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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 Work〕 일하는 법이 달라졌다, 스폿워크의 부상

Paul Ahn 2025. 6. 19. 22:15

〔Spot Work〕 일하는 법이 달라졌다, 스폿워크의 부상

KB경영연구소

 

일하는 법이 달라졌다, 스폿워크(Spot Work)의 부상.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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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폿워크의 개념 및 성장 배경 

□ 주요국 스폿워크 확산 현황 

□ 스폿워크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

□ 향후 전망과 시사점

 

플랫폼 기반 초단기 노동, 산업계 전반에 빠르게 확산 중
전 세계 1억 명 근로, 한국도 182만 명 참여
4시간 이내 인력 확보, 실시간 정산 시대의 도래
일본·미국·한국 확산…초단기 근무가 만드는 노동 혁신
기업 인건비 최적화·근로자 자율성 향상이 핵심

 

일하는 방식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하루 몇 시간 또는 몇 십 분 단위로 당일 근무하고 곧바로 보수를 받는 '스폿워크(Spot Work)'가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인공지능이 생성.
 

 

일하는 방식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하루 몇 시간 또는 몇 십 분 단위로 당일 근무하고 곧바로 보수를 받는 '스폿워크(Spot Work)'가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며 전 세계 고용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초단기 근무 방식은 유연성과 실시간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고용 구조의 유연화, 유휴 인력의 재활용, 인건비 최적화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리면서 산업계와 금융계, 그리고 정책 분야 전반에 걸쳐 강한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 진영리 연구원이 6월 발표한 '일하는 법이 달라졌다, 스폿워크의 부상' 보고서에 따르면, 스폿워크는 현장 중심 업종에서 발생하는 초단기 인력 수요를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칭하고, 일정이 끝나자마자 보수를 정산하는 고도로 유연한 고용 형태이다. 

 

현재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약 1억 명 이상이 다양한 초단기 플랫폼을 통해 근로하고 있다. 일본은 2024년 기준 주요 스폿워크 플랫폼 가입자 수가 2,500만 명을 돌파했고, 미국은 전체 노동자의 31%가 주 36시간 미만의 단기 근무 형태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역시 수천만 명이 관련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빠르게 이에 합류하고 있는 추세다.

 

자료제공 KB금융경영연구소 

 

 

■ 스폿워크란 무엇인가: 유연성과 실시간성이 핵심인 '초단기 근로'

 

스폿워크는 하루 2~4시간, 주 1~2회 수준으로 기존의 단기 아르바이트보다 더 짧은 시간 동안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특징은 고용 관계의 지속성이 없고, 일회성으로 일하고 즉시 보수를 받는 구조다. 

 

일본 최대 스폿워크 플랫폼 '타이미(Timee)'는 이러한 근무 형태를 30분 단위로 세분화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플랫폼 자체가 보수를 선지급한 후 기업과 정산하는 '대체지불' 시스템을 적용해 사용자와 기업 모두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스폿워크는 긱워크(Gig Work)나 전통적인 단기 아르바이트와 차별화되는 특징을 갖는다. 긱워크는 배달이나 가사, 운전처럼 독립 계약 기반의 서비스가 중심이라면, 스폿워크는 병원, 유통, 호텔, 제조, 물류 등 현장 인력이 당일 필요한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특히, 예기치 못한 수요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력 운영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자료제공 KB금융경영연구소. 

 

 

