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齡〕대만도 노령화 가속
생산인구 100명당 부양비율 역대 최고
대만에서도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총부양비율이 200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대만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대만 자유시보 등은 대만 내정부 자료를 인용, 작년 생산가능(15∼64세)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인구(14세 이하, 65세 이상)를 나타내는 총부양비율이 40.16명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22.53명,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14세 이하 인구를 나타내는 유년부양비는 17.63명이라고 설명했다.
노인인구(65세 이상) 1명당 유년인구(0세~14세)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2019년보다 7.98명이 증가한 127.80명이라고 덧붙였다.
내정부는 작년 연말 기준으로 대만의 인구가 2천356만1천236명으로 생산가능인구는 71.4%, 65세 이상 인구는 16%, 14세 이하 인구는 12.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유년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은 북부(13.19%), 중부(12.89%), 동부(11.6%) 등의 순으로 조사됐으며 노인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은 동부(17.47%), 남부(17.08%), 중부(15.6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노령화지수가 가장 낮은 도시는 과학단지가 소재한 신주(新竹)시(77.41%)인 반면에 가장 높은 지역은 중서부 자이(嘉義)현(226.15%) 등 농업지역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만 국가발전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인구 추정 보고서에서 작년이 대만 인구의 마이너스 성장의 첫해로 2025년이 되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출산율 제고를 위한 다방면의 장려책 수립, 고령자 취업 등을 위한 노동 구조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1-03-10 12:31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jinbi100@yna.co.kr
대만, 인구구조 변화와 소비트렌드 동향
- 인구 감소 속 인구구조 변화도 불가역적으로 진행 상황 -
- 시니어, 여성, 1인/1세대 가구,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서 진출기회 모색 가능 -
2020년 대만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구수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인구 감소 속 일어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는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인구감소 시작
2020년 기준 대만 인구는 2,356만 명으로 한국의 45% 수준이다. 2019년 2,360만 명까지 증가했던 대만 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감소세가 이어져 2033년에는 2,300만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년에는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인구 자연감소도 시작됐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가는 상황이다.
◇2025년,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대만은 2017년에 65세 이상 인구수가 14세 이하 아동 인구를 추월했고 2018년에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14%에 달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5년에는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대만 인구의 중위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2020년에 40대 초반 수준이던 중위연령은 2034년에 50세를 넘어서고 같은 해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절반(50.6%)을 차지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한 가운데 있게 되는 사람의 연령으로 한국은 대만보다 빠른 2031년에 50세를 넘어선다.(출처: 통계청)
인구 고령화가 불가역적으로 진행되는 반면, 대만 내 실버 세대와 액티브 시니어 세대*를 목표 고객층으로 한 산업은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초기 발전단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만 시니어 세대 관련 산업단체(화인연장자생활산업발전협회) 이사장 C씨는 새로운 실버 세대와 액티브 시니어 세대는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과학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장차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과 산업발전 기회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 대만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세대를 ‘오렌지(컬러) 세대’라고 칭한다. 주황색으로 물든 단풍처럼 성숙하면서도 건강하고 활동적인 50세~60대 초반 인구를 의미한다.
인구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과학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이용한 중·고령자 생활지원 비즈니스 기회가 의료, 주거, 교통, 음식 등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 공업기술연구원이 현지 소비자 400명을 대상(응답자 연령 40~60세 위주)으로 2020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인이 되면 가장 걱정되는 문제로는 ▲질병 ▲자립 생활력 상실 ▲사회적 관계망 단절을 꼽았다. 이런 고민에 직면해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응답자의 과반(51.7%)이 ‘에이징 테크(aging-tech)’를 꼽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정부의 장기요양정책(응답률 25.8%)이나 충분한 퇴직금 마련(14.1%), 보험 가입(6.8%)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까운 미래에 어떤 에이징 테크가 생활 속에 자리 잡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원격 진료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한 생체신호 측정과 모니터링 ▲낙상을 방지하고 수면 품질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이불/침대 순으로 응답했다.
◇여성이 인구수의 과반을 차지
대만은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은 곳이다. 대만의 성별 인구 격차는 2000년대 들어 좁혀지기 시작했고 2013년에 여성 인구가 남성을 추월했다. 2017년 1,172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남성 인구는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해 여성 인구와 격차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대만은 여성 인구가 많은 동시에 우먼파워가 강한 시장 중 하나이다. 대만 정부가 UN 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 조사 방식에 따라 자체 집계한 GII 점수는 0.045점(2019년)으로 세계 6위인 노르웨이와 동점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 2019년 기준, 한국 0.064점, 싱가포르 0.065점, 일본 0.094점(0점 완전 평등, 1점 완전불평등을 의미)
통계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대만이 한국보다 낮지만(2019년 기준, 한국 53.5%, 대만 51.4%) 고위직에서 활약하는 여성이 많아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것으로 체감되는 측면도 있다.
중앙정부에는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해 경제부, 노동부, 공평거래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격)와 같은 요직을 여성 수장이 이끌고 있으며 지자체에서는 지자체장 22명 가운데 1/3(7명)이 여성이다. 입법원(국회 격)에는 의석수의 약 42%가 여성으로 이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2012년 34%→ 2016년 18%→ 2020년 42%)
실제 소비력도 높다. 신용카드 사용금액 기준 남녀 소비현황(자료: 대만 연합신용카드처리센터)을 살펴보면, 연간 2조 대만달러가 넘는 금액 중 57%를 여성이 사용하며 최근 5년 간(2014/2019년 대비) 여성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의 사용금액이 28% 증가한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교통 관련 지출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분야(음식, 의류, 주거, 교통, 문화/교육/오락, 잡화, 기타)에서 남성보다 많은 금액을 사용해 전반적으로 높은 소비력을 보여줬다.
