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Issue/@Gen Trend

〔New Sixty〕중년도 노년도 아닌 멋쟁이 60대, 뉴 식스티시장 활짝

Paul Ahn 2018. 3. 11. 10:56

〔New Sixty〕중년도 노년도 아닌 멋쟁이 60대, 뉴 식스티시장 활짝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1/29/2016112900598.html

 

불확실성의 시대, 트렌드를 읽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전문가들은 10년 뒤 미래는 알수 없지만, 바로 당장 내년의 경제, 사회 모습은 지난 한해만 돌이켜봐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 인사동. 발목까지 내려오는 트렌치코트에 붉은 스카프를 두른 할머니와 헤링본 울코트를 입은 할아버지가 다정하게 걷고 있었다. 스타벅스에는 갈색 베레모에 뿔테 안경을 쓴 할아버지가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 ‘남포동 닉 우스터’라 불리는 부산의 재단사 여용기씨는 63세다.

사진=여용기 인스타그램

 

커피를 마시던 박길용(서대문구 연희동·62세)씨는 60대는 아직 청년이라고 말했다. “100세 시대의 60대는 한참 일하고, 꿈꿀 나이입니다. 예전처럼 다방에서 쌍화차나 마시러 다니는 60대는 이제 보기 어려워요. 물론 노인취급 안 받으려면 옷도 신경 써서 입고 다녀야죠. 텔레비전을 보면서 저에게 어울리는 옷을 연구하고, 주기적으로 백화점에서 쇼핑도 합니다.”

 

침체된 유통업계의 구원투수로 새로운 60대 ‘뉴 식스티(New Sixty)’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활발한 소비와 여가를 즐기며 불황에 허덕이는 소비 시장이 주역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패션·여행·레저·화장품·모바일 업체는 뉴 식스티를 사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60대는 더는 노인이 아니다…경제력으로 무장한 뉴 식스티의 부상

“예전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요즘은 1년만 지나도 신기하고 놀라운 것들이 등장한다. 그러니 2년도 아닌 20년이라면 정말 길고, 다양한 변화를 체험하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오늘날의 60대는 바로 그런 나이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나이다. 중년도 노년도 아닌 특별 지대인 셈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60대가 등장했다. 나이를 잊은 60대의 변신, 멋쟁이로 거듭나는 ‘뉴 식스티(New Sixty)’를 주목하라. 당신이 가진 60대에 대한 선입견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소비 세력으로 급부상한 그들의 실체가 보일 것이다.”

 


▲ 60세에 모델로 데뷔한 필립 뒤마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김용섭 작가는 신간 ‘라이프트렌드2017’에서 60대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단순히 노인이라는 범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60대부터 노인이었지만 이제는 70세는 넘어야 노인이다라고 할 수 있다.

 

60대는 아직 한창 인생을 즐기고 치열하게 살아야할 나이다. 중년은 아니지만, 노년도 아닌 특별 지대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할 단계에 있다고 느끼기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시기에 와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60대는 베이비붐 세대다. 1970~1980년대 경제성장기 때 왕성하게 활동한 주역이고, 1990~2000년대 아파트 호황기를 누린 세대이기도 하다. 가장 오랫동안 일하고, 가장 많은 돈을 번 그들이 은퇴하기 시작했다. 역사상 가장 활동적이고 소비 욕망이 충만한 60대라고 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70년 기준 기대수명은 61.9세였다. 그때만 해도 정년퇴직은 곧 인생의 마무리를 의미했다. 55세에 정년퇴직을 하면 겨우 7년 정도가 남았던 셈이다. 그러나 2013년 기준 기대수명은 81.8세(여성 85.1세, 남성 78.5세)로 20년 정도 연장됐다.

