭스는 그로기 상태까지 몰렸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2012년 초 넷플릭스는 나스닥 퇴출 1순위로 거론될 만큼 생사의 기로에 섰다. 헤이스팅스는 다시 모험을 하기로 했다. 그는 막대한 금액에 달하는 라이선스 비용을 부담하고 콘텐츠 수집에 나섰다.

 

예컨대 넷플릭스는 2012 12월 매년 3,000억 원의 판권비를 지불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대표주자인 디즈니와 단독 판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CBC, NBC 등 주요 지상파 방송사 및 미라맥스, 20세기 폭스, 파라마운트 픽쳐스, NBC 유니버설과 같은 영화사와도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어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헤이스팅스는콘텐츠 개발이 곧 경쟁력이라는 전략 아래 넷플릭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게 바로 2013년 미국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뒤흔들어놓은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다.

 

헤이스팅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의 총 2시즌 26화 드라마 프로젝트에 1억 달러(편당 약 40억 원)를 투자하고 독점권을 확보했는데, 이는 사실상 넷플릭스의 명운을 건 도박이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미국 워싱턴 정계에서 벌어지는 권력 · 섹스 · 야망 · 사랑 · 비리의 스캔들을 다룬 정통 정치 스릴러물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충격

 

넷플릭스가 2013 2월 독점 공개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그건 혁신적인 콘텐츠 유통 방식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우선 헤이스팅스의 말을 들어보자. 그는 2013 1앞으로 10~20년 뒤에 사람들은리니어 채널(linear channel, 방송 스케줄이 정해진 보통의 텔레비전 방송)’이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질문할 겁니다. ‘누군가 당신이 보고 싶은 채널을 선택해주었다고요? 왜 당신이 선택하지 못했나요?’라고요. 그들에게 그것은 완전히 낯선 과거가 될 겁니다.”16)

 

이런 이야기다. 기존 방송사는 일주일에 보통 1편씩 드라마를 방영하기 때문에 다음 에피소드를 시청하기 위해선 1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하우스 오브 카드〉는 방송의 그런 문법을 파괴하고 1시즌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해버렸다.

 

이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대의 시청자들은본방사수를 하기보다는 주말이나 심야에 긴 드라마도 한 번에 몰아서 보는폭식시청을 한다는 새로운 시청 행태에 도박을 건 것이었는데, 이 전략이 크게 성공한 것이다.

 

폭식시청(Binge-Watch)이란 보고 싶은 방송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몰아보는 시청 방식이다. 몰아보기 시청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폭식시청을 하는 사람들을 일러 빈저스(Bingers)라고 한다.

 

넷플릭스는 두 번째 자체 제작 콘텐츠인 정치 드라마 〈헴록 그로브(Hemlock Grove)〉도 같은 해 4월 한꺼번에 공개해 역시 대박을 쳤는데, 이는 미국의 지상파와 케이블을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기존의 드라마 유통 방식을 뒤흔들며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평가는 넷플릭스가 가져온 충격을 잘 말해준다. “미국인들에게 이제 지상파와 위성방송 등을 통하지 않고도 좋은 드라마를 기다림 없이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했다.”

 

2013 9월 열린 미국 방송계의 최대 축제로 통하는 제65회 에미상 시상식장의 주인공도 넷플릭스였다. 〈하우스 오브 카드〉가 감독상, 촬영상, 캐스팅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면서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사 모두를 비웃었으니 말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넷플릭스가 역사를 썼다할리우드가 이제 넷플릭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혁신적인 콘텐츠 유통 방식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던 넷플릭스는 미국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2013 4월 넷플릭스는 미국 2위 케이블 방송사인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20) 그간 100달러 아래에서 맴돌던 주가도 2013 11월에는 370달러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13 11 26일 금융 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제프 리브스(Jeff Reeves)는 자신이 올해 내놓은 투자 아이디어 중에서 넷플릭스와 야후의 주가 상승 여력을 간과한 점은 가장멍청한(stupid)’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넷플릭스에 대해자체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들기로 한 결정과 성장 계획이 정말 유망해 보인다면서올해 수익률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구글 · 야후에 투자해 전설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불리는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투자하지 않아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기업이 둘 있다며 넷플릭스를 트위터와 함께 꼽았다. 2013년 하반기에는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바탕으로 4개의 시리즈물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넷플릭스는 밝혔다.

