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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가구·인테리어 시장

Paul Ahn 2012. 8. 11. 22:00

⊙B2C 가구·인테리어 시장

 

휘청이는 시장,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사는 법…

(enewstoday.co.kr)

 

빠른 속도로 세분화하고 있는 세대 구조 속에서 리빙 업계가 저마다의 생존전략을 들고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새로운 소비 방식의 도입과 같은 새로운 도전부터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까지. 업계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변화의 모습을 보다 가깝고 생동감 있게,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보는 자리를 마련해본다.

 

 

한샘

 

우리나라 리빙·인테리어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한샘이 갖는 상징성은 그 어느 기업과도 견주기 어렵다. 가구에서부터 리모델링, 바스(Bath), 인테리어까지 국내 리빙 전 부문에서 한샘이 미치는 영향력은 대체 불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 1위 한샘도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실적 쇼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낸 적자 규모만 200억원이 넘는다. 한 해 전체로 봤을 때는 상장 후 사상 첫 영업 적자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손에 들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에는 주택 거래량 급감 영향이 컸다. 아파트 매매량이 크게 감소하자 그에 따른 수요 감소가 실적 악화에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의 아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한샘은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수많은 악재 속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리빙 시장에서 업계 1위 한샘의 현주소와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1위의 추락, 한샘이 아닌리빙의 위기

 

한샘은 20년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말을 기점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한 고금리 사태로 주택거래 시장이 무너지자 그 여파가 고스란히 가구·인테리어 업계로까지 번졌다.

 

한샘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21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원으로 전년(22312억원) 대비 10.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71146000만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말 그대로 부인할 수 없는부진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건 한샘의 갑작스러운 추락이 아니다. 업계 전반으로 퍼진 위기감 자체를 경계·우려해야 한다.

 

실제로 업계 2위 현대리바트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852700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957만원으로 전년 대비 6.3% 늘어났지만, 당기순손실은 573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난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주택거래량 감소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다 보니 가구와 인테리어 수요가 줄어든 것이 뼈아프게 다가온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년 대비 55% 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금리인상이 완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해빙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지만 실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금리 현상이 여전해 거래량이 큰 폭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가구업계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미래 시장 핵심은플랫폼대전

 

앞에서 말한 대로 업계 1위 한샘은 그야말로절체절명()’의 위기다. 현재 상태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한샘의 대답은플랫폼’, 그리고데이터.

 

한샘은 지난달 정보 탐색부터 상담, 견적, 계약, 시공,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한샘몰을 론칭했다.

 

한샘몰은 기존의 한샘 홈리모델링·가구 상품과 매장 정보를 제공하는 '한샘닷컴'과 가구·생활용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 통합한 형태다.

 

고객이 앱에서 홈리모델링에 대한 정보를 찾아 견적을 내볼 수 있고 이를 곧바로 앱에서리하우스 디자이너에게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견적을 받은 한샘은 고객의 요청에 맞춰언택트 3D 제안서를 만들어 제공하고 이후 상담을 거쳐 계약까지 앱으로 체결할 수 있다.

 

가상의우리 집모형에서 특정 가구를 선택해 미리 배치해볼 수도 있고, 그를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아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소비자가 원하는 바를실시간으로온라인을 통해 △3D 모형을 바탕으로생동감 있게수많은 소비자 경험을 통해 축적된데이터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샘은 리모델링 견적과 계약 과정의 편의성도 높였다. 고객은 평형과 방·욕실 개수만 입력하면 대략적인 견적을 낼 수 있다. 한샘 리모델링 전문가가 자체 3D 설계 프로그램으로 구현한 도면·견적서도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다. 한샘몰을 통해 매장과 일정을 예약한 방문 상담도 가능하다. 모든 계약은 견적서 세부 내역을 모두 담은 전자계약 방식으로 체결한다.

 

그동안 각종 악성 민원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던 서비스 투명성도 크게 개선된다.

 

모든 시공 과정을 현장 업무 담당자가 자재 정보, 일정 등을 기록하는 '리모델링 매니저'로 통합했다. 기존에는 고객이 각 공정 담당자와 직접 소통해야 했다.

 

시공 과정을 모두 기록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모든 상황을 체크할 수 있고 이후 사후관리에서도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게 된다.