 

특별히 장수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편적인 사람들이 거의 82세까지 산다는 얘기다. 이를 더 오래 사는 사람과 더 적게 사는 사람의 평균치라고 볼 때, 질병과 사고만 없다면 평범한 사람이 90세까지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시대에 앞으로 30~40년을 더 사는 60대는 ‘노인’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뉴식스티, 멋쟁이로 거듭나는 60대 “우린 아직 청년이다”

 

 

▲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은 2016년 대표 모델로 1945년생인 영국 여배우 헬렌 미렌을 선택했다.사진=로레알 제공

 

지난 5월 청계천에서 열린 ‘시니어 모델 패션쇼’에 참가한 40여 명의 모델은 모두 50~60대였고, 그 중 최고령자는 1927년생인 박양자 할머니였다. 우리 나이로 아흔 살이다. 하지만 전혀 아흔 살처럼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런웨이 무대 경력 10년의 박 할머니는 80대가 되어서 모델이 된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할머니 모델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명품 브랜드 셀린은 2015년 광고 모델로 미국의 유명 작가인 존 디디온을 발탁했는데, 당시 그녀의 나이는 81세였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은 2016년 대표 모델로 1945년생인 영국 여배우 헬렌 미렌을 선택했다. 백발을 멋지게 빗어 넘기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당당한 표정의 그녀를 일컬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노인’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여전히 현역 모델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카르멘 델로피체는 1931년생이다.

 

 

▲ 여전히 현역 모델로 활동하는 카르멘 델로피체는 1931년생이다.

 

할아버지도 패션리더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6월 영국 데일리메일은 60세에 모델로 데뷔한 필립 뒤마를 소개했는데, 은퇴 후 모델이 될 기회를 준비하던 그는 자신의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면서 패션계 눈에 띄었고, 결국 화보 촬영을 비롯해 본격적인 모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는 데뷔다. 랄프로렌과 톰브라운 등에서 일한 세계적인 패션 디렉터 닉 우스터는 1959년생이다. 아직 60세가 되진 않았지만, 5060세대가 롤 모델로 꼽는 패셔니스타다.

 

60대 중에서도 뉴 식스티는 주로 경제력이 있는 이들이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세대별 가구당 평균 자산규모는 50대(50~59세)가 4억222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3억642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 뒤로는 40대(3억3175만원), 30대(2억4007만원), 30세 미만(8998만원)의 순이었다. 5060세대가 7억8271만원으로 전체의 54%를 웃돈다. 자산이 많을수록 구매력이 크다는 점에서 보면 5060세대의 소비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산업에서는 5060 세대를 주연으로 내세워 마케팅을 준비한다. 이때 건강, 요양 등 실버산업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유통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60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고령 친화 화장품 시장이 2010년 5109억원에서 2020년 2조607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고, 실버산업도 의료 서비스뿐 아니라 쇼핑, 미용, 외식, 여가 등으로 확장되어 2020년에 125조원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60대의 소비력 모바일도 흡수하다…스마트폰 정보공유는 ‘일상’

 

 

▲ 세계적인 패션 디렉터인 닉 우스터는 1959년생이다.

아직 60세가 되진 않았지만, 그 나이게 패션을 그토록 멋지게 소화하기도 쉽지 않다./사진=블룸버그

 

뉴 식스티는 더이상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소외된 계층이 아니라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화순(용산구 이촌동·61세)씨는 모임과 관련된 정보를 모바일 단체 대화방에서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교회 예배가 끝나면, 보통 식사할 장소를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보고 확인해요. 딸애가 선물해준 이모티콘으로 간단하게 알았다는 의미로 ‘OK’ 표정을 보내곤 하죠. 여럿이 대화할 때는 카카오톡이 참 편리하더라구요.”

 

실제 60대 이상의 인터넷과 모바일 이용빈도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60대 10명 중 6명은 인터넷을 사용한다. 또 인터넷을 사용하는 60대 인구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메신저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의 인스턴트메신저 이용률은 전 연령대 평균과 비교하면 월등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3년에는 60대의 39.5%가 인스턴트메신저를 사용했지만 불과 2년 후인 지난해에는 72.3%로 두배가량 늘어났다. 은퇴하기 이전부터 인스턴트메신저로 회사업무를 처리하고 지인들과 소통해왔던 터라 IT기기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60대의 온라인·모바일 쇼핑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에 따르면 올 초부터 9개월간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60대의 온라인 쿠폰과 상품권 구매 전년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앞으로 이들은 전자상거래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아직 주소비층은 20~40대지만, 해마다 주력 소비층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쿠폰과 상품권은 연령대의 영향을 적게 받는 범용적인 상품으로, 현재 주력 소비자층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도서 : 트렌드 코리아 2017(미래의창), 2017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 2017 트렌드 노트(북스톤), 라이프트렌드 2017(부키), 대한민국 토탈 트렌드 2017(예문), 2017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알키)

 

2016.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