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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의 재해석〕세계화 추진과 맞물려 새롭게 조명받는 ‘한식’

Paul Ahn 2019. 10. 1. 08:05

〔한식의 재해석〕세계화 추진과 맞물려 새롭게 조명받는 ‘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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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프랜차이즈, 세계화 첨병역할 기대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0월 열린코리아 푸드 엑스포에서 한식 세계화 선포식을 개최하며 우리음식 세계화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표명했다.


한식을 해외로 수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문화의 수출이라는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식자재 산업의 동반성장, 관광 상품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창출 등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현재 상황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보았다.  

 

진화하고 있는 한식 농림수산식품부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기업화된 한식 프랜차이즈의 육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06년 현재 미국(LA, 뉴욕, 워싱턴, 시카고)에 진출해 있는 50개의 한식당을 조사한 결과 현지화된 한식당은 5% 정도 이하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나정기, ‘한식의 세계화 방안에 대한 연구’, ()외식경영학회, 2007). 이에 세계시장에서 한식이 고급 식문화로서의 위상 재정립을 위해서는 기업화된 한식 프랜차이즈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것이 정부가 주장하는 성공적인 한식 세계화의 방법론 중 하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식은 브랜드화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주방장 손끝에서 맛이 결정된다는 고정관념으로 다점포화에 있어 물음표를 달고 다녔던 한식. 그러나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접목되면서 한식의 브랜드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맛과 운영상의 표준화 역시 상당 수준 진일보 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광우병, AI, 트랜스지방 파문 등 먹을거리 관련 사고가 터질 때에도한식=안전한 먹을거리라는 인식으로 한식 FC업체들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선례를 남겨왔으며 유난히 수명이 짧은 국내 외식 트렌드의 주기에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메뉴의 강점을 살려 창업시장에서의 수요도 꾸준한 것을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창업시장이 초토화된 올해 한식 프랜차이즈의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원앤원(29개점), 본죽(102개점), 채선당(28개점) 등은 전년대비 가맹점 수에 있어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2008 10월 현재).   또 외식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이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식 전문기업 놀부(1987년 창업)와 원앤원(1991년 설립)은 올해로 각각 21주년, 17주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외식 FC업계 선두 기업에 자리매김해 있다.  

 

한편 지난 7월 한국외식연감편찬위원회와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전국 16개 시도 1173개 음식점 경영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국내 음식점에 관한 실태조사에서도 향후 전망 있는 외식업종·업태를 묻는 질문에 한식(고깃집 26.2%, 전통음식전문점 20.1%)을 꼽은 경영주가 전체의 46.3%를 차지해 음식점 경영주들 역시 한식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선두업체들을 중심으로 메뉴 표준화 및 시스템화 강화 한식 프랜차이즈가 꾸준한 성장을 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선두업체들을 중심으로 메뉴 표준화 및 운영상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놀부는 충북음성 공장에 이어 HACCP을 받은 곤지암 공장을 완공함으로써 맛의 표준화를 꾀했다. 원할머니보쌈을 운영하고 있는 원앤원은 국내 외식업계 단일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총 투자비 220억원을 투입해 HACCP 인증을 받은 천안식품공장을 준공, 콜드시스템을 통한 신선한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외식업계 최초로 보쌈, 족발, 김치, 새싹쟁반무침면 등에 MSG(인공화학조미료) 무첨가 제품을 출시해 전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건강지향적인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건강을 책임지는 외식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업방침의 일환이다.

 

국물요리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CK(중앙공급식주방)에 대한 투자로 국물요리는 표준화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있다.   ()미라지식품의 추어탕 브랜드남가네 설악추어탕은 완제품 공급으로 맛의 표준화를 꾀한 경우다. 충남 서산에 자체 CK를 운영하고 있는 미라지식품은 전통 가마솥에서 1 24000인분의 추어탕을 끓여 냉장유통 방식으로 120여개 가맹점에 공급, 매장에서는 다시 한 번 끓여 제공하는 방식으로 표준화가 어려운 추어탕을 일원화된 맛으로 제공하고 있다.