 

 

소름 끼칠 정도로 정교한 넷플릭스의추천 알고리즘

 

앞서 말했듯, 1억 달러를 투자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명운이 달린 프로젝트였다. 폭식시청을 겨냥했다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헤이스팅스의 도박을 설명하긴 어렵다. 헤이스팅스의 배짱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그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넷플릭스의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헤이스팅스는 DVD 렌털 시절부터 가입자 데이터를 모아시네매치(CineMatch)’라는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개인화 마케팅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헤이스팅스는 추천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해왔다. 2006년부터 진행한넷플릭스 100만 달러 챌린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해 넷플릭스는 우승 상금 100만 달러를 걸고 전 세계의 통계학자, 수학자, 경영과학자들에게 자사 고객들의 영화 소비 행태 자료를 인터넷상에 공개할 테니 고객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를 추천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만들어달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3년 동안 진행된 이 대회에는 전 세계 150개국에서 예측 · 모델링 전문가 2만 개 팀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으며, 이렇게 해서 기존의 추천 알고리즘보다 10퍼센트 이상 향상된 추천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넷플릭스는 고객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해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하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온 〈하우스 오브 카드〉의 캐스팅도 이런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니까 감독 데이비드 핀처는 광범위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는 이유로, 주연 배우 케빈 스페이시는 그가 그동안 출연한 영화는 거의 실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캐스팅된 것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이용자들이 동영상에 매긴 별점, 위치 정보, 기기 정보, 플레이버튼 클릭 수, 평일과 주말 선호 프로그램, 소셜 미디어에서 언급한 횟수 등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는데, 영화 시청자 중 4분의 3이 이런 추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넷플릭스가 이용자 본인보다 이용자의 취향을 더 잘 알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정환은넷플릭스는 날마다 3,000만 건 이상의 콘텐츠 이용 정보를 수집한다. 여기에는 이용자들이 스트리밍 콘텐츠를 재생하고, 뒤로 돌려보고, 일시 정지하는 등의 모든 동작이 포함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각각의 동작에 모두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모든 텔레비전 쇼와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에는 수백 개의 태그가 달려 있다. 콘텐츠 카테고리와 줄거리, 배우와 감독, 이용자 정보와 이용 행태를 교차 결합하면 무궁무진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 그래서넷플릭스에는 3,300만 개의 다른 버전이 존재한다고도 한다. ‘넷플릭스가 나보다 내 영화 취향을 더 잘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과거에는 이런 메타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적으로 맞춤형 추천 리스트를 제안하거나 롱테일 콘텐츠 소비를 유도했다면 최근에는 블록버스터가 될 만한 자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단계까지 진화했다.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어서 가능한 전략이다.”

 

이어 이정환은물론 넷플릭스는 이용자가 왜 멈춤 버튼을 눌렀는지는 모를 수도 있다. 그냥 잠깐 화장실을 다녀왔을 수도 있고 전화가 걸려왔을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특정 구간에서 멈춤 버튼을 누르거나 빨리 감기나 뒤로 감기 버튼을 누른다면 여기에서 의미를 짚어낼 수 있다. 빨리 감기는 지루하다는 의미일 거고 키스 신이나 섹스 신이라면 뒤로 감아서 다시 보는 사람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는 당신이 스릴러물을 일요일 오후보다 토요일 저녁에 보는 걸 더 좋아한다는 걸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휴대전화나 노트북 컴퓨터보다 태블릿으로 보는 걸 더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특정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영화 취향도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심지어 넷플릭스는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갖고 있다.”

