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레일바이크
원조 “정선 레일바이크” 내리막길..이웃 '벤치마킹' 탓
작년 이용객 25.5% 급감..삼척 하이원추추파크 등 영향
'대한민국 원조 레일바이크'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강원도 정선 레일바이크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정선 레일바이크가 이웃도시에서 앞다퉈 문을 연 레일바이크들의 영향으로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사진은 정선 레일바이크 출발지인 구절리역에 있는 여치를 형상화한 카페
몇 년 전부터 이웃도시에서 앞다퉈 문을 연 경쟁 레일바이크들의 영향이 크다.
23일 정선군에 따르면 지난해 정선레일바이크 이용객 수는 24만2천216명으로 전년도 32만5천30명에 비해 25.5%나 급감했다.
2005년 개장 첫해 8만1천818명을 시작으로 2006년 20만5천630명, 2007년 28만2천484명, 2010년 36만9천960명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1년 32만2천723명으로 처음 감소세를 기록하고서 조금씩 줄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내렸다.
인근 삼척시를 비롯한 원주, 춘천 등에서 잇따라 레일바이크들이 개장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밤샘예약' 인기를 누리던 정선레일바이크가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인 2011년에는 2010년 개장한 삼척해양레일바이크와 2011년 문을 연 춘천레일바이크가 이용객을 분산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충격적인 폭락을 기록한 지난해는 세월호 사고 여파에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강원랜드가 공동 출자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국내 최초 철도 체험형 리조트 ㈜하이원추추파크도 주 요인인 것으로 정선군은 보고 있다.
광산 붐이 한창이던 때 정선군 구절리역 인근에는 인구도 많고 수입도 좋아 살기 좋은 마을 중 하나였으나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조치 이후 탄광영업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떠나고 2004년 3월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구간 7.2㎞ 철도도 폐선됐다.
경기부양을 위해 고민하던 정선군은 2005년 폐 철로에 레일바이크를 설치, 레저관광 수단으로 활용한 결과 대성공을 거두어 한동안 '지역경제 활성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구절리부터 아리랑의 발상지인 아우라지까지 이어지는 구간의 아름다운 강과 계곡, 산 등 빼어난 풍광이 꼽힌다.
하지만, 정선 레일바이크가 뜨자 레일바이크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올해만 3군데 이상의 지자체에서 문의하는 등 우후죽순으로 경쟁 레일바이크가 개장하면서 하향길을 걷게 됐다.
손익분기점을 15만명 선으로 잡는 정선군은 아직은 여유를 보이고 있으나 경쟁력 유지를 위한 대안 마련에 애쓰고 있다.
출발점 구절리 역과 도착점 아우라지 역 인근 부지를 활용한 2단계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 역까지 가서 다시 구절리 역으로 기차를 이용하여 되돌아오는데, 기차를 기다리면서 할 수 있는 연계 상품들을 기획 중이다.
또 2017년까지 17억원을 들여 정선레일바이크 주변에 곤충박물관과 벽화마을 등 곤충캐릭터 마을을 조성하는 등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백호민 정선군 관광기획팀 주무관은 "전국에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은 레일바이크가 운영되거나 혹은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돈이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유사사업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5.11.23
ryu62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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