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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재해석〕한국문화의 진수 韓食의 세계화를 말한다.

Paul Ahn 2019. 10. 1. 08:06

〔한식의 재해석〕한국문화의 진수 韓食의 세계화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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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식생활문화학회(회장 양일선)는 지난달 17일 연세대 최이순홀에서한국문화의 진수 - 韓食이란 주제로 ‘2007 추계국제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34일간 진행된 이번 추계국제학술대회는 해외의 음식 전문가들을 초청,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특별 주제발표를 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이날 심포지움에는 피터 현(Peter Hyun), 그윈 조 친(Gwin Joh Chin), 토시오 도이(土井利雄), 존 니호프(John Nihoff) 등 저널리스트, 요리연구가, 컨설턴트 등 해외의 음식관련 전문가가 특별주제를 발표했다.  

 

해외 음식 전문가들은 학술대회 전날 ()궁중음식연구원에서 한복려 원장의 한식 강의와 시연에 이어 대하찜, 너비아니, 오이선, 애호박전 등을 만드는 실습시간을 가졌다. 12일간 맛의 고장 전주와 전라남도 벌교의 징광다원 등 다양한 한국문화와 음식관련 팸 투어도 실시했다.

 

34일 동안 진행되었던 ()한국식생활문화학회의 추계국제학술대회와 팸 투어 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2007 추계국제학술대회 특별 주제발표   창의성 부족한 퓨전음식은 세계화의 걸림돌 피터 현(Peter Hyun, 미국 더블데이 뉴욕 전 편집장) 중국이나 일본과 다르게 한국음식의 인기는 국제사회에서 아직까지 중간 등급 정도이다.

 

보다 세계적인 한국음식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개선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의 음식 또는 음식문화의 개선이다. 한국만큼 발달된 정보사회가 거의 없는데도 한국은 매일 똑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고 변화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는 절대적으로 창의적인 요리사가 필요하다.

 

전통 한국음식들을 배우고 그 후 실험, 연구를 통해 새로운 한국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의 방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MSG 같은 화학조미료의 사용보다는 허브나 자연성분을 이용해야 한다. 특히한식의 상차림연출은 세계화를 가로막는 영향이 크다.   또 한국 요리사들은 한국과 서양의퓨전을 자제하길 바란다. 이른바퓨전음식을 만들어 냄으로 인해서 창조성이 없고 식상한 결과를 불러온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는 요리경연대회를 열든, 레스토랑을 조사하든 재능있는 젊은 요리사들을 발굴해야 한다. 단지 재능을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비전을 가지고 비전을 실행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야 한다. 그들을 다른 나라로 보내 그 나라의 음식을 맛보게 하고 향을 맡게 해 다른 나라들은 음식을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음식으로 발전시켰고, 진보시켰는지 보여줘야 한다.  

 

자신의 발전과 한국음식문화의 발전에 젊은이들의 야망을 이용하는 것도 시급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국이 고유문화를 더 진보시키지 못하면 한국의 문화가 다른 나라에게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예로 한국의 대표적인 김치는 세계 전역에서도 먹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김치는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와 기술 성장이 인상적인 만큼 한국음식의 해외 진출을 넓히고, 예술성을 발전시켜 국제무대에서도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   한국음식 홍보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 필요 그윈 조 친(Gwin Joh Chin, 미국 뉴욕타임즈 선데이매거진 전 편집인) 반세기 이상,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시아 음식은 중국식과 일본식이다.

 

다음으로 유행하게 된 음식은 태국음식으로 팟 타이(phat thai)를 서빙하는 태국 음식점들의 수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해 뉴욕 자갓 서베이에는 대략 2100개의 음식점이 소개되었는데 그 가운데 200개가 아시아 음식점이었다. 일본 음식점이 105, 중국 음식점이 60, 태국 음식점이 50, 한국음식점이 19개 순으로 나타났다.  

