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4년 동안 5배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올해 4000곳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해(3600곳) 대비 400곳 늘었고, 2017년(880곳)과 비교하면 5배가량 증가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가 익숙해지면서 ‘사람 없는’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인점포의 가장 큰 강점은 인건비 절감이다. 점원을 대신해 무인 주문 단말기(키오스크) 등 기계가 거래를 대신하는 만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ㆍ소상공인에겐 무인점포로 전환하는 것이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2021-11-01 05:00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얼마나 더 늘까?
비용 덜 들고 매장 관리 쉬워…
막대 아이스크림 250~300원 매입 400원 판매
20대 직장인 A씨는 오늘도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방문했다. 지난해 여름 동네 분식점 자리에 들어선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어느새 A씨의 퇴근길 '참새 방앗간'이 됐다. 평소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 A씨에겐 저렴한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어 반가운 일이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빠진 A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1년 새 상권 내 한 곳 뿐이던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세 곳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아이스크림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어느 가게를 방문할지 고민한다.
아파트 상가 등 동네 골목상권 곳곳에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하면서 무인으로 운영되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더욱 늘었다. 더구나 다른 업종 창업에 비해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아이스크림 특성상 유통·관리가 쉽다는 점이 낮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업계가 추산하는 전국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현재 4000개가 넘는다. 2019년 2200개에서 지난해 3600개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만 400개가 더 생겼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대기업 빙과 매출의 25%가량을 담당할 만큼 주요 유통채널로 떠올랐다.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할인점 THE달달 창업비용.
(사진=THE달달 홈페이지 캡처)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급부상한 이유로는 낮은 문턱이 꼽힌다. 창업 비용이 약 2500~3000만원 선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무인 포스기를 도입해 점포 관리가 쉽고,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업주가 매장 관리에 써야 할 시간은 하루 1시간 정도다. 부업, 투잡에 최적화된 셈이다. 아이스크림 특성상 도난이 있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 비슷한 사업을 하는 상가 옆으로도 쉽게 입점할 수 있다. 할인점은 업종이 겹치지 않아 '상가 내 동종업종 금지' 규약을 피할 수 있고 입점도 쉽다.
그렇다면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수많은 상품 가운데 유독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득세하는 이유는 뭘까.
아이스크림이란 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은 사실상 무한 유통기한 제품이다. 영하 18도 이하에서는 세균이 발생하거나 증식하지 않는데 아이스크림은 제조·유통·판매까지 영하의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상품이다.
때문에 유통기한을 설정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유통기한이 없어 별도의 폐기처리 비용도 들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이 갖는 또 다른 특징은 마진율이 높다는 점이다.
아이스크림은 낮은 원가에 비해 소비자가격은 높게 책정돼 있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1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의 도매가는 300~400원 정도로 약 70%의 이윤을 남긴다.
할인점은 막대 아이스크림을 대략 250~300원에 사들여 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와 직접 도매 거래를 해 단가를 낮추고 ‘박리다매’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아이스크림의 특성과 쉬운 점포 관리로 인해 1인 창업 아이템으로 급부상했고 아파트 상가 등 동네 골목상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빙과 전문점의 매대 수가 편의점 대비 3~4배 많아 파급력이 클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초기 자본 투자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전문점 채널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마트 등 셀프 계산대 설치로 ‘무인’의 흐름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이 흐름은 급격히 확산됐다.
대형마트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직접 계산하는 일에 점차 익숙해졌고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같은 동네의 작은 소매점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금 거래가 현저히 줄어든 현상도 무인화 흐름에 한몫 했다. 인건비를 아끼고 소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무인 형태의 소매점이 점차 생겨나 대단지 아파트와 유흥 상권 중심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무인 결제 시스템을 갖춘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MZ 세대가 타킷층이고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고려한 것"이라며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뿐만 아니라 쇼규모의 전문 상점들이 생겨날 것이고 인건비 절약을 위한 무인 상점도 점점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07.02 17:52
안윤해 기자 runhai@newswork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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