 

 

◇디지털 플랫폼 전환실적이 아닌 소비자로 향한다

 

한샘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수많은 개선 사항과 새로운 서비스들을 내세웠지만, 이익 실현과 같은 실제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들뿐만이 아닌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플랫폼 구축에 뛰어들었으며, 무엇보다 진정한 대결상대가 될 e커머스와의 전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단순한 온라인 플랫폼 구축이 아닌 오프라인과 온라인과의 적절한 조화와 공생(共生)이다.

 

한샘이 오프라인에서의 경험과 온라인의 편리함, 두 가지 키워드를 어떻게 잡아나갈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리바트

 

적자 속 생존전략 모색올인’…중고 거래부터 플랫폼 전환까지 다각화

한샘과 국내 가구 시장에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리바트의 지난 한 해를 한 문장으로 풀이하면고난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언택트(비대면) 수요의 증가로 반사이익을 얻었던 것도 잠시, 온라인과 플랫폼, e커머스 위주의 소비 기조가 주를 이루면서 수익 부문에 빨간불이 들어 왔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라는 겹악재를 겪으면서 지속적인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현대리바트는 적자 탈피와 새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돌파구 모색에 사활을 걸었다.

 

가깝게는 중고 거래와 같은 작은 수요부터 거시적으로는 플랫폼 구축까지 A부터 Z에 이르는 차별화 전략을 들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2위의날개 없는 추락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79억원을 기록, 전년 202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508억원까지 추락했다.

 

매출은 14957억원으로 전년 14066억원과 비교해 6% 늘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441억원으로 역시 적자 전환했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이사·인테리어 수요 감소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이 같은 현대리바트의 이번 영업손실은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현대리바트는 2022년 대규모 적자와 2023년 시장상황 전망 고려해 매년 실시하던 배당을 지난해 건너뛰는 등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해답은 플랫폼? 가능성만이살길

 

현대리바트가 생존전략으로 내세운 것은가능한 모든 것으로 보인다.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이 보인다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도전에 나설 채비를 마친 상태다.

 

우선 올해 최근 1~2년 새 오픈한 오프라인 매장을 안정화하고, 온라인 부분 콘텐츠를 강화해 신규 고객 유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2020년 자사 온라인 플랫폼리바트몰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이어 지난 1월 개인간 중고가구 거래 플랫폼인오구가구의 시범 운영에 돌입하면서 플랫폼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오구가구’는 중고거래 서비스뿐만 아니라리바트몰도 함께 입점해 있어 플랫폼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소비자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오구가구를 통해 중고 가구를 판매하려는 고객은 별도 판매 수수료 없이 가구 이미지 또는 동영상과 판매 희망가격, 배송 출발 장소 등을 페이지에 기입하면 된다. 중고 가구를 구매하려는 고객은 배송받을 장소와 날짜를 기입하고, 안전결제를 통해 제품 비용과 배송 설치비를 지불하면 배송받을 수 있다.

 

특히 오구가구는 중고 가구 판매와 구매만 이뤄지는 기존 중고 거래 플랫폼과 달리 현대리바트의 전문 설치기사가 직접 가구 해체부터 배송 및 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하이엔드 가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방가구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이탈리아 하이엔드 주방가구 브랜드발쿠치네와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공급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리바트는 이를 통해 B2C 리모델링 시장과 아파트 재개발·리모델링 등 B2B 빌트인 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 상승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케아

 

2022년 이케아 코리아의 한 해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악화와 전년도 과밀화된 수요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가구업계의 동반성장을 이끌었던 이케아의 질주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또한 수년째 매출액이 6000억원대에서 정체기를 맞고 있어 한샘, 현대리바트 등 국내 대기업 가구업계의 장악력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현실적인 가격과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겨냥한 다채로운 구성을 자랑하는 이케아만의 카테고리는 기존 중소가구업체들의 파이를 빼앗아 왔고, 결과적으로는 그 소비 기조가 대기업 브랜드 제품으로 이동하게 된 셈이다.

 

이케아는 새로운 벽에 직면했다. 애매해진 포지션을 어떤 방식으로 탈피해야 할지가 핵심이었다.

 

여기서 이케아가 내놓은 해답은소통이라고 본다.

