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D(분당권역)
"BBD 오피스 만개…차세대 권역 '성수'를 주목해라"
지난해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사상 최대 거래규모를 기록하며 호황세를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는 시장을 둘러싼 환경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상을 비롯해 직접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원자재가 상승 문제도 겹쳤다. 불확실성이 커진 2022년 부동산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관련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운용사 임원들과의 모임에서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들어봤다.
최근 국내 오피스 시장은 서울 3대 권역을 넘어 분당·판교를 중심으로 BBD(분당권역)라는 새로운 권역이 추가됐다. IT기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한 높은 임차 수요 덕에 사실상 공실률 0%를 기록하고 있다.
BBD 다음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는 시장은 어디일까. 부동산 운용 전문가가 꼽은 후보는 성수였다. 다른 권역과 비교해 저렴한 토지비와 '한국의 브루클린'이라는 이미지를 갖추며 최근 개발이 활발하다.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 상황과 전망을 듣기 위해 더벨이 만든 이번 자리에는 권혁진 베스타스자산운용 상무, 김병직 신한리츠운용 상무, 박경배 마스턴투자운용 상무, 이철민 케이리츠투자운용 전무(가나다순)가 참여했다.
BBD 시장이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1년부터다. 2000년대 중반 용지를 분양한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오피스가 공급됐다. 이후 IT기업 수요가 집중된 덕에 권역 형성 10여년 만에 오피스 4대 권역으로 불릴 만큼 성장했다. 올해 초에는 판교 알파리움타워가 3.3㎡당 3000만원 수준에 거래되며 지난해 BBD 시장 최고가였던 판교 H스퀘어의 3.3㎡당 2600만원을 경신했다.
이번 모임에 참석한 부동산 운용 전문가 모두 BBD 임차 수요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분기 말 기준 서울 오피스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BBD는 공실률 0%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알파돔타워1·2가 준공되며 초대형 오피스가 공급됐으나 카카오, 네이버, 미래에셋증권 등이 이미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 탓에 판교만의 독특한 임대차계약 문화가 나타났다. 박경배 상무는 "통상 주요 권역 임대차계약은 물가상승률과 3% 중 낮은 것으로 연 단위 임대료 상승률을 정하는데 BBD는 두 지표 중 높은 것으로 임대료 인상률을 적용하는 사례가 보인다"며 "계약기간 역시 5년으로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김병직 상무는 임대인 우위 분위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신한리츠운용이 선보인 신한알파리츠는 2018년 판교 크래프톤타워(알파돔 6-4블록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상장했다.
김병직 상무는 "판교 크래프톤타워는 앞으로 매각이 가능한 시간이 6년 가량 남았는데 이 시간이 지나도 BBD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란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철민 전무는 "완전 임대에 가까운 BBD 시장은 임대료 급등 면에서 GBD 시장과 동조화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탓에 임대차 갱신 시점을 맞이한 임차인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분당 지역에 오피스 개발을 위해 부지를 매입했는데 벌써부터 임차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BD처럼 새롭게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지역 후보로는 성수동이 거론됐다. 성수권역은 아직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토지비와 우수한 GBD, CBD 접근성 덕에 여러 기업이 몰리고 있다. 크래프톤, 현대글로비스, SM엔터테인먼트, 무신사, 젠틀몬스터 등이 사옥을 마련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면서 다른 권역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박경배 상무는 "성수권역은 GBD 파생 수요와 트렌디한 매력을 바탕으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성수동 전체 약 60만평이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사용자의 이동 편의성, 리테일 활성화 측면에서 장점이 있고 많은 기업의 본사 기능이 이전되고 있어 독립된 업무지구로서 위상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권혁진 상무는 "성수권역은 서울시 전역은 물론 분당선을 통해 경기도까지 접근이 용이하다"며 "서울서부권 준공업지역과는 다르게 리테일과 업무지구가 적절히 혼합된 특색 있는 권역"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의 반응도 양호하다. 권혁진 상무는 "해외 투자자는 성수권역이 꾸준한 개발 호재와 발전 가능성 덕에 다른 오피스 권역 대비 높은 투자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선호도가 남다르다"며 “자산운용사와 디벨로퍼의 개발 추진으로 인해 당분간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종의 한계도 거론됐다. 이철민 전무는 "성수동은 최근 시장에서 급부상한 지역인데 권역으로 성장하려면 개발 가능한 부지 면적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성수역 북쪽의 잠재력 있는 대형 부지 개발이 이뤄져야 권역 형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왼쪽부터)권혁진 베스타스자산운용 상무, 이철민 케이리츠투자운용 전무, 김병직 신한리츠운용 상무, 박경배 마스턴투자운용 상무
'thebell'
이정완 기자
2022-08-03 14: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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