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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고래고기원조할매집 / 1958, 고래고기 전문점

Paul Ahn 2019. 2. 18. 08:33

장생포고래고기원조할매집 / 고래고기

 

• 사업장명 : 장생포고래고기원조할매집

• 위치 : 울산 남구 장생포동 335-2

 

3대를 잇는 고래고기 명가

 

울산은 70·80년대 경제성장기를 지나면서 산업·공업도시의 이미지가 강해졌지만 예전 울산의 상징은 고래였다. 특히 장생포항은 국제포경협회가 고래 포획을 금지하기 전인 1950년대부터 1986년까지 우리나라 유일의 포경기지였으며, 고래포획이 금지된 지금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고래의 80%가 이곳을 거칠 정도로 국내 고래고기의 원산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고래고기 전문점의 절반, 연간 국내 고래고기 소비량의 절반이 이곳에서 이루어질 정도다. 장생포항에서도 3대를 이어오며 58년간 고래고기 전문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 「고래고기원조할매집」이다. 미식가라면 한번은 꼭 들러야 할 필수 업소로 알려져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식객들로 매장은 항상 문전성시다.

 

이곳은 58년 전 최말선 대표(2006 9월 작고)가 문을 연 이래 2대 박숙자 대표, 3대 신미화 대표로 집안 며느리들이 대를 이어 전통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고래고기집이 물량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는 와중에도 울산 달동에 분점을 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변의 단골고객은 물론이고 먼 곳에서도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고 있다.

 

 

12가지 맛을 내는 별미 중 별미

 

고래고기는 꼬리와 가슴, 껍질, 익힌 것과 날 것 등 부위와 조리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기 때문에 예로부터 12가지 맛을 낸다고 알려졌다. 고래고기원조할매집은 이런 옛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맛깔 나는 다양한 고래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껍질, 갈비살, 내장은 삶아 수육으로 내는데 멸치젓과 소금이나 이곳에서 직접 개발한 간장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육회는 생고기를 배, 당근, , 마늘, 참기름 등을 넣어 버무린 것으로 소고기 육회와 같은 맛을 낸다. 또한 가장 신선도가 높은 부위는 날것으로 고추장이나 막장에 찍어 먹어도 맛깔나다. 가슴살과 뱃살을 얼린 우네는 참치회처럼 얼려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에 찍어 먹는다.

 

오배기는 꼬리와 지느러미를 수개월~수년 간 소금에 절여 얇게 썰어 살짝 데친 음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오돌오돌 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울산지역에서는 잔칫상에 오배기를 올려야잔치 제대로 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란다. 고래고기는 소고기와 참치를 동시에 먹는 듯한 복합적 맛이 특징이다. 고래고기를 몇 번 접해본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맞는 부위를 주문하고, 처음 찾는 손님들은 각 부위를 맛보기 위해 모듬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양질의 고기를 얻는 것이 관건

 

고래고기집 가운데 유독 이곳이 오랫동안 사랑 받는 이유는 좋은 질의 고기 때문. 박숙자 대표는 “‘고래고기가 비리다는 세간의 평은 돌고래 때문에 생긴 오명이라며우리 업소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밍크고래라 비린내와 노린내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밍크고래가 워낙 비싸고 물건을 구하기 힘들어 몇몇 업소에서는 비교적 값싼 돌고래를 내놓는데 이 때문에 이런 오명이 씌여졌다고. 하지만 고래고기가 비리다는 말을 듣고 고래고기를 꺼려하던 사람들도 이곳에서 한번 맛을 보면향신료를 넣은 소고기와 같은 맛이 난다고 입을 모은다.

 

고래고기가 흔하지 않은 것은 국제포경협회에서 지난 86년도부터 고래포획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되는 고래의 대부분은 새우나 고기를 잡기 위해 설치한 정치망(함정망)에 걸려 익사한 것들로 한두 달에 한 마리 꼴로 물건이 들어온다. 따라서 자연스레 가격이 높아져 현재 7m짜리 신선한 밍크고래는 1 4000 여 만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박 대표는 신선한 고기를 구입하기 위해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거래로 마리째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래고기 홍보 위해 분주

 

이곳은 이제 전국 각지에서 찾아올 정도로 명소지만, 고래고기는 몇몇 사람들만 즐기는 마니아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박순자 대표는 고래고기를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 발품을 팔기에 여념이 없다. 올해도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국제음식 박람회에 참가했으며, 대구 들안길 축제, 울산의 처용 문화제 등 음식박람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또한 본점의 고래고기를 먼 곳에서도 맛 볼 수 있도록 도시락에 포장해 전국 어디든 택배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이런 각고의 노력으로 지난해 열린 서울세계음식박람회에서는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고래고기는 맛도 좋을 뿐 아니라 고단백 식품으로 성인병 예방에 좋고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건강식”이라며 고래고기 자랑이 한바탕이다.