 

삼계탕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는 지호한방삼계탕이 삼계탕의 육수를 원액 상태로 공급해 맛의 표준화를 달성했으며 신선설농탕 역시 중앙 CK에서 사골육수, 고기육수, 고기, 김치, 깍두기 등을 생산해 전 매장에 일일배송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생산능력은 당일배송, 당일소비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은 주재료인 육수, 소스, 유기농 채소, 고기, 해물 등 전 식자재를 직접 관리하는 물류 노하우를 축적, 전 가맹점에 대한 동일한 제품을 공급, 맛의 표준화를 달성하고 있다. 유통이 까다로운 채소류의 경우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영농조합과 직거래를 통해 연중 균일한 가격대의 유기농 채소를 공급받음으로써 식자재 안정화를 꾀했다.  

 

한정식 프랜차이즈에서는 좋구먼, 찌개애감동을 운영하고 있는 ()맛있는 상상(가맹 16개점, 직영 6개점)이 자체 식품관 운영으로 맛의 표준화를 꾀했다. 맛있는 상상은 전 매장에 된장, 청국장, 간장 등의 장류뿐만 아니라 김치류, 장아찌류, 소스류를 일괄적으로 생산, 공급함으로써 한정식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비빔밥 가운데서는 본비빔밥이 야채, 나물류를 전처리해 진공포장 상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 주방 조리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시킨 쿡리스(Cookless)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분식 브랜드 가운데서는 대학로김가네가 체계화된 직배송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본사 CK에서는 가맹점에 공급되는 전 식자재의 전처리 작업을 거쳐 배송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분식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맛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도 차별화를 구축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이외에도 김가네는 분식브랜드로서는 유일하게 자체 메뉴개발실을 운영하면서 소비자의 욕구와 가맹점 수익성 증대 모두를 염두에 둔 메뉴개발을 실시하고 있다.  

 

 

특정 메뉴, 가맹점 개설에 치중된 메뉴형태 영업방침 걸림돌

 

2008 11월 현재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가입된 외식 프랜차이즈 회원사 200여곳(전체 400여곳)을 기준으로 한식 프랜차이즈 본사는 10%정도인 20여개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CK 및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가맹점 관리를 실시하고 있는 곳은 사실 상 10여 곳 내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한식 프랜차이즈의 주요 메뉴 구성을 살펴보면 보쌈, 구이류(삼겹살, 오리 등), (설농탕, 감자탕, 추어탕), 비빔밥 등 일부 메뉴에 편중돼 있는 경향이 짙다. 물론 몇 년 전부터는 해장국, 갈비, 국수, 냉면 등 메뉴 아이템의 다양화를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선두 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한식 FC 본사들의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면 본사 차원의 메뉴개발, CK에 대한 투자, 물류 노하우 확보는 OEM에 의지하는 반면 가맹점 개설 부문에 치중하는 영업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한식 프랜차이즈가 주점이나 치킨 등 여타 외식 프랜차이즈와 비교했을 때 양적, 질적으로의 확장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2차 가공이 불가피한 메뉴 특징 및 서비스 면에서의 경쟁우위 미확보를 한식 프랜차이즈의 성장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식은 치킨이나 주점의 안주류처럼 100%의 원팩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쿡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치더라도 한식 메뉴의 특성상 끓이거나 양념, 소스를 추가하는 2차 조리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에서 본사에서 일원화된 식자재를 공급하더라도 각 가맹점에서 암암리에 행해지는 식재료 개별 사입이 발생, 메뉴 품질 경쟁력을 떨어뜨려 결국 한식 프랜차이즈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메뉴개발에 대한 투자로 맛의 표준화를 꾀하고 일원화된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어도 각 가맹점에서 행해지고 있는 식자재 사입이 표준화된 맛 제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한식FC 가맹점들의 식재료 개별 사입 문제는 치킨이나 주점에 비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발생빈도가 빈번하므로 본사의 밀착 관리감독 및 가맹점주들의 본사 방침에 적극 부합하는 마인드가 절실하다며 한식 FC에서 가맹점 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유에 대해 강조했다.  