 

수년 동안 뉴욕타임즈에서 한국음식에 대한 음식 평론을 했고 많은 리뷰어들을 통해 그들이 한국 요리를 발견해서 얼마나 기쁘고 행복했는지를 기고했다. 하지만 그들이 왜 더 자주 한국음식점을 찾지 않는가 궁금했다. 흥미로운 것은 모든 기자들이 한국인의 개인적인 특성에 대한 코멘트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음식점에서 대개 그들끼리 지나치게 우정을 과시하며 웃는 등 다른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한다. 메뉴북의 음식 이름도 때때로 영어로 번역되어 있지 않다. 또한 한국 요리의 장애 요인은 너무 많은 마늘과 고추가 들어가고, 음식점에서 나는 냄새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다행이 2007년 뉴욕의 한식당들은 사람들을 훨씬 환대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편 60대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는 그들의 따분한 식사에 좀더 과감하고 특별한 맛을 가미할 것을 찾고 있는데, 언론들이 그들의 호기심을 충족할 만한 아이템으로 한국음식을 소개하기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음식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한국음식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연구팀이 필요하다.

 

또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초청해 한국 음식관광을 확대하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음식 요리강의를 하거나 해외 음식관련 박람회에 참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음식 문화 토시오 도이(土井利雄, DOI Management & Research Inc. 대표) 한국음식을 처음 접하고 25년간 한국음식의 변천사를 지켜본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음식은 중독성이 있다. 한번 이 음식의 매력에 빠지면 반드시 다시 찾을 만큼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한국요리다.

 

최근 일본에서도 한국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김치의 경우는 매일 식탁에 올리는 가정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을 정도다. 더욱이 일본식의 단맛이 있는 김치가 아닌 한국사람이 먹는 오리지널 매운 김치를 선호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한국음식의 대표적인 양념인 마늘과 고춧가루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본 내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는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마늘의 영양학적인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으며, 고춧가루의 매운맛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일본 여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몇 년 전부터는 욘사마가 드라마겨울연가를 통해 일본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계기로 일본에 한국 붐이 일면서 한국과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현재 일본에는 한국음식점이 많다. 그러나 일본에 있는 한국음식점이 거의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잘못하면 한국음식이 평가 절하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한 가지 한국음식은 너무 비싼 경향이 있다. 소비자는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맛있고 깨끗하고 음식값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든 한국음식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의 맛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이런 맛이 한국음식이다라는 것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음식이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너무 커 서울에는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위생적이고 인테리어가 멋진 훌륭한 음식점이 많지만 지방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특히 위생적인 면에서는 그 차이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지방의 음식점이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웰빙음식으로서의 한국음식 가능성 부각시켜야 존 니호프(John Nihoff, 미국 CIA 교수) 대부분의 미국인은 한국 음식하면 김치나 그와 비슷한 향료가 풍부한 음식을 떠올린다. 아마도 그들은 뉴욕이나 LA와 같은 주요 도시를 방문했을 때, 한인타운같은 곳에서 한국음식을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음식 중 대부분은 진정한 한국 음식과는 거리가 멀다.  

 

일단 전통적으로 잘 차려진 음식을 먹어본다면, 내가 그러했듯 한국음식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한국음식은 매우 다양하고 맛있고 영양적으로도 균형 잡혀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한식은 미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는가? 우선 한국이란 나라 자체가 서양 세계, 특히 미국에 뒤늦게 알려졌고, 일본의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진 경향이 있다.  

 

또 한국음식과는 전혀 다르지만, 웰빙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음식이 먼저 인기를 끈 것도 한국음식에게는 악영향이었다. 이밖에 타 민족과 함께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문화를 영위하려는 한국인의 특성도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데 걸림돌이 됐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시아 음식은 스시, 사시미로 대표되는 일식과 다양하게 연출된 중국 음식이다. 반면 다른 아시아 지역 음식처럼 한식은 발음하기 힘든 다양한 양념류와 향신료(인도음식처럼), 그리고 매운 맛으로 인해 미국인의 식탁에 이름을 알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미국인이 새로운 맛, 질감, 신기한 야채, 뼈째 제공되는 생선과 같은 것을 먹기를 머뭇거리는 한, 한식이 미국의 주류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식이 세계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니다.   신선하고 몸에 좋은 것은 미국에서 새로운 음식철학(문화)이 되고 있으며 그것이 바로 현재와 미래의 음식 트렌드다. 인공 조미료가 없이 다양하고 신선한 채소를 주재료로 삶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한식의 장점을 새롭게 인식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맛의 고장 전주와 벌교의 징광에서전통과 현대의 하모니를 이루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 추계국제세미나에 참석한 해외 전문가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한식을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맛의 고을전주와 전남 벌교의징광다원이었다.   12일 동안 외국의 음식 전문가들과 함께 한 시간은 한국음식의 세계화라는 대 명제를 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아쉬움의 긴 탄식이, 때로는 놀라움의 함성이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아봤다.   첫째날 전통의 맛과 멋의 고장 전주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맛의 고장 전주다. 전주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고장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잊혀진 다양한 전통문화가 계승·보호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음식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불고기, 갈비, 비빔밥이다. 해외 음식 전문가들을 위한 전주에서의 첫 음식은고궁의 비빔밥이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고추장을 가감하거나 참기름을 넣어 슥슥 비벼먹는 모습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세계적으로 웰빙과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가 거센 가운데 비빔밥은 다양한 채소와 함께 색색의 고명이 마치 수를 놓은 듯 아름다워 맛과 멋을 겸비한 음식으로 꼽는데 손색이 없다는 의견이었다. 저녁에는 송하진 전주시장의 주관으로한벽루에서 전통 소리공연과 한정식을 즐겼다.  