 

 

텔레비전의 시대는 저무는가?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미국의 유료 방송업계는 그야말로 패닉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위성 · IPTV · 케이블 등 유료 방송 가입자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이른바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미국 케이블TV 가입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퍼센트 감소했다. IPTV 25퍼센트를 웃돌던 증가폭이 15퍼센트대로 급감했다. 위성 TV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6 2,000여 명의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28) 코드 커팅을 하는 시청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유선(cord)를 잘라낸다(cutting)고 해서 코드 커팅이라 한다.

 

헤이스팅스는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13 12, 우수 콘텐츠를 확보해앞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를 창업할 때부터 자신의 목적은 확장이었는데, 1단계와 2단계로 삼았던 미국의 DVD 시장과 미국 내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서 성공한 만큼 이제 본격적으로 3단계로 생각해왔던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이다. “우린 이제 41개국에 진출했어요. 전 세계 국가 수가 200개가 넘잖아요? 우리한텐 아직 머나먼 길이 남아 있습니다.”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넷플릭스의 공습에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던 미국의 유료 방송업계는 2015년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영화 전문 케이블 TV HBO 2015 3월부터 월 구독료 14.99달러에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나우를 시작했고, 공중파 CBS는 월 5.99달러에 스트리밍 서비스 올액세스(All Access)를 시작했다. 위성 방송 디시 네트워크도 2015 2월부터 월 구독료 20달러에 인기 텔레비전 시리즈물과 영화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슬링TV를 선보였으며, 케이블TV 컴캐스트는 월 구독료 15달러에 영화와 텔레비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30) 애플 · 구글 · 아마존 · 페이스북 · 알리바바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합류했다. 물론 헤이스팅스는 자신만만하다.

 

“소비자들은 선택을 좋아한다. 그들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아무 때나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보기를 원한다. 넷플릭스는 소비자에게 그걸 줬다. 아이들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엄청난 양의 텔레비전 쇼와 영화 등을 확보해 제공한다.”

 

헤이스팅스가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로 강조한 말이다. 이 말이 시사하듯, 넷플릭스는 과거 방송사가 장악하고 있던 콘텐츠 소비의 결정권을 시청자에게 넘겨주는 방식으로 유료 방송업계에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건 기존 방송 사업자의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자 콘텐츠의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실제, 그런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존 방송 사업자가 행사해왔던편성 권력이 과거와 견주어 크게 약해졌으며 채널 브랜드의 해체도 가속화하고 있다는 게 이를 잘 보여준다. 과거엔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위해서 매체에 생활 패턴을 맞추어야 했지만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게 합리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열린 데 따른 것이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OTT 서비스가 기존 방송 사업자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있지만, 콘텐츠 소비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젊은 층이 빠른 속도로 기존 방송 사업자에게서 이탈하고 있다는 점에서 텔레비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넷플릭스는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2015 9월 헤이스팅스는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콘텐츠 소비 수준이 모두 높고 아시아 및 세계시장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거점이라며 2016년 초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월 정액제보다 인기 프로그램을 한 편씩 구매하는 행태에 익숙하고, 국내 유료 방송 사업자들 역시 넷플릭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저가 정책을 통해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선 넷플릭스가 고전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넷플릭스의 한국 상륙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상사설망(VPN) 서비스를 이용해 주말마다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에 미방송된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취미라는 한 직장인은매달 1만 원 정도만 내면 외국 프로그램, 영화뿐 아니라 해외 수출된 국내 프로그램도 볼 수 있어서 애용하고 있다영상 앞뒤로 광고가 붙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 생활 경험이 있거나 해외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넷플릭스가 한국 유료 방송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돌아온 한 한국인 넷플릭스 회원은한국에 돌아와 텔레비전을 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넷플릭스만큼 방대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라며영어로 된 어린이 콘텐츠와 작품성 높은 드라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2015 11 10일 넷플릭스는 영화 〈설국열차〉의 감독 봉준호의 신작 〈옥자〉의 제작비 5,000만 달러(한화 약 579억 원)를 전액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류를 등에 업고 아시아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의도다. 정교한추천 알고리즘으로 소비자의 취향을 공략해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의 제왕으로 떠오른 넷플릭스가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어떤맞춤형 콘텐츠를 내놓을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