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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유통업계 10대뉴스 / 어패럴뉴스

Paul Ahn 2012. 1. 1. 15:20

2012년 유통업계 10대뉴스 / 어패럴뉴스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45147

 

다사다난했던 임진(壬辰)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하다는 경기침체 속에 올해 패션 업계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불황으로 매출은 곤두박질쳤고, 급기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다시 유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연초에 한섬이 현대홈쇼핑에 경영권을 매각하고, 4월에는 우성아이앤씨가 패션그룹형지에 매각되는 등 패션 전문업체들이 대기업의 품으로 들어가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됐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직진출이 올해도 이어졌으며, 하반기에는 중국 기업들이 연승어패럴, 아비스타 등을 잇달아 인수, 그 배경을 두고 논란이 뜨거웠다. 반대로 한류 품을 타고 K-패션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국내외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세력 확산, 편집숍 열풍, 복합쇼핑물 증가,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이 올 한해 패션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한섬, 현대홈쇼핑에 경영권 매각

 

 

올 1월 13일,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들려 온 한섬의 경영권 매각 소식이 업계를 강타했다. 이날 한섬은 현대홈쇼핑에 정재봉 사장을 비롯한 특수 관계인의 지분 34.65%(853만2763주)를 4천2백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접 인수전에 나서면서 연말을 기점으로 협상이 급물살을 타 속전속결로 매각이 결정됐다. 

1987년 설립돼 2011년 약 5023억원의 매출과 10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부채비율도 13.0%에 불과한 초우량 기업이자, 패션 업계의 간판 기업인 한섬의 매각이 업계에 미친 심리적 영향은 다양했다. 양사는 혼란을 최소화한 연착륙을 위해 한섬에 현대 측 이사진을 구성하고 정재봉 사장과 문미숙 감사를 비롯한 경영진과 기존 조직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국내외 SPA 세력 확대
‘유니클로’, ‘H&M,’ ‘자라’, ‘에잇세컨즈’, ‘탑텐’ 등 국내외 SPA 브랜드들이 서울 명동과 강남에 이어 지방 핵심 상권에 속속 진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유니클로’의 경우 지난달 30일 포천점, 포항 그랜드애비뉴점, 문정 로데오점 등 3개 매장을 동시에 오픈, 국내에 90개 유통망을 구축했다. ‘유니클로’는 오는 2014년 150개 매장에서 1조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SPA 브랜드들의 세력 확대는 상대적으로 여성복과 캐주얼 시장의 위축을 가져왔으며, 라인이 확대되면서 전 복종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지난 17일 열린 ‘글로벌 SPA 대응 전략’ 포럼에서는 성장 속도가 가파른 이들 브랜드들과 대응하기 위해서는 ‘포지션 차별화’, ‘상품 차별화’,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복합쇼핑몰 시대 도래

복합쇼핑몰이 국내 유통 시장의 핵으로 부상했다. 한 곳에서 쇼핑과 여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복합쇼핑몰은 지난 2009년 가을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와 경방 타임스퀘어를 시작으로 매년 1~2곳씩 생겨나고 있다. 2013년에서 2017년 사이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전국의 복합쇼핑만도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선진국형 유통 모델로 국내 역시 소비 수준의 향상과 라이프스타일의 질적 진전, 가존 단위의 시간 소비 증가 등을 이유로 유통의 발전 과장에서 필연적인 결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2만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는 1인당 국민 소득과 생산성 저하에 빠진 국내 경제를 감안할 때 고비용의 도심형 복합쇼핑몰이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고 효율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최악의 불황 -- 소비패턴 변화
경기침체와 패션 시장 환경 변화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같은 값을 주더라도 할인 폭이 큰 상품, 같은 상품이라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이른바 불황형·절약형 소비패턴이 확산됐다.

의류 매장에서는 정상 상품보다 행사 상품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졌으며, 1만원 전후반대의 초저가 아이템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또 백화점 명품 매출이 줄고 온라인 쇼핑몰의 중고 명품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이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하다는 경기침체로 알뜰 구매 족이 늘어난 데다 글로벌 SPA 브랜드들이 초저가 아이템을 쏟아내면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외 브랜드 국내 진출 봇물

‘망고’, ‘코치’, ‘하그로프스’, ‘반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직진출 움직임이 활발했다. 특히 국내에 인지도가 높고 편집숍과 멀티숍에서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들의 국내 직진출 사례가 크게 늘었다. 특히 VF사는 지난 8월 VF코리아를 설립한데 이어 10월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ABC마트’에서 전개해 온 ‘반스’의 직접 전개 의사를 밝혔다.  