 

음식 이외에 전주에서는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으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전주 한옥생활체험관에서는 김치 만들기 체험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 가운데 저장음식 그리고 김치의 우수성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으로 김치를 만들어 본다는 이들은 김치 만들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직접 만든 김치를 시식하며 자국에 돌아가서도 꼭 다시 한번 김치 만들기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밖에 전통술박물관에서는 전통주 만들기와 시음, 박물관 관람을 통해 한국의 주류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한지 공예숍에서는 한지 만들기 체험과 한지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들을 감상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이번행사에 참가한 해외 음식 전문가들에게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과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듣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해외 음식 전문가들은 한국음식의 장점으로는 음식마다 색깔과 씹는 맛이 다르고, 요리 레시피가 있어도 직감적으로 식재를 다양화해 바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음식들이 건강식으로 구성된 것도 세계화 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날카로웠다.   마가렛 디킨슨(Margaret H. Dickenson, 캐나다) 1981년부터 2년간 대사관에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 살았었는데 이때 경험했던 갈비와 불고기, 잡채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이번에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여러 곳에서 한정식을 체험했다.   그런데 한국음식은 반찬이 너무 많아 무얼 먹었는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 한 접시에 메인이 될 수 있는 음식, 예를 들어 갈비, 불고기, 잡채 등을 담고 여기에 밥과 녹색의 채소를 담고 싶은 생각이다. 또 한국음식은 사전 준비작업 시간이 너무 긴 문제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비빔밥은 패스트푸드처럼 프랜차이즈화 해도 될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잡채,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명은 여러 재료를 잘게 채썰어야 하는 등 노동집약적인 음식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이 해결 된다면 맛과 영양도 완벽하고 먹기에도 편리해 세계화, 나아가서는 상업화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수라차이 주차로엔사큐(Surachai Jewcharoensaku, 태국) 현대인들은 설탕의 당도를 매우 걱정하는데 설탕 대신 과일로 당도를 조절한 진생 샐러드와 드레싱은 정말 훌륭하고 맛있었다. 또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새우에 잣소스를 뿌려낸 것을 처음 먹어 보았는데 너무 좋아 앞으로는 즐겨 먹을 것 같다.  

 

비빔밥에도 참기름을 조금 넣었더니 맛과 향을 상승시켜 좋았다. 이처럼 한국은 대표적인 소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잣소스, 참기름, 과일소스 등은 한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소스로 기억할만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음식을 낼 때는 푸드 코디네이션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음식은 프리젠테이션이 전혀 안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요리나 타이 음식은 손님에게 대접하려는 음식이지만 한국음식은 조그만 그릇에 수없이 많은 반찬들이 나오는데, 그러한 그릇들은 용기로서의 기능에 그칠 뿐 고객에게 프리젠테이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덧붙여 음식은 문화와 함께 소개하고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음식을 소개하면 그 나라의 음식을 즐기려는 마음자세가 생긴다.   둘쨋날 전남 벌교의 징광다원 보성 녹차와 벌교의 꼬막, 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의 벌교징광다원(원장 차정금)’에서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차밭에서 생산한 차와 차음식을 전통옹기 그릇에 담아 먹는 무공해 체험을 했다. 한옥에서 체험한 차와 무공해 야생차로 만든 차음식에 참가자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징광다원은 문화와 스토리, 체험이 공존하는 코스였다. 징광의 무공해 자연에서 그해 처음으로 딴 잎으로 차를 만들어 첫물은 녹차로 우려 마시고, 우린 찻 잎은 음식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해 대접한 음식은 참가자들로부터 환상적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거기에 직접 운영하는 옹기 가마에서 제작한 질박한 옹기그릇에 담은 음식은 소박한 한국음식의 진수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요리를 맡은 박종숙 씨는 음식의 주제를자연 그대로의 들녘에서 마음이 담긴 정성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비움과 몸 안에 독소를 없애는 디톡스로서의 재료인 녹차, 매실, 북어, 녹두, 돼지고기를 음식의 화제로 삼았다.   일반적으로 한정식은 해외 음식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불필요하게 많은 음식으로 인해 포인트가 없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야말로 단정한 상차림이었다. 메뉴는 진광차잎 두부 샐러드, 진광차잎 낙지 매운 무침, 세가지 전, 돼지고기 간장찜과 꼬막무침, 토종닭죽과 김치, 매실장아찌 그리고 디저트로 유자청주머니와 징광잎차 떡이었다.  

