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라 디자인 박물관
자유분방한 콘크리트 덩어리,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3/2018042302668.html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등 거장의 건축 만날 수 있는 비트라 캠퍼스
대형 입체파 조각품 같은 외관, 각도 따라 다른 형태로 감상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 전경/고영애 제공
스위스 제2의 도시 바젤은 스위스, 독일, 프랑스의 경계에 위치한 국경도시이자 세 나라의 예술, 건축, 문화적 정서를 아우르는 예술과 건축의 도시다. 라인강을 따라 형성된 바젤은 중세부터 종교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였다. 바젤은 세계 최초의 공공 미술관을 비롯해 만화박물관, 종이 박물관 등 30여 곳의 독특한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유럽 굴지의 미술 시장으로 발전하면서, 매년 6월이면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 시장인 바젤 아트 페어가 열린다.
바젤에서 외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세계 예술인들이 찾는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이 나온다. 비트라는 스위스 가구회사지만 공장은 독일 국경의 바일 암 라인에 있다. 이 공장 전체를 비트라 캠퍼스라고 부르며, 그 안에 프리츠커상 수상자 다수가 설계를 맡은 건물들이 채웠다.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 안도 다다오의 콘퍼런스 홀, 자하 하디드의 소방서, 알바로 시자의 비트라 공장을 비롯해 헤르조그 & 드 뫼롱의 비트라 하우스와 세지마 카즈요와 류에 니시자와의 공장 건물이 들어섰다.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과 콘퍼런스 파빌리온
산업 가구디자인과 건축 분야에 있어 중요한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은 프랭크 게리가 유럽에서 설계한 최초의 건축물이다. 그는 전통적인 건축 형태에서 탈피한 자유롭고 독특한 건축물을 선보여 20세기의 모더니즘 건축을 해체한 건축가로 불린다.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은 건축이라기보다는 커다란 예술 조각품을 보는 듯했다.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의 앞면은 입체파 조각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보였다. 내부의 전시 공간은 마치 뒤틀린 상자와 흡사했고, 방마다 바닥과 천장의 높이도 각각 달랐다. 가구들을 공중에 매달아 놓은 독특한 전시도 신선했다. 가구 디자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주요 제품들로 구성된 1800여 점의 컬렉션도 볼거리다.
비트라 콘퍼런스 파빌리온의 전경/고영애 제공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비트라 콘퍼런스 파빌리온은 노출 콘크리트 마감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공간은 세미나가 열리는 곳으로 세미나 하우스로도 불린다. 콘퍼런스 파빌리온 방음벽의 한 면 크기는 일본 다다미의 사이즈(보통 너비 석 자에 길이 여섯 자 정도의 직사각형 모양)다.
다다미 사이즈는 인간에게 안정감을 주는 적절한 크기라고 한다. 동양 정신을 담은 비트라 세미나 하우스는 참선과 묵상을 하기에 적절한 장소였다. 묵상의 공간은 성스러운 공간으로 확장돼 고요함이 엄습했다. 이 정적은 진정제와 청량제가 되어 한순간 여행의 피로를 보듬어주었다. 이 건물을 지을 때 벚나무 세 그루를 베었는데, 안도는 그 나무를 기리는 의미로 입구 벽에 벚꽃잎 세 개를 새겨넣었다.
◇아치 구조물이 인상적인 공장과 조립식 주유소
프로덕션 홀과 공장 건물을 연결하는 아치 구조물/고영애 제공
비트라 단지 내에서 가장 나중에 지어진 알바로 시자의 비트라 공장으로 향했다. 알바로 시자의 프로덕션 홀은 19세기의 거대한 공장 건축을 연상시키는 상하로 높이 조절이 가능한 붉은 벽돌 건축물과 아치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아치 구조물의 통로 앞에 위치한 아넥스관은 비트라 공장 전체의 마스터플랜을 계획했던 니콜라스 그림쇼의 알루미늄 공장 건물이다.
장 푸르베가 디자인한 주유소/고영애 제공
장 푸르베의 주유소 건물은 파리 거리형 아트박스로 조립식 건축물이다. 현대 실용가구의 거장인 장 푸르베는 조립식 가구의 선구자답게 군더더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박스형 건물을 대로변의 파란 하늘 위에 사뿐히 올려놓았다. 특유의 색상을 사용한 멋진 유리 건축물은 삽으로 떠서 아무 공간에다 옮겨놓아도 될 만큼 완벽한 마감 처리가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출신의 가구 디자이너인 장 푸르베는 기능성과 조형미는 물론 기술적으로도 완벽함을 추구했던 건축가이자 엔지니어다. 그의 가구는 단순한 생활 소품이라기보다 예술과 실용을 겸비한 디자인으로 20세기 가구의 혁신을 가져왔다.
◇자하 하디드에게 유명세 안긴 비트라 소방서
공장 안의 주도로 끝에는 영국의 해체주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말레비치의 영향을 받아 디자인한 비트라 소방서가 자리했다.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비트라 소방서/고영애 제공
이 건물은 지어질 당시 많은 화제를 모았다. 1993년 완공되자마자 소방관들의 항의로 폐쇄했고, 현재는 비트라 가구전시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물과 불의 이미지를 담은 비트라 소방서는 역동적 공간을 보여주었다. 내부의 천정은 높낮이를 다르게 햇빛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효율성이나 기능성에서는 부족하지만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었고, 자하 하디드는 이 건물로 인해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가 됐다.
조선일보 & Chosun.com
2018.04.24
고영애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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