■ 일본·미국·한국 확산: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파고든다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등 편의점 체인을 중심으로 스폿워크 플랫폼이 정규직 채용을 대체하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일본 내 주요 플랫폼 가입자는 2,500만 명을 돌파했고, '타이미'는 도쿄증시에 상장하며 제도권 산업으로 안착했다. 메르카리, JR웨스트 등 대기업들도 자체 스폿워크 플랫폼을 운영하며 채용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워놀로(Wonolo, 단기 현장직 중심의 인력 매칭 플랫폼), 인스타워크(Instawork, 서비스업·이벤트업 중심의 실시간 근무 매칭 플랫폼) 등 수요 기반 초단기 플랫폼이 급증하며 긱이코노미의 진화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2024년 현재 주 36시간 미만 초단기 근로자가 전체 노동자의 31%를 차지하며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유럽연합은 '플랫폼 노동 지침'을 2024년 최종 채택해 관련 노동자들의 임금, 복지, 권리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했다. 이 지침은 플랫폼 종사자들에게 법적 보호를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며, 사용자가 플랫폼의 근로자에게 일정 수준의 노동 조건을 보장하고, 사회보험 가입 등 복지 혜택을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배달 플랫폼 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독일과 스페인도 플랫폼 사용자를 실질적인 고용주로 규정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는 플렉스잡스(Flexjobs), 스태퍼(Staffer) 등 초단기 일자리 중개 플랫폼이 활발히 운영되며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료제공 KB금융경영연구소 

 

한국은 '급구', '쑨(SOON)', '당근알바' 등 초단기 중개 플랫폼의 활성화와 함께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수가 2024년 기준 182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플랫폼은 당일 근무 매칭, 실시간 보수 정산, 사용자 평가 기능 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외식업, 유통업, 물류센터 등 반복적이고 짧은 업무 수요가 발생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자료제공 KB금융경영연구소 

 

자영업자, 소상공인, 행사 업체뿐 아니라 병원, 키즈카페, 공유주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스폿워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 아르바이트 생태계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또한 일부 플랫폼은 근무 이력 기반의 보상 프로그램, 장기 이용자 대상 복지 서비스, 신뢰도 기반 등급제도 등을 도입하며 근로자 충성도와 질적 수준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 기업과 노동시장에 주는 변화

 

스폿워크는 기업에게 인력 확보의 시간을 평균 4시간 이내로 단축시키며, 갑작스러운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미국의 인스타워크 이용 기업들의 경우 전통 채용 방식이 평균 23일 소요되는 것에 반해, 스폿워크는 평균 4시간 이내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타이미 조사에 따르면 스폿워크 활용으로 인사·급여·세무 등 관리 비용을 18% 절감하고, 전체 인건비의 20%까지 최적화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반면, 단기 계약 반복으로 인해 숙련도와 서비스 품질 저하, 조직 충성도 부족 등 구조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단기 인력 전용 교육 도구, 온보딩 매뉴얼,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등을 병행하여 품질 관리에 나서고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자율적 근무시간 선택이 가능하며, 여러 직무를 병행할 수 있어 멀티잡 기반의 소득 다변화가 가능하다. 일본 타이미 조사 결과, 장기 근무자 67%가 "자신의 일정에 따라 일한다"고 응답했고, 100시간 이상 누적 근무자에게는 상해보험, 건강검진 쿠폰 등 복지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 

 

미국 워놀로 설문조사에서도 72%가 자유로운 근무 시간을 장점으로 꼽았고, 61%는 주 10시간 이하로 근무하며 삶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노동시장 전반으로는 고령자, 경력단절 여성, 외국인 유학생 등 유휴 인력의 노동시장 복귀 기회를 확대시키고 있으며, ILO(국제노동기구)가 2023년 발간한 'Platform Workers: Estimating Their Numbers and Characteristics'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 기반 근로자는 2017년 4,300만 명에서 2023년 1억 6,000만 명으로 3.7배 급증했다. 이러한 유입은 기존의 고용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화를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제도 설계의 필요성도 부각시키고 있다.

 

 

■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스폿워크의 확산은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형 근로자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전면화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신용평가 모델은 고정 소득과 고용 지속성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스폿워커의 금융 신뢰도를 낮게 평가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이에 따라 미국의 비바파이낸스는 실제 소득 흐름에 따라 상환 조건을 자동 조정하는 대출 모델을 도입했으며, 한국도 2023년부터 배달 플랫폼 근로자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 중이다.

 

금융기관은 실시간 보수 정산 시스템, 소액 신용대출, 인건비 한도 지원 상품 등을 결합해 스폿워크 생태계 전반의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량 고객 확보의 새로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단기 인건비 정산을 위한 후불 결제 시스템과 연계된 맞춤형 계좌 서비스도 시도되고 있다.