이와 함께 에이전시를 통하거나 본사에서 직접 국내 진출을 추진하는 해외 브랜드가 12월 현재 30여개에 이르는 등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가 악화되자 신흥 시장으로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저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중국은 아직 시장이 검증되지 않아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복 전문업체 매각 및 부도
패션그룹형지가 지난 4월 코스닥 상장 업체인 우성아이앤씨를 인수하고, 6월에는 신사복 ‘피에르가르뎅’과 ‘폴스튜어트’ 등을 전개하는 부도가 부도 처리되는 등 남성복 전문업체의 부침이 심했다. 이에 따라 현재 남성복 단일 브랜드를 운영하는 전문업체는 20여개로 줄어들었으며, 이들 업체 역시 자금난 속에 인수설에 시달리고 있다.

남성복 전문업체의 위기는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데다 대기업과의 자금력 싸움에서 밀리면서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패션 트렌드가 정장 위주에서 캐주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시기적절한 대책 마련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편집숍 열풍 -- 논란도 많아

성장 한계에 도달한 패션 업계의 신성장 모델로 편집숍이 급부상하면서 제도권과  비제도권을 가리지 않고 런칭이 이어졌다. ‘에이랜드’와 ‘원더플레이스’ 등 비제도권에서 세력을 굳힌 편집숍들이 롯데 등 유통가의 러브콜을 받아 입점했고, 제도권에서는 여성복, 남성복, 잡화 등 다양한 복종의 편집숍을 런칭하면서 테스트에 들어갔다. 편집숍이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달았고, 이를 구조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홀세일 시스템의 필요성도 크게 대두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성숙기라고 보기에는 최근 런칭된 편집숍들이 그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환경적 바탕이 되는 바잉 시스템이 부실한데다 숍 아이덴티티와 컨셉이 좌우하는 편집숍의 강점을 제대로 구현한 경우가 드물어 새해의 숙제로 남겨졌다.
 
K-패션, 차세대 한류 부상
올해의 한류, 특히 K-POP이 주도한 한류 열풍은 강력했다. 한류 무드와 패션산업의 연계도 보다 구체화돼 동반 마케팅 시너지와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패션기업과 한국 패션시장에 매겨지는 가치도 예전과는 달라져 서울패션위크 등을 방문한 해외 바이어들은 유럽, 미주의 내수 불황으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점도 있으나 K-패션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기업의 집중지원 시스템을 통해 단 두세 시즌 만에 유력 거래선을 확보하고, 신진 디자이너들이 해외 전시회에서 받는 수주액수도 억대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활발히 논의되는 해외 자본의 국내 기업, 브랜드 인수와 직진출 해외 기업의 증가,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도 K-패션과 시장 성숙도를 볼 수 있는 한 척도로 보고 있다.


 
중국 자본 국내 패션 기업 인수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이 국내 패션 업체와 브랜드 인수에 적극 뛰어든 한 해였다. 신화인터크루, 연승어패럴, 아비스타 등이 중국 기업에 경영권을 매각한 가운데 지금도 2~3개 중견 업체가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부 업체는 부실 브랜드만 따로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기업이 국내 패션 업체나 브랜드 인수에 관심을 갖고 접근한 것은 오래됐지만 실질적인 인수로 이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국내 업체들은 성장 한계와 경영 부실 앞에 막혀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의 성장과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품기획 능력 등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형마트 영업규제 논란

올 한해 규제와 해제를 반복해 온 대형마트 휴일 영업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패션 업계는 현재 국회에서 개정 입법 추진 중인 유통산업발전법이 원안대로 갈지, 재논의 후 통과될지 확실치 않아 좌불안석이다. 논란의 핵심은 휴일 영업 규제로 인해 당장 떨어진 매출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또 그로 인해 유통사가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속 조치다. 대형마트를 단일 또는 주력 유통으로 한 패션업체가 지금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리점 사업 등 영업방향 전환 이외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휴일영업 금지, 일일 영업시간 제한, 출점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이 통과되면 대형마트가 영업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수수료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부담이
더해진다. 지역 유통생태계를 재편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보장 등 유통산업발전법의 본 취지는 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