이전까지도 고객과의 소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이케아였지만, 그 소통의 방향성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바꿔나가고 있다.

 

 

가구점이 아닌, ‘이케아

 

지난해는 이케아뿐만이 아닌, 국내 가구시장 전체의 위기의 시기였다.

 

국제 연료가격 폭등을 비롯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한 원자재 가격과 극악으로 치닫는 유통마진으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했다는 것이다.

 

이케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 해에만 687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62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방문객수도 7000만명에서 6682만명으로 감소해 줄어든 오프라인 수요를 실감케 했다.

 

다만, 온라인 부문에서만큼은 괄목할만한 증가량을 보였다.

 

작년 기준 온라인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12% 증가했으며, 리모트(원격) 관련 매출도 18% 확대됐다.

 

멤버십 회원수 역시 13% 늘어난 340만명을 기록하는 등 온라인 유통 채널의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이케아는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고객 소통 방식을 온라인 채널로 확대했다.

 

상담부터 결제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한편, 오프라인의 강점은 그대로 살리고 이를 온라인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는앞으로 이케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서비스와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며달라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이케아만의색깔을 갖춰 나가겠다. 인테리어 디자인 서비스에서부터 친환경 홈퍼니싱까지 이케아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를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경험과 혁신, 그리고 성장

 

가구라는 제품의 특성상 크기와 촉감, 밀도와 무게 등 다양한 경험과 체험이 동반된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직접 보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

 

이케아는 이 같은 가구의 본질에 집중해 가구를 보고 사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과 경험, 그리고 소통과 공감이라는 방식으로 확대, 창출해냈다.

 

이를 바탕으로 이케아 매장만의쇼룸과 전시 형태는 기존 가구매장들의 통상적인 형식과 개념을 깨뜨렸다.

 

이케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 그리고 새로운 접근법을 받아들이며성장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전 세계 매장에서는 자율주행 드론을 활용한 재고 조사를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가 만드는 미래 가구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업계와 시장에서는 불완전성에 대한 여러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이케아는 새로운 성장을 위해 도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국내에서도 친환경 폼퍼니싱 제품군과 중고제품 거래 플랫폼 강화 등을 추진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까지 다양한 방식과 콘텐츠, 그리고 접근법으로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퍼시스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1·2위를 양분하고 있는 국내 가구업계 내에서도 각 카테고리별 위상은 기업마다 천차만별이다.

 

그중에서도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 부문에서 말 그대로 독보적인 입지를 지니고 있다.

 

퍼시스는 흔히들 사무용 가구는 철제가구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던 1980년대 목재 가구와 시스템 가구를 선보이며 국내 사무실 풍경을 바꾸어 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불어 닥친 재택 열풍으로 인해집 안에 사무실이라는 개념이 유행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좋은 수완을 거뒀다.

 

자연스럽게 주가도 고공행진하며 역대급 실적을 챙기나 했으나,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됐다.

 

 

장사는 잘했지만 투자는낙제

 

퍼시스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3814억원, 영업이익 3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6.7%, 영업이익은 14.3% 각각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엔데믹 이후 가구업계 전반에 실적 악화 추세가 도드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인모션데스크등을 앞세워 호실적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퍼시스는 2015년 모션데스크를 출시한 이후 변화된 업무 방식에 적합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하지만 영업부문의 성광에도 불구하고 퍼시스의 영업이익은 전년의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막대한 투자 리스크가 있다.

 

앞서 퍼시스는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허만밀러 등을 통해 사모투자신탁, 펀드, 지분증권 등에 투자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퍼시스가 투자한 2123억원의 투자금은 1년만에 1490억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당시 본격화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비롯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코로나 종식에 따른 재택근무 종료 추세로 사무용 가구 업계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어 투자 부문의 실패를 수습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미래가치…ESG ‘낙제오명

 

