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Service/@Bar & Bistro

★올디스 하우스 / 2020, 옛것이 빛을 발하는 을지로 술집

Paul Ahn 2024. 9. 24. 10:45

올디스 하우스 / 2020, 옛것이 빛을 발하는 을지로 술집

 

위치 : 서울시 중구 수표로 58 2

• 개점 : 2020 9

 

 

옛것이 빛을 발하는 공간, #올디스 하우스

MarieclaireKorea

 

무엇이든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술을 매개삼아 옛것의 매력을 드러내는 공간을 마련한 이의 연유.

 

구관이 명관 ‘Oldies but goodies’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오래된 것들은 곧 사라지거나 금방 싫증 난다고 여기기 쉽지만,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 아닌가.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옛것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워올디스 하우스를 준비했고, 지난 9월에 가오픈을 했다. 코로나19 탓에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비대면 시대가 끝난 직후에 더 다양한 요리와 술 그리고 좋은 시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일찍이 과감한 시도를 했다.

 

 

1980~90년대 미국을 떠올리며 대학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했고 평소에도 공간 꾸미는 걸 즐긴다. 사람들이 올디스 하우스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놀랍다라는 감정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테리어를 했다. 1980~90년대 미국 주방과 가정집의 모습을 참고했고 소재와 색감, 각종 소품과 가전제품까지 하나하나 신경 썼다. 실제로 내가 20년 넘게 사용하던 냉장고를 주방에 놓아두었는데, 냉장과 냉동 기능밖에 없지만 아직까지도 고장 한번 나지 않았다.

 

예전에 가게 두 곳을 오픈한 경험이 있는데, 공간이 너무 넓어 손님들과 편하게 대화하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서 올디스 하우스는 아담한 공간으로 기획했다. 손님들이 마치 나의 초대를 받아 놀러 온 것처럼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는, 따뜻하고 친밀한 공간이면 좋겠다. 나처럼 빈티지 소품을 좋아하거나 유행을 지나치게 좆지 않는 이들이 찾아와 주기를,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빈티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 명의 주인장 손님 응대부터 요리와 서빙까지 거의 다 나 혼자 소화한다. 나중에 필요하면 인력을 보충할 수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혼자 전반적인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새로운 파스타 우리나라에서 흔히 맛볼 수 없는 파스타를 선보이려고 한다. 레몬과 무염 버터를 넣어 만든 리모네 파스타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지인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인기 메뉴로, 시칠리아산 포도 품종인 지빕보(Zibibbo)로 만든 화이트 와인과 특히 잘 어울린다. 이 외에도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하다가 즉흥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올라 새 메뉴를 개발하기도 한다.

 

와인 애호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때 마시기 제격인 술은 단연 와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도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라 올디스 하우스의 술도 와인을 중심으로 구비했다. 손님이 추천한 와인을 마셔보고 팔기도 한다. 좋아하는 음식과 술을 즐기며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을 바라볼 때, 이 공간을 마련한 나 또한 기쁨을 느낀다.

 

해소의 공간 올디스 하우스를 찾아온 사람들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가면 좋겠다. 언젠가 공간 대관도 진행하며 다 같이 신나게 놀 수 있는 파티를 마련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소통하는 올디스 하우스 성격이 내성적인 편이지만 손님들과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다면 주인장에게 편하게 말을 걸면서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환영한다.

 

2021 12 17

editor 김 선희

 

 

24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