 

메뉴 수육(4만원), 생고기(4만원), 우네(4만원), 오배기(4만원), 육회(3만원), 모듬( 6만원, 10만원)

위치 울산광역시 남구 장생포동 335-2 (분점)울산광역시 남구 달동 1335-9

문의 052-261-7313, 052-267-2572, (분점)052-271-7313

 

 

박숙자 대표·신미화 씨

 

“멀리서 온 손님들이 맛있게 잡숫고 가시길 바랄 뿐

사이가 하도 좋아 보여 모녀지간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고부지간이란다. 3대째 고래고기원조할매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숙자 대표와 그의 며느리 신미화 씨. 박 대표의 시어머니가 그랬듯 이제는 박 대표가 자신의 며느리에게 손맛을 전수하고 있다. 박 대표는 시어머니께 수십 년 세월 동안 배웠듯이 며느리에게도 너무 빠르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운영을 물려 줄 생각이라며며느리가 원채 손맛이 좋고 부지런해서 하루가 다르게 늘어간다고 은근슬쩍 며느리 자랑을 한다.

 

신미화 씨 역시 “10년간 배우고 있지만 아직 모자르다어머니께서 자상하게 가르쳐주셔서 어려움 없이 배우고 있다고 말하는 폼이 고부지간의 정이 절로 느껴졌다. 업소를 찬찬히 살펴보니 가게 한 모퉁이에도효행자표창장이 눈에 띈다. 진정한 노포는 손맛 뿐 아니라 돈독한 정마저 대물림 되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박 대표는 고래고기 맛을 보러 찾아온 손님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래고기 못 먹으면 불청객, 고래고기 모둠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52XXXXXXXf11

 

1970년대만 해도 고래고기는 흔한 ‘육류’였다. 특히 고래가 많이 잡히는 3~11월경에는 포경항인 장생포와 구룡포에서 고래가 해체되어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아이들까지 ‘맛있는 고래고기~’로 시작되는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였다.

 

포경업으로 번창한 장생포항에서는 해마다 동해에서 잡힌 1,000여 마리의 고래가 들어올 정도여서 고래고기는 고등어보다도 쌌다고 한다.

 

 

고래고기 모둠

 

장생포항이 고래고기 집산지로 번성한 것은 1891년 러시아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설립한 태평양어업주식회사가 한국정부로부터 포경권을 얻은 후 장생포항을 고래해체 작업공간으로 사용하면서부터. 1915년 러일전쟁이 끝나고는 일본 포경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사실 울산지역 고래잡이 역사는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태화강변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반구대암각화에 고래를 잡는 모습이 그려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가 동해의 고래잡이를 금지하면서 울산에서도 고래고기는 귀한 고기가 됐다.

 

요즘에는 전국 연안에 설치된 그물에 스스로 걸려든 고래만을, 그것도 해경의 철저한 감시와 인증 아래 잡아 올린다. 하지만 ‘울산에 와서 고래고기 대접을 받지 못하면 불청객이다’라는 말이 여전히 회자될 정도로 고래고기는 지금도 울산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고래고기 중 가장 맛있는 부위는 뱃살. 고래뱃살 육회는 쇠고기 맛이 나고, 살짝 얼려 먹어야 제 맛이 나는 고래 가슴살인 배폭살(우네)은 씹을수록 고소하다. 꼬리, 지느러미 부위를 6개월~1년 정도 소금에 절인 꼬리살(오베기)은 차돌박이 맛이 난다. 이러한 여러 가지 맛을 골고루 다 맛 볼 수 있도록 모든 부위가 한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게 ‘고래고기 모둠’이다. 현재 울산에는 30여 곳의 고래 전문 음식점이 영업 중이다.