 

 

■ 고용과 금융의 접점을 새롭게 설계해야

 

KB금융경영연구소는 "스폿워크는 고용의 유연성뿐만 아니라, 평판 자본, 복지, 금융 등 다양한 시스템의 동시 전환을 요구한다"며 "근로자의 실시간 근무 이력, 업무 평가, 사용자 피드백 등이 결합된 신뢰 체계가 마련된다면, 기존의 고용관계를 뛰어넘는 신뢰 기반 노동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의 타이미 플랫폼은 이용자마다 업무 피드백과 이력 데이터를 누적 관리하고, 일정 이상 평가 점수를 받은 근로자에게 장기 근무 보상과 우선 매칭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일부 플랫폼도 누적 출근율과 고객 평가를 바탕으로 등급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등급이 높을수록 복지 혜택과 시급이 향상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신뢰 기반 생태계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특히 금융 접근성 제고와 사회보험 체계의 개편이 병행되어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향후 과제와 전망

 

스폿워크는 단기 인력 채용을 넘어 전 산업 구조의 유연화를 상징하는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은 핵심 인력만을 정규직으로 운영하고, 비핵심 업무는 외부 플랫폼을 통해 스폿워크 방식으로 조달하며 인건비의 변동성과 수요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은 매장 운영 인력의 약 30%를 타이미 플랫폼을 통해 유연하게 채용하고 있으며, 한국의 일부 물류센터도 특정 시간대 피크 수요 대응을 위해 스폿워크 인력을 정규직 대비 2배 이상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은 고정비를 줄이고 탄력적 인력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으로 스폿워크를 실질적인 인사 구조로 흡수하고 있다. 비핵심 업무는 외부 플랫폼을 통해 유연하게 조달하는 '오픈탤런트(Open Talent)'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개인은 일과 삶의 균형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설계하며 다양한 직무를 순차적으로 경험하는 다중 역량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기업, 금융기관은 비정형 근로자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사회보험, 신용평가, 복지제도 등을 통합할 수 있는 종합 설계를 추진해야 하며,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신뢰 시스템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스폿워크는 단순한 아르바이트 모델을 넘어서 디지털 전환 시대의 노동 혁신을 상징하는 현상으로, 유연한 고용 구조와 실시간 보상 체계가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대학교 경영학부 이대성 겸임 교수는 "스폿워크는 단기 고용의 유연성을 넘어 고용 시장의 근본적인 인프라와 제도를 재설계하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청년층의 직무 다양성 추구, 기업의 채용 리스크 회피 전략, 디지털 기술의 고도화라는 세 가지 흐름이 맞물리면서 기존 정규직 중심 체계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스폿워크가 정규직 중심의 고용 패러다임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또한 제도적 기반은 어떻게 보완되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그 진화 방향에 따라 고용 시장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계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 기사에 대한 Q&A

Q1. 스폿워크와 기존 아르바이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1. 스폿워크는 하루 단위 또는 몇 시간 단위로 일하고 실시간으로 보수를 받는 구조이며, 플랫폼을 통해 근무가 매칭되고 정산되는 점에서 기존 아르바이트보다 더 유연하고 디지털 기반입니다.

 

Q2. 스폿워크는 어떤 업종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나요?
A2. 편의점, 물류센터, 외식업, 병원, 호텔, 공유주방 등 현장 인력 수요가 불규칙한 업종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Q3. 기업이 스폿워크를 도입할 때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인가요?
A3. 평균 인력 확보 시간을 4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으며, 필요한 시점에만 인력을 투입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큽니다.

 

Q4. 스폿워크 근로자는 어떤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A4.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장기 이용자에게는 상해보험, 건강검진 쿠폰, 보너스 지급 등 복지 혜택이 제공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Q5. 스폿워크 확산에 따라 필요한 제도적 과제는 무엇인가요?
A5. 고용 안정성 확보, 대안 신용평가 도입, 사회보험 체계 편입 등 비정형 근로자를 제도권으로 포섭하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요구됩니다.

 

2025-06-02

KB경영연구소 진영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