퍼시스는 ESG(환경·사화·지배구조) 중심의 경영강화에 그 어떤 가구기업보다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앞서 그룹 내 모든 가구 브랜드에 자연분해성 비닐포장을 적용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높였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일룸은 '에코 디자인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에코 디자인 프로세스는 유럽식 E0등급 합판, 비용제형 수성 접착제, 수발포공법으로 만든 우레탄 등을 사용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또한 사회공헌 플랫폼행복얼라이언스에 가입해 저소득층 가정에 책상과 의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청소년들의 학습환경 개선도 돕고, 소아암 어린이 쉼터 지원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지배구조 개선에서 나왔다.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편법 승계 논란과 본사 위주의 경영정책 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우선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퍼시스의 승계 과정은손동창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한 퍼시스홀딩스(옛 시디즈)와 퍼시스와의 지분 관계손 명예회장의 장남인 손태희 사장과 일룸, 시디즈(옛 팀스)로 이어지는 구조 승계 과정 등이 논란의 핵심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복잡한 승계 과정에 필요한 자금 마련 과정 중 위법행위가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실제 지난 2020 5월 서울지방국세청은 조사4국을 투입해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리점과의 분쟁의 경우 퍼시스가 지금까지 고객과 판매 계약을 맺은 대리점이 퍼시스에 제품을 주문하는 형태로 운영돼 온 판매 정책을 본사와 고객 간의 직접 계약으로 변경, 이를 대리점주들과 협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대리점에 공지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특히 이 과정에서 확정되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악용해 대리점주들을 속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경영·지배구조 부문에서 수 차례 내홍이 일자 퍼시스는 지난해 ESG 평가에서 D등급을 받게 됐다.

 

 

절반의 실패, 그럼에도 계속도전

 

퍼시스는 사무용 가구에 특화된 만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무공간의 변화에서 기회를 모색해왔다. 그 결과 2021년 창립 이래 최대인 매출 3265억원, 순이익 451억원으로 전년대비 32% 개선된 영업실적을 내기도 했다.

 

물론 지난해 실적 부문에서 투자 실패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입긴 했으나, 퍼시스 제품 자체에 대한 시장성은 여전히 건재해 추가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저력은 있다.

 

퍼시스는 지난 몇 년간 시스템부스를 출시해 가구와 공사의 개념통합을 기획하는 등 오피스 인테리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스마트 데스크와 같은 사무용 공간 컨설팅과 사무용 가구 사업라는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는 과감한 도전과 투자를 이어 나가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퍼시스는위기 상황 속에서 퍼시스는 새로운 환경 및 문화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발생하는 사무공간의 변화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

 

지난 1993년 우리나라 침대 시장을 강타한 에이스침대의 슬로건이다. 브랜드 마크의 가치가 아닌, 제품 자체의 우수함을 전면으로 내세운 당시 에이스 침대의 포부를 담은 공격적 마케팅은 침대 시장의 판도를 뒤집었다.

 

1963년 설립된 에이스침대는 침대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침대 전문 기업으로, 설립자인 안유수 회장은 우리나라에 아직 침대문화가 도입되기 전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던 침대를 보고 침대 사업에 뛰어들었다.

 

광고의 성공을 시작으로 에이스침대는 대한민국 대표 침대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단순히 광고 성공만으로 침대 과학의 명맥을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온 것은 아니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왔기 때문에 오랜 기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처럼 에이스침대는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브랜드의 가치를 통해 지속적이고 일관된 그들만의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

 

 

오래된왕좌노리는 후발주자들

 

업계 1위 에이스침대와 2위인 시몬스는 형제 기업이다. 안유수 회장이 장남 안성호 사장에게는 에이스 침대를, 차남 안정호 사장에게는 시몬스를 물려주면서 현재의 형제 기업 구도가 갖춰지게 됐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안유수 일가의 과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양사는 지속적인 경쟁구도를 통해 건강한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양강구도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침대 시장의 성장세가 일정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고착화 단계에 머무르기 시작했다.

 

이어 2010년대를 기점으로 프리미엄화를 내세운 해외 브랜드들과가성비열풍을 일으킨 저가 메모리폼 브랜드들이 국내 침대 시장을 공략하면서 업계 판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국내 가구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 28일부터 3 28일까지의 가구 상장기업 브랜드 빅데이터 21372378개를 분석한 결과 1위 한샘 2위 에이스침대 3위 지누스 순으로 집계됐다.

