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랑받은 노포들, 서울미래유산 속 식당 50
- 서울미래유산은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건이나 인물 또는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것으로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를 지닌 것. 시민이 직접 제안하고 신청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되, 미래유산보존위원회 심의를 통해 선정
#시민이 제안한 서울미래유산 488건 중 ‘식당’이 50건,
낡은 메뉴판에 담긴 도시의 '맛'을 찾아서
#가장 많은 분야는 ‘생활문화’(206건), 개별 분류 중 최다는 ‘식당’(50건)
- 유형별로는 생활문화(206건), 부동산(189건), 예술활동(67건), 동산(18건), 자연물(4건), 자료(4건)
- 48개 세부유형 가운데는 식당(50건)이 가장 많고 문화집회시설(44건), 문학(38건), 시장(35건) 순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식당은 1920~1970년에 개업한 오래된 가게들
- 1920년대 이전 개업 2곳, 1930년대 5곳, 1940년대 4곳, 1950년대 14곳, 1960년대 이후 25곳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118년 전통의 ‘이문설농탕’, 1925년 봄처럼 화사하게 꽃 피는 정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문을 연 ‘진아춘’, 1932년 남대문 천막 식당으로 시작한 은호식당과 같은 해에 개업해 3대째 대를 잇고 있는 추어탕집 ‘용금옥’ 등이 가장 오래된 가게
표2. 서울미래유산 노포 현황
1 / 이문설농탕 / 종로구 / 설농탕 / 1904
2 / 진아춘 / 종로구 / 중식 / 1925
3 / 용금옥 / 중구 / 추어탕 / 1932
4 / 은호식당 / 중구 / 꼬리곰탕 / 1932
5 / 잼배옥 / 중구 / 설렁탕 / 1933
6 / 청진옥 / 종로구 / 해장국 / 1937
7 / 한일관 / 강남구 / 갈비 / 1939
8 / 유진식당 / 종로구 / 평양냉면 / 1944
9 / 대성관 / 동작구 / 막국수 / 1946
10 / 우래옥 / 중구 / 평양냉면 / 1946
11 / 부여집 / 영등포구 / 곰탕 / 1947
12 / 마포옥 / 마포구 / 설렁탕 / 1950
13 / 평래옥 / 중구 / 평양냉면 / 1950
14 / 문화옥 / 중구 / 곰탕 / 1952
15 / 연남서식당 / 마포구 / 갈비 / 1953
16 / 오장동 흥남집 / 중구 / 냉면 / 1953
17 / 열차집 / 종로구 / 빈대떡 / 1954
18 / 미진 / 종로구 / 메밀국수 / 1954
19 / 왕십리 대도식당 / 성동구 / 소고기구이 / 1954
20 / 마포진짜원조최대포 / 마포구 / 돼지갈비 / 1956
21 / 원조 할머니 떡볶이 / 종로구 / 떡볶이 / 1956
22 / 부민옥 / 중구 / 육개장 / 1956
23 / 삼거리먼지막순대국 / 영등포구 / 순대국 / 1957
24 / 태조감자국 / 성북구 / 감자국 / 1958
25 / 오장동함흥냉면 / 중구 / 냉면 / 1958
26 / 고려삼계탕 / 중구 / 삼계탕 / 1960
27 / 유림면 / 중구 / 국수 / 1960
28 / 초가집 / 강북구 / 한정식 / 1960
29 / 황해 / 용산구 / 스테이크, 부대찌개 / 1960
30 / 서북면옥 / 광진구 / 냉면 / 1960
31 / 통술집 / 서대문구 / 돼지갈비 / 1961
32 / 산골막국수 / 중구 / 막국수 / 1944
33 / 역전회관 / 마포구 / 바싹불고기 / 1962
34 / 진주회관 / 중구 / 콩국수 / 1962
35 / 영동 스낵카 / 강남구 / 한식 / 1962
36 / 안동장 / 중구 / 중식 / 1964
37 / 라 칸티나 / 중구 / 이탈리아 / 1967
38 / 창성옥 / 용산구 / 해장국 / 1970
39 / 무교동 북어국집 / 중구 / 북어국 / 1968
40 / 성북동 국시집 / 성북구 / 국수 / 1968
41 / 대문점 / 영등포구 / 중식 / 1969
42 / 선천집 / 종로구 / 한정식 / 1971
43 / 청일집 / 종로구 / 빈대떡 / 1973
44 / 중림장 / 중구 / 설렁탕 / 1974
45 / 순흥옥 / 중구 / 꼬리곰탕 / 1976
46 / 림스치킨 / 종로구 / 치킨 / 1977
47 / 옛날집 낙원아구찜 / 종로구 / 아구찜 / 1977
48 / 원대구탕 / 용산구 / 대구탕 / 1979
49 / 동흥관 / 금천구 / 중식 / 1983
50 / 쌍다리식당 / 성북구 / 돼지불백 / 1986
#음식으로 특화된 골목길에도 과거 세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중국 대사관을 중심으로 중국요리점 등 중국 문화가 100년 넘게 터를 잡고 있는 ‘명동 화교거리’, 6.25전쟁 직후인 1950년대에 시작된 ‘신당동 떡볶이 골목’, 1960년대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던 선술집과 국밥집이 들어서면서 번성한 피맛골, 1970년대 연남동 기사식당 거리, 종로 보쌈 골목, 장충동 족발 골목 등이 형성
표3. 서울미래유산 음식특화골목 현황
1 / 명동화교거리 / 중구 / 1904
2 / 신당