 

따라서 가맹점 관리에 대한 여건을 확보하지 못한 일부 본사들은 가맹점 관리는 사실상 포기한 채 사세확장에만 집중, 원료육 등 물류유통을 통해 마진율 취득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는 곧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력 약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전문점으로서 확고한 인지도를 갖춘 개인업소와의 차별화를 갖추기 위한맛 외에 또 다른 메리트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가적인 서비스에 대한 인식부족이 한식 프랜차이즈의 질적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한식은 맛에 대한 기준의 잣대가 서양음식이나 퓨전음식에 비해 까다롭고 주관성이 깊게 관여될 수밖에 없다. 또 깊은 맛으로 전문성을 구축해 온 개인 업소와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부문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것.   이에 프랜차이즈의 강점인 공동 마케팅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으나 선두 업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본사들에서 일원화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 멤버십 등 고객관리 프로그램은 전혀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단적으로 현재 한식 프랜차이즈 가운데 멤버십 카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본죽을 운영하고 있는 본아이에프, 좋구먼을 운영중인 맛있는 상상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업체들은 이에 대한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자재 구매 및 유통 효율성 살리기 위한 정부지원 수반돼야 일반적으로 외식FC 본사들은 가맹점의 평균 수익률은 35~40%선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한식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수익률은 이보다 10% 정도 낮은 25~35% 선이다. 그 만큼 한식 프랜차이즈는 식재료비 및 인건비율이 타 외식업종에 비해 높은 반면 수익률은 낮은 편에 속한다. 반면 탄탄한 브랜드로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CK, 물류 등에 대한 본사의 재투자에 대한 부담은 타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한식의 프랜차이즈화를 위한 표준화, CK를 통한 대량생산, 서비스 및 운영체계의 매뉴얼화, 인재발굴 등은 선두 업체들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낸 상황이며 자체 식품(메뉴)개발 연구소 등을 운영하며 재투자에 대한 의지 역시 엿볼 수 있다.  

 

채선당의 김형섭 과장은한식 프랜차이즈는 한식에 내재된 메뉴의 특성상 건강식을 제공한다는헌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것 같다맛을 통일하기 위한 시스템화 및 사세 확장을 추기하기 보다는 업계 내부에서 한식을 취급한다는 자부심과 철학을 갖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는유사한 브랜드나 비슷한 아이템으로 경쟁하기 보다는 각 업체별 특화된 맛과 서비스로 새로운 외식 트렌드를 개척하는데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 성장을 위한 공통된 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맛과 분위기를 선사하는 프랜차이즈의 강점에 가맹점별 맛과 서비스, 그리고 마케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프랜차이즈로서의 기본을 강화하는 것이 경쟁력 구축을 위한 기본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진정한 의미의 한식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식 프랜차이즈의 육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정책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한식세계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 중인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팀의 이상만 팀장은세계에서 한식의 위상이 한층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시스템화를 구축한 한식 프랜차이즈의 진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식 세계화와 건강식에 대한 인식으로 재조명 받고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탄탄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다는 성숙된 자세로 외식 프랜차이즈로서 기본기를 강화하는 것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 정부에서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식산업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우선 국내 외식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국가별 선호하는 음식 및 문화의 차이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한국메뉴 선정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등 4개국의 대표한국음식 개발 사업을 실시해 20대 메뉴를 선정, 표준조리법을 구축했으며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정보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100대 한식 메뉴에 대한 영문 명칭과 메뉴 설명, 표기방법 등을 일원화했다.

 

이외에도 전문 한식 교육기관 및 한식조리사를 육성하고 해외 한식당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진출 가이드북, R&D를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준비중에 있다.  

 

2009-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