 

이 행사에 참가한 존 니호프는자연과 음식, 그릇 등 모든 것이 조화가 잘 된 클래식 음악같다. 맛의 가벼움과 깊음, 짧고 높음이 조화를 이뤄 비로소 한국의 5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500달러에 한끼를 먹어야 한다면 기꺼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트린 바셰는한국음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이곳에서 발견했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소금의 농도를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그러한 문제 또한 해결된 듯 하다음식만으로는 충분히 미슐랭 가이드에 오를 만큼 훌륭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이후 처음으로 자기 몫의 음식을 싹 비웠다는 참가자들의 극찬에 대해 요리를 맡은 박종숙 씨는어렸을 적 아버지가 깡통에 구멍을 내서 감자를 갈아 전을 구워 주셨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그때 아버지의 정성과 마음이 기억난다나도 그런 마음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해 주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번 행사에 동행하면서 그들의 한국음식과 한국에 대한 사랑만큼 따끔한 질책이 아팠지만 한국에서의 마지막 행사를 통해 참가자들의 한국에 대한 기억이 향긋하고 은은한 茶香처럼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뒷풀이 한식의 세계화, 이것이 걸림돌이다 한국음식은 웰빙 건강식으로서의 우수성을 갖췄지만 세계화를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그들의 충고를 겸허히 경청하는 것이 세계화의 첫걸음이다.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음식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이 불고기, 갈비, 비빔밥이다. 해외 음식 전문가들을 위한 전주에서의 첫 음식은고궁의 비빔밥이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고추장을 가감하거나 참기름을 넣어 슥슥 비벼먹는 모습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세계적으로 웰빙과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가 거센 가운데 비빔밥은 다양한 채소와 함께 색색의 고명이 마치 수를 놓은 듯 아름다워 맛과 멋을 겸비한 음식으로 꼽는데 손색이 없다는 의견이었다. 저녁에는 송하진 전주시장의 주관으로한벽루에서 전통 소리공연과 한정식을 즐겼다.   음식이외에 전주에서는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으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전주 한옥생활체험관에서는 김치 만들기 체험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 가운데 저장음식 그리고 김치의 우수성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으로 김치를 만들어 본다는 이들은 김치 만들기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또한 직접 만든 김치를 시식하며 자국에 돌아가서도 꼭 다시 한번 김치 만들기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밖에 전통술박물관에서는 전통주 만들기와 시음, 박물관 관람을 통해 한국의 주류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한지 공예숍에서는 한지 만들기 체험과 한지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들을 감상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이번행사에 참가한 해외 음식 전문가들에게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과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듣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해외 음식 전문가들은 한국음식의 장점으로는 음식마다 색깔과 씹는 맛이 다르고, 요리 레시피가 있어도 직감적으로 식재를 다양화해 바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음식들이 건강식으로 구성된 것도 세계화 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개선되어야 할 부분에 대한 지적도 날카로웠다.   마가렛 디킨슨(Margaret H. Dickenson, 캐나다) 1981년부터 2년간 대사관에 근무하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 살았었는데 이때 경험했던 갈비와 불고기, 잡채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이번에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여러 곳에서 한정식을 체험했다. 그런데 한국음식은 반찬이 너무 많아 무얼 먹었는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 한 접시에 메인이 될 수 있는 음식, 예를 들어 갈비, 불고기, 잡채 등을 담고 여기에 밥과 녹색의 채소를 담고 싶은 생각이다. 또 한국음식은 사전 준비작업 시간이 너무 긴 문제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비빔밥은 패스트푸드처럼 프랜차이즈화 해도 될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잡채,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명은 여러 재료를 잘게 채썰어야 하는 등 노동집약적인 음식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이 해결 된다면 맛과 영양도 완벽하고 먹기에도 편리해 세계화, 나아가서는 상업화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마가렛 디킨슨은 2권의 인터내셔널 요리책을 발간했으며, 본인의 이름을 건 TV프로그램도 2건을 진행했다. 특히 요리책에는 10여 가지의 아시아 음식을 소개했는데 그 가운데 그녀가 가장 좋아한다는 불고기와 갈비 레시피를 소개할 만큼 한국음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수라차이 주차로엔사큐(Surachai Jewcharoensaku, 태국) 현대인들은 설탕의 당도를 매우 걱정하는데 설탕 대신 과일로 당도를 조절한 진생 샐러드와 드레싱은 정말 훌륭하고 맛있었다. 또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새우에 잣소스를 뿌려낸 것을 처음 먹어 보았는데 너무 좋아 앞으로는 즐겨 먹을 것 같다.  

