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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화업종 원가구조

Paul Ahn 2018. 8. 6. 10:49

⊙제화업종 원가구조 

 

제화공장 근로자 공임 인상 시위 ‘일파만파’

http://www.apparelnews.co.kr/2011/inews.php?table=internet_news&query=view&uid=70910

 

 

직영 아닌 하청공장, 본사 공임 결정 권한 없어

 

탠디 하청 공장 근로자 시위 사태로 제화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이 재조명 되고 있다.

탠디의 5개 하청공장 근로자 90 여명은 4월 4일 공임인상을 요구하며 낙성대 탠디 본사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4월 7일 이들 제화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 9일 탠디 임직원, 민주노총, 노조 근로자들이 합의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당시 탠디 측은 직영 공장이 아닌 하청 공장이라는 점을 들어 원칙에 맞게 하청공장 대표들과 공임 인상에 대해 논의한 후 통보하겠다고 밝혀 1차 합의가 이뤄진 듯 했다.

 

그런데 시위 및 협상 과정에서 일손을 멈춘 5개 공장 중 3곳이 폐업을 결정하면서 되돌아 갈 곳을 잃은 일부 근로자들이 직접 고용으로 요구 사항을 변경했다.

 

여기에 일부 노동자는 공임인상, 일부는 하청 공장에서 받지 못한 퇴직금을 탠디 측에 요구하는 등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한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탠디의 하청 공장 근로자 사태는 탠디 만의 문제가 아닌 제화 업계 전체의 이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탠디의 제화 공임은 저부(라스트, 밑창)와 갑피(바닥을 제외한 윗부분 전체)로 나뉘며 각각 6,800원, 7,000원이다. 한 켤레 당 공임비가 13,800원으로 정산되는 것이다.

 

탠디 하청 공장 근로자들 갑피 공임비 7,000원을 공개한 직후 일부 다른 하청 공장 근로자들이 탠디 보다 공임비가 낮다며 인상을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임은 제품의 난이도나, 물량 보장 여부에 따라 300~500원 정도의 차이가 나지만 근로자들은 단순 공임비만을 따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탠디 역시 평균 이상 정도로 공임비가 낮게 책정된 하청 공장이 많다” 고 말했다.

 

탠디를 비롯한 제화 업체들은 속이 타들어갈 대로 타들어가고 있다. 공정별 비용 구조나 유통 수수료, 본사 운영관리비 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백화점 수수료 가장 큰 비용

 

통상 제화 공장의 장인이 순수 공임비로 한 켤레 총 13,800원을 받고, 하청 공장 사장은 피니싱 작업을 마친 상품을 켤레 당 5~6만 원에 본사에 납품한다. 본사는 20~27만원의 판매가에서 백화점 수수료 33~35%, 중간관리수수료 20%, 할인율 10~20%를 빼고 나면 켤레 당 3~4만원에서 최대 6~7만원이 남는 구조다. 

 

 

 

여기에 본사 운영관리, 마케팅, 매장 인테리어 등의 비용이 또 들어간다. 시즌성이 강한 제화의 특성상 재고 부담도 크기 때문에 계절이 끝날 무렵 8만~9만원 대 할인 판매도 이루어진다.

 

원자재값 인상도 가파르다. 대부분의 제화 업체들은 원부자재를 직접 구매해 공장에 지급하는데 2~3년 사이 10% 넘게 올랐다. 저부와 갑피 등을 부착할 때 사용하는 본드 같은 재료는 단가가 30% 이상 올랐다.

 

신발 가격에서 사실상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백화점 수수 료는 또 들썩이고 있다. 일부 백 화점이 수수료를 높이겠다고 공 문을 보내고 협조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 업체 “공장 직영 운영은 불가능”  

 

문제는 제화 브랜드 대부분이 백화점 유통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화 업체 한 임원은 “백화점은 제화의 수수료를 가장 높게 책정해 놓고 있다. 수수료 1%만 낮춰도 공임 1천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건은 현재와 같은 도급제를 직영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다. 살롱화 즉 수제화는 금강, 에스콰이아 등 과거 기성화 브랜드와 달리 맞춤 제작을 하는 부띠끄 매장이 그 시작 이었다. 청계천, 성수동 일대 슈즈 부띠끄를 갤러리아백화점이 살롱화 조닝에 끌어들이며 브랜드화 되고 규모화 됐다. 도급제가 된 배경도 이 때문이다. 직영 전환은 수제화의 본질적 구조를 바꿔야 가 능한 셈이다.

 

탠디 하청공장에서 근무했다는 한 디자이너는 한 온라인 카페를 통해 “상당수 근로자들이 월급제 전환을 논의할 당시, 세금 납부를 이유로 도급제 유지를 원했다. 2000년 개인사업자 전환법 개정 이후에는 근로자의 신분성을 보장해 3.3%의 세금을 공장에서 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국내 수제화 업계는 거의 100% 도급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라이선스, 직수입 1~2 곳 등 직접 생산은 극히 일부다. 국내 수제화 업체 7곳에 직영 공장 운영이 가능한 지 묻자 대부분 절대 불가능 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탠디의 경우 총 21개 하청 공장을 운영 중으로 종사자만 1천여 명에 달한다. 소다, 미소페 등 다른 유력 업체들 역시 100명 이상의 직접 고용과 시설 투자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또 하나의 쟁점은 도급 체제에서 제화 본사가 직접 공임을 핸들링 할 수 있는가 여부다.   

 

하청 공장 10여 곳을 거느린 미소페 측은 “공임 인상은 전적으로 하청 공장 측이 정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다 역시 공임 인상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지만 최종 결정은 하청 공장이 할 일이라고 전했다. 세라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세스 개선을 협의 중이 라고 했다.

 

탠디는 이번 사태로, 상품 수급이 어려워지며 봄 시즌 장사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백화점 매출은 20% 가량 역신장 했고, 낙성대 본사 직영 매장은 2주 동안 폐쇄했다.  시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은 공장 폐업 등으로 돌아갈 곳을 잃게 되면서 양측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백화점의 수수료 인상과 하청 업체의 공임 인상 요구가 맞물리며 업계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앞에 서 있다.   

 

어패럴뉴스

2018년 05월 04일

박해영기자, envy007@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