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産〕성격차지수(GGI)와 성불평등지수(GII)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은 외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까?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차지수(GGI)에서는 102위/156위로 낮아
*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II)는 11위/189위로 평가…아시아 1위
◇세계 각국의 성평등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지표는 두 가지다.
《GGI》성격차지수
하나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성격차지수(Gender Gap Index·GGI)로 2006년부터 발표되고 있다. 완전 평등을 1, 완전 불평등을 0으로 산정한다.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GI는 0.687로 조사 대상 국가 156개국 가운데 102위를 차지했다.
2018년 0.657(115위), 2019년 0.672(108위)에 비하면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100위권 밖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순위가 낮은 곳은 일본 0.656(120위)과 터키 0.638(133위)뿐이다.
우리나라의 GGI를 부문별로 보면 여성의 '경제참여 및 기회' 0.586(123위), '교육적 성취' 0.973(104위), '건강과 생존' 0.976(54위), '정치적 권한' 0.214(68위)였다.
GGI는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이 아직 낮아 개선할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GII》 성불평등지수
하지만 또 다른 성평등 지수인 유엔개발계획(UNDP)의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GII)'는 이와 차이가 있다.
이 지수는 GGI와 반대로 0을 완전 평등, 1을 완전 불평등으로 산정한다.
가장 최근인 2020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0.064로 189개 조사 대상 국가 중 11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일본은 24위(0.094), 중국은 39위(0.168)다.
우리나라는 2018년 0.063(10위), 2019년 0.058(10위)과 큰 변동이 없다.
GII 순위로 보면 100위권 밖인 GGI와 달리 우리나라의 성평등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온 것처럼 보인다.
◇두 지수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이는 두 지수가 유사한 성평등 지표인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지수를 측정하는 목적과 지표 구성, 산출 방식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GGI는 각국의 경제·정치·교육·건강 분야 성별 격차를 측정하는 게 목적이며, GII는 성불평등으로 발생하는 인간자원 개발·활용 상의 불이익을 측정한다.
황별이 여성가족부 성별영향평가과장은 "GGI는 제반 영역에서의 남녀 간 격차를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GII는 여성의 처우와 권한의 절대적 수준을 성별 격차와 함께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GGI는 해당 국가 내 남녀 간 격차가 크면 여권 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편이라도 순위가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반해 GII는 여권 수준이 다른 나라보다 높으면 남녀 간 격차가 커도 순위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GII는 '모성사망비', '청소년 출산율', '여성의원 비율', '중등 이상 교육 인구', '경제활동 참가율' 등 5개 지표로 구성되는데, 우리나라는 청소년 출산율이 두드러지게 낮아 순위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15~19세 여성인 1천명 당 출산 수는 1.4명으로 OECD 평균(22.9명)의 16분의 1 수준이고 GII 1위인 스위스(2.8명)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모성사망비(출생 10만명 당 임신·출산 합병증 사망 수)도 11명으로 낮은 편이지만, 여성의원 비율은 16.7%로 OECD 평균(30.8%)의 절반 수준이다.
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 출신인 양진영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권리의식이 강화되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불균형한 면이 많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도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팩트체크팀
2022-03-08 18:34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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