 

비빔밥에도 참기름을 조금 넣었더니 맛과 향을 상승시켜 좋았다. 이처럼 한국은 대표적인 소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잣소스, 참기름, 과일소스 등은 한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소스로 기억할만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음식을 낼 때는 푸드 코디네이션을 생각해야 한다. 한국음식은 프리젠테이션이 전혀 안되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요리나 타이 음식은 손님에게 대접하려는 음식이지만 한국음식은 조그만 그릇에 수없이 많은 반찬들이 나오는데, 그러한 그릇들은 용기로서의 기능에 그칠 뿐 고객에게 프리젠테이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덧붙여 음식은 문화와 함께 소개하고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음식을 소개하면 그 나라의 음식을 즐기려는 마음자세가 생긴다.   카트린 바셰(Catherine Baschet, 프랑스) 한국은 음식을 너무 많이 남긴다. 프랑스에서는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남기는 것은 속상한 일이다.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주방에서 고생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현실에서 이것이야 말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어느 나라에서도 음식을 남기는 것은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카트린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서 프로모션과 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음식과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존 니호프(John Nihoff, 미국) 요리가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고 무엇을 먹어야 할지 집중할 수가 없다. 음식의 가짓 수를 줄여서 한 접시에 담아 줬으면 좋겠다. 집에서 설거지를 담당하는데 와이프가 한국처럼 많은 그릇에 음식을 해주면 설거지를 하는 데도 상당히 힘들 것 같다.

 

또한 음식의 색깔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도토리묵 같은 색깔은 서양에서는 먹지 않는 컬러다. 청포묵, 황포묵 색깔은 괜찮다. 존 니호프는 미국의 대표적인 요리학교 CIA의 요리강사다. 또한 부인이 한국인으로 가끔씩 한국풍의 요리를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김치를 담근 것은 처음이라고. 앞으로는 미국에서도 김치를 담글 계획이란다.  

 

조 쉬앙 헝(Jeou-Shyan Horng, 타이완) 한국음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맛이 아니라 너무 짜고 매워 종잡을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대부분 전은 고소하고 맵지 않아 즐겨 먹는데 고추전을 먹었더니 갑자기 너무 맵고, 된장에 매운 고추가 들어 있어 깜짝 놀라곤 한다. 따라서 서비스를 할 때 맛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한국의 음식이 푸짐하게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르다. 중국도 한국처럼 배불리 먹고도 남도록 음식을 접대한다.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히토시 시미츠(Hitoshi Shimiz, 일본) 하와이의 한 호텔에차오마이라는 차이니스 & 이탈리안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다. 말 그대로 스프링 에그롤과 피자를 팔고 있었다. 퓨전이라고 생각하지만 각각의 음식 특성을 살려 매우 번성하고 있다. 퓨전을 여러나라 음식을 믹스한 국적불명의 음식으로 혼동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조합과 창조다.   일본사람들이 스시를 롤로 만들어서 미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내용은 스시이지만 그것을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어서 성공을 거두었다. 전통의 방식에 새로운 스타일을 접목시켜 음식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히토시 시미츠는 일본의 대표적인 외식 컨설턴트로 한국에도 자주 방문해 한국문화와 음식에 대한 견문도 매우 넓다. 그가 쓴 호스피탈리티 코칭은 한국어로도 번역, 소개되었다.  

 

육주희기자, jhyuk@foodbank.co.kr,

2007-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