 

 

‘장생포 고래고기전문점고기 수급 난항속 명맥 유지 6곳뿐

(ujeil.com)

 

 

장생포고래고기원조할매집에서 내놓은 고래고기 모듬 한 접시. 수육, 오베기, 우네, 생고기 등이 담겨 있다.

 

“이제 장생포에는 고래고기집이 여섯 집 정도만 남아 겨우 울산 고래고기의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울산시 남구 장생포에서 장생포고래고기원조할매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경태(56)씨는 지난 22일 장생포 고래고기 전문점들의 실태를 이렇게 설명했다.

 

장생포는 19세기 말부터 한반도 최대의 포경기지로 성장했다. 그러나 장생포의 포경업은 1986년 중단됐다. 우리나라도 가입된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적 포경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포경업이 중단되면서 장생포도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고래고기 전문점들은 장생포에 남아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고래고기 맛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장생포를 꾸준히 찾아 줬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관광공사는장생포 고래고기 거리를 음식테마거리로 지정했다. 이때만 해도 장생포에는 고래고기 전문점이 17곳이나 됐다. 장생포고래로에 고래고기 전문점들이 즐비했던 것이다.

 

현재 장생포에는 윤경태씨의 원조할매집을 비롯해 소라고래집, ‘홍서방네 고래’, ‘미미정 고래집’, 고래명가, 장생포고래집 등 6곳이 영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윤씨가 운영하고 있는 장생포고래고기원조할매집은 1951년 개업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윤씨의 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지금은 아내 신미화씨가 주방을 지키고 있다.

 

이 집은 2012년 농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에 의해대한민국 100대 노포 맛집에도 선정됐다. 서울의 이문동설농탕과 용금옥, 부산의 동래할매파전, 전주의 삼백집, 진주의 천황식당 등 유명 맛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울산에서는 비빔밥으로 유명한 함양집이 이때 함께 선정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는 울산시 대표음식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씨는 장생포에 고래고기 전문점이 줄어든 원인을 점차 고래고기 수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몇 해 전까지만 해도 길이 7m이상으로 선도가 좋은 밍크고래가 7천만원 정도에 낙찰됐는데 최근에는 2억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불법적으로 포획한 고래나 해양보호생물종으로 지정된 고래는 유통이 금지돼 있다. 귀신고래를 비롯해 남방큰돌고래, 대왕고래, 보리고래, 북방긴수염고래, 브라이드고래, 상괭이, 참고래, 향고래, 혹등고래, 참돌고래, 낫돌고래 등이 해양보호생물종이다.

 

최근에는 고래고기 불법포획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해양포유류보호법을 개정해 해양포유류를 보호하지 않는 방법으로 어획한 수산물의 수입을 제한할 방침을 세웠다. 따라서 앞으로는 혼획된 고래의 유통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 고래 위판을 통해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이 고래의 불법포획이나 의도적인 혼획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도 이러한 국제적 추세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반영해 고래류 보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는 최근어로활동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으로만 돼 있던 혼획의 정의를수산업법에 따른 면허나 허가를 받은 어업의 조업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어획된 것으로 개정해 적법한 조업 중 불가피하게 혼획된 경우에만 위판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명확히 했다. 불법포획된 고래류도 해양경찰이 수사를 종료한 이후에는 공매할 수 있었지만 이도 금지됐다.

 

반면 일본은 2018 IWC를 탈퇴하고 2019 7월 상업포경을 재개했다. 장생포에서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불과 220km 거리에 있는 시모노세키(下關)에도 포경기지가 있다.

 

3대에 걸쳐 73년째 고래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씨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영업환경을 아쉬워하며고래고기야말로 울산을 대표하는 음식관광 자원인데 고래고기집들이 황혼을 맞고 있는 것을 행정기관이나 상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울산에서 전국체전 같은 행사가 열릴 때면 다른 지역에서 온 손님들이 울산의 고래고기 맛을 보기 위해 가게를 찾고 일본 손님들도 가끔 찾아온다고 말했다.

 

장생포는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이래 고래를 테마로 한 관광단지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래고기집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장생포 주민 A(65)씨는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도 있는데 장생포 관광도 고래고기부터 먹고 시작하는 것이 정석 아니냐고 말했다.

 

2023.07.23 20:32

강귀일 기자

 

 

■ 장생포고래박물관

옛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 이전의 포경유물을 전시하고 고래와 관련된 각종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건립했다.

 

- 위치 : 울산 매암동 13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