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善終•Bona Mors•착한 죽음
선종(善終)은 임종(臨終)할 때 성사(聖事)를 받아 대죄(大罪)가 없는 상태에서 죽는 일이라는 뜻으로 풀이한다.
중국에서 활동한 이탈리아 예수회 로벨리선교사가 신자들이 현세에서 삶과 죽음을 준비하도록 쓴 신앙서적 「선생복종정로(善生福終正路)」의 줄임말로 문자적으로는 라틴어mors(착한)bona(종말)을 우리말로 번역한 셈이다.
선종(善終)은 ‘시작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잘함’이라는 뜻도 있으며 지켜내기 참 어려운 일이다.
《선생복종정로 善生福終正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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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출신의 예수회 중국 선교사 로벨리(J.A. Lobelli, 陸安德, 1610∼1683)가 저술한 신심서. 1652년 북경에서 상·하 2책으로 간행된 이후 신자들에게 널리 읽혀졌으며, 1794년 구베아(Gouvea, 湯士選) 주교의 감준으로 북경에서, 그리고 1852년에는 마레스카(Maresca, 趙方濟) 주교의 감준으로 상해에서 중간되었다.
“선생 복종 정로”란 일상 생활에서 교리의 가르침에 따라 착하게 살다가 복되고 거룩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뜻으로, 《한불자전》(韓佛字典)에서는 ‘착한 죽음’또는 ‘거룩한 죽음’을 ‘선생 복종’의 준말인 ‘선종’(善終)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모든 신자들에게 현세에서의 삶과 마침 즉 선종을 타당하게 예비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는 목적에서 저술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언제 우리 나라에 전래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훗날 제7대 조선교구장을 역임하는 블랑(Blanc, 白圭三) 신부의 1876년 5월 13일자 서명이 들어 있는 한글역 필사본(2권)과 동일한 서명이 들어 있는 1852년 중간본(2권)이 한국교회사연구소에 소장되어 있는 사실에서 볼 때, 1876년 5월 8일 블랑 신부가 조선에 입국할 때 가지고 와서 즉시 번역하였음을 알 수 있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우선 상권은 자서(自序) 이외에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권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에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사주 구령(事主救靈) 즉 하느님을 받들고 자신의 영혼을 구하는 것이 현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전제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닦고 가정을 다스리며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나태함을 경계하고 근신을 강조하였으며, 동양 사회의 전통 윤리인 가부장제의 중요성을 밝혔다. 아울러 기도와 묵상하는 법, 교회 서적을 읽고 강론을 듣는 방법, 성체성사와 고해성사, 그리고 미사의 신비한 은혜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
그리고 하권에서는 성모 공경 및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공로를 기억하도록 한 다음 복된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자세히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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