 

후발주자들의 맹렬한 러시를 비롯해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렌털업계의 견제도 업계 1위 에이스 침대의 입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34624091만원, 영업익 6533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0.04%, 14.9%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4.8% 감소한 54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의 하락 폭이 크진 않지만, 에이스침대 매출이 줄어든 데는 지난 2013년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매매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된 점을 꼽았지만, 실질적인 요인은 시장 내 장악력이 약해짐에 따라 기존 수요층을 후발주자들에게 빼앗긴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웨이·SK매직 등 렌털업계와 한샘이 홈케어 서비스를 앞세워 매트리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끝나지 않은 위기다각화에 승부수

 

에이스침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구·인테리어 붐이 일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2019년까지만 해도 2774억원이었던 회사 매출은 2020 2891억원, 2021 3454억원 순으로 연평균 11.6%씩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매년 24.5% 수준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해지고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자 수익성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택 거래량의 감소로 인한 시장 경색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단기적인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에이스 침대는 시장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다각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우선 백화점 등 대형 유통 채널을 통해 팝업스토어 운영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신제품프리미엄 라인 등을 쇼룸 형태로 선보이는 체험형 매장의 특성을 갖고 고객들이 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한다.

 

젊은 세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도 수립 중이다.

 

이를 위한 선제 조치로 에이스침대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클럽 에이스를 론칭했다. 에이스침대는 클럽 에이스를 앞세워 내년부터 MZ세대 트렌드에 맞춘 홀더, 디저트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외 판매채널을 그간 백화점과 직영점(에이스에비뉴), 대리점 등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채널 판매에서 라이브커머스 사업자와의 협업 및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온라인몰 활성화에도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이뉴스투데이

2023.04.16 10:00

고선호 기자 shine7@enewstoday.co.kr

 

 

"인테리어 시장 더 커진다" 빅3 각축전 돌입

(hankyung.com)  

 

“인테리어 시장 지속 성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415000억원이던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이 올해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인테리어 소비 성향이 패키지 상품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샘은 아파트 거래량이 작년 대비 17.8% 감소한 올해 3분기에도 리하우스 실적이 1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인테리어업계 관계자는 발품을 팔아 최저가 제품을 찾는 대신 품질과 사후관리 서비스가 보장된 패키지 상품을 전문 전시장에서 보고 시공까지 한 번에 하는 추세라며 객단가가 높은 패키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업체들도 사활을 걸고 있다고 귀띔했다.

 

 

리바트 윈도우

 

"인테리어 시장 더 커진다" 3 각축전 돌입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리바트는 연내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 회사는 최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건축자재 업체인 현대L&C와 협업해 창호 브랜드리바트 윈도우를 출시했다. 리바트 키친·바스 등 기존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와 이번 창호 브랜드를 한데 묶은 종합 패키지 서비스로 B2C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종합 인테리어 직매장을 2019 13개에서 지난해 27, 올해 33개로 꾸준히 늘리는 등 오프라인 영업망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샘리하우스

 

국내 1위 업체인 한샘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종합 인테리어 패키지 상품인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를 도입했다. 이를 발판으로 이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렸다. 2018 82개였던 리하우스 대리점은 이달 기준 630개로 3년 새 약 7.6배 늘었다. 한샘은 최근 리하우스 제품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리하우스 스마트홈 패키지를 선보였다. 한샘 관계자는주택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통해 구조적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지인스퀘어

 

LX하우시스의 지인스퀘어는 B2C용 인테리어 제품부터 건자재까지 다양한 인테리어·리모델링 품목을 전시한 이 회사의 핵심 유통 채널이다. 인근 주요 아파트의 평면을 재현한 제품 전시용 견본주택을 도입하는 등 소비자 친화형 전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지인스퀘어, 가전마트 내 숍인숍 매장 등 현재 70여 개인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100여 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LX하우시스는 이달 초 서울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555㎡ 규모의 대형 리모델링 전시장 ‘LX 지인 인테리어 지인스퀘어를 열었다. 이 회사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 강화를 위해 서울 지역 백화점에서는 처음으로 지인스퀘어를 마련했다. LX하우시스는 현재 13개인 지인스퀘어를 연내 2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인테리어·리모델링업계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집객력이 높은 대형 상업시설 위주로 영업망을 확대하는 한편 주방·바닥·욕실·창호 등 인테리어 핵심 제품을 아우르는종합 패키지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주택 노후화도 가속화하는 상황을 겨냥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2021.11.07 18:09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