인구로나 소비력으로도 여성이 남성보다 앞서는 상황이며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도 향상되고 있으므로 목표 고객층을 연령대, 소득수준 등에 따라 세분화하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1인/1세대 가구 증가
비혼, 만혼, 저출산 증가에 따라 가족 형태도 변하고 있다. 1인 가구, 1세대(부부)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절대적인 가구 수는 2세대 부부+자녀 가구가 1/3(300만 가구)을 차지하고 있으나 비율은 10년 전(2009년) 40%대에서 30%대(2019년)로 줄어든 상황이다.
반면, 1인 가구와 1세대(부부) 가구 수는 10년 사이 각각 107만, 168만으로 늘어나(2009/2019년 대비 각각 30%대 증가) 2세대 부부+자녀 가구 비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른바 ‘솔로 경제’가 확대되는 추세다.
대만 상업발전연구원 상업발전전략연구소 황 소장은 대만의 ‘솔로 경제’ 시장규모는 연간 5,000억 대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외식, 반려동물산업 분야에서 솔로 비즈니스가 특히 활발하다고 말했다. 식품, 생활용품 분야에서도 1인 가구나 가족 구성원이 단출한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소포장 제품, 다기능 제품(예, 멀티쿠커, 수납의자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대만에서 2018년경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간편식, 냉동식품 시장도 1인/1세대 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간편식 시장 확대 초반에 자체 간편식 브랜드를 출시한 대만 세븐일레븐(편의점)의 경우 상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컵 포장 제품도 출시(기존에는 파우치 타입으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다양성·간편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수요 변화에 보조를 맞췄다.
사전적 의미의 ‘솔로’뿐만 아니라 결혼은 하되 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딩크족)나 부부 사이에서도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중시하며 따로 또 함께 생활하는 ‘유사(類似) 솔로’ 소비자층이 있는 만큼 개인 맞춤형 상품/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는 줄고… 반려동물 증가
저출산으로 아동 비율은 줄어든 반면, 반려동물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대만의 14세 이하 아동수는 301만 명으로 10년 전 대비 76만 명이 감소한 반면, 반려동물 수는 230만 마리로 10년 전보다 74만 마리가 증가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반려동물 시장(식품+용품) 규모는 360억 대만달러에 달하며 연평균 5% 속도(2015~2020년 기준)로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500억 대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 내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만에서 온라인 쇼핑몰, TV홈쇼핑 등을 운영하는 EMI그룹의 경우 2019년 초 반려동물 용품/서비스 전문 업체를 신설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 확대를 위한 2023년 증시 상장도 추진 중이다.
현지 반려동물시장 트렌드는 대만 산업정보연구소가 실시한 반려동물 소비행위조사(2020.5.15.~6.5 실시, 유효표본 1,068명)를 통해 그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대만 소비자 중 열에 여섯(66%)은 반려동물을 길러본 경험이 있으며 지출이 가장 많은 항목은 의료/건강관리, 사료/간식류로 파악(연간 사용금액은 각각 8,500대만달러 수준)됐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여성 양육자의 사용금액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남성 양육자는 상대적으로 반려동물의 생활/오락 용품에 적극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령대별 연간 사용금액은 지갑 사정이 비교적 좋은 51~55세 양육자가 가장 높았고 2위인 31~35세보다 연간 7,000대만달러 정도를 더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경로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유통채널 형태별로 반려동물 용품 전문점을 이용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68.4%), 온라인 쇼핑몰(47.4%), 대형마트·편의점·잡화점(46.8%), 동물병원(16%)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구매경로의 경우 반려동물 용품 전문점이나 브랜드가 자체 운영하는 쇼핑몰보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을 선호하며 플랫폼별 선호도는 Shopee, momo, PChome, Yahoo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Shopee가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는데 B2C 플랫폼(momo 이하)에 비해 오픈마켓 형태의 Shoppee가 상품이 다양하고 가격 비교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조사를 진행한 Ms. Chung 애널리스트는 반려동물 양육 경험이 없는 소비자 중 미래소비주역인 20세 이하의 양육 의향이 높게 나타났고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도 스마트화,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어 10명 중 7명이 향후 펫 테크(pet-tech)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양육자가 본인의 만족감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고부가가치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풀이다. 급식기, 목줄, 카메라, 급수기, 배변판 같은 제품을 통해 반려동물의 행동과 습관을 모니터링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사점
고령화, 저출산과 같은 사회 문제와 인구구조 변화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에서도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소비시장 양상에도 변화를 초래해 대만 내 시니어, 여성, 1인/1세대 가구, 반려동물 관련 시장을 확대하고 에이징 테크(aging-tech), 펫 테크(pet-tech), 소형화·개인화 제품 등과 같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인구 감소 속에도 인구구조 변화를 통해 확대·발전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행정원 주계총처/국가발전위원회/성별평등회/농업위원회, 내정부, 노동부, 연합신용카드처리센터, 산업정보연구소, 현지 언론 보도(비즈니스넥스트, 탁월잡지, 경제일보, 중앙통신사, ITRI테크 외 다수),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자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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