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성〕끝없이 달라붙는 욕망, 그것과 싸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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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의 매일 같이 성추행 범죄사건이 뉴스에 오른다. 얼마 전만해도 원로 정치인이 캐디여성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한 순간 무너트리는가 하더니 엊그제도 군 장성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되는 뉴스를 접한다. 남의 얘기긴 하지만 자기 목숨과도 바꾸기 힘들 수십 년 동안 애써 가꾸어놓은 명성이나 직업을 잃게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꼭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않는 것은 무슨 일일까?
지난 주 신문에 소개된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란 영화 리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임 감독은 “나이 들어 살아 보니까 끝도 없이 달라붙는 욕망을 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런 거와 싸워가면서 사는 것이 인생 아닌가, 우리가 그걸 이겨내는 것은 절제의 힘, 이성과 인격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인생이란 게 그렇게 돼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기사를 읽으면서 내게도 예나 지금이나 이 욕망이 시도 때도 없이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숨길 수가 없다. 또 열심히 싸웠다고는 하지만 보다는 생각과 말과 눈으로 얼버무리면서 지금까지 살아 왔는지 모른다.
“노인의 성(性)”에는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 젓가락 들 힘만 있어도'라는 말이 나온다. 그만큼 남성의 성에 대한 집착을 말해준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했던가. 남자들은 이 때문에도 방황했을 것이고 이 방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저앉는 순간을 맛보기도 했을 것이다.
더구나 이 욕망시대(?)에서 누가 젊고 매력적인 여인에게서 눈길을 돌릴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 내야하고 버텨야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 되어버렸다. 남자들은 이런 시련도 덤으로 받은 모양이다.
영화 '은교'에서는 70대 노인과 10대 여고생의 만남을 그린다.
처칠은 여든 셋에 마흔 가까이 차이나는 여성에게 치근거렸다. 요즘 말로는 성추행이다.
괴테도 일흔 둘에 열일곱 처녀에게 청혼했다가 망신을 당한다.
오히려 억압된 성은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애매한 것은 넘어도 될 선과 넘지 말아야 할선이 어디쯤에 그어져 있는지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더욱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것은 약자보호라는 측면만 강조되는 듯해서 하는 말이다. 이래저래 남자의 삶은 힘겹고 위험한 것인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누구나 끝없이 달라붙는 이 욕망과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하는 것을 운명이라고 받아드려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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