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지난 주 미국을 다녀와서 쉬는 틈에 서가에서 책 한 권을 뽑았습니다.
일본인 후지사와 구미가 쓴 〈최고의 리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NHK 방송에서 경영인 천여 명과 대담을 진행하면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삶의 스타일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는 점이 있기에 글로 적습니다.
나는 30세 나이에 선교 사역을 시작하여 51년 간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니 너무 열심히 하였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열심히 일한 건 당연히 좋은 일일진대 문제는 혼자서 너무 열심히 하였음에 대한 반성입니다. 후지사와 구미가 쓴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 리더는 혼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란 점입니다.
리더는 모두가 함께 열심히 일할 마음이 나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은 한가롭게 생각하고, 자신을 살피고, 공동체가 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지를 성찰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이 큰 도전이 됩니다. 나는 일벌레란 별명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런 별명이 붙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하여 왔습니다.
지금도 82세 나이에도 열심히 일합니다. 지금의 삶의 지표가 다음 3 가지일 정도입니다.
1) 늙어서 일하자
2) 행복하게 살자
3) 베풀며 살자
그래서 늦게 나마 일을 줄이고, 자신을 깊이 성찰하며, 좋은 리더가 되어야지 하고 다짐합니다.
1) 여섯 가지 발상의 전환 중에 첫 번째는 〈사람을 움직이다〉에서 〈사람이 움직이다〉로의 전환입니다.
리더의 첫 번째 역할은 업무의 지시가 아닙니다. 비전의 공유(共有)입니다. 일꾼들과 비전을 공유하게 되면 그 비전으로 함께 뭉치게 됩니다. 뭉치게 되면 실적이 오르고 상하 모두가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원들이 명령을 수행하는 부하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동료로 일하게 됩니다. 그래야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여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지도력을 비전형 지도력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비전형 리더십은 제조업이나 소매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업장이든지 이런 새로운 사고로 전환치 못하면 시대의 변화에 뒤쳐지게 됩니다. 이런 리더에게는 두 가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1) 조직원들이 공감하고 스스로 일을 하게끔 하는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2)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확실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그들의 삶과 사고, 그리고 행동에 침투시키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비전과 철학은 때로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성과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오늘 글은 두 번째 발상의 전환에 대하여서 적습니다.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의 전환입니다.
리더에게는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다가오는 직감이 중요합니다. 〈직감으로 결정한다〉와 〈되는대로 결정한다〉는 차원이 다릅니다. 리더가 감당하여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는 나아가야 할 방향, 비전을 만드는 일입니다.
막막한 사막이나 바다 한가운데에서 북극성을 가리키며 〈저 별을 향하여 전진합시다〉고 동료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자리에서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가 반론을 펴도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결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겠습니까? 직감에서 옵니다. 그냥 직감이 아닙니다.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임하는 직감입니다. 충동적인 선택이어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는 사고 끝에 다가오는 직감입니다.
우수한 리더는 걱정에 머물지 않습니다. 걱정거리에 맞서서 치밀하게 생각하여야 합니다.
늘 머리를 회전시켜야 합니다. 사우나에서도 생각하고 나와서도 생각하고 이불 속에서도 생각하여야 합니다. 생각을 많이 하지만 부정적인 사고를 하여서는 안 됩니다. 섬세하고 치밀한 사람이 되어서 자신이 결정한 일을 동료들에게 설득하여 각자가 스스로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2022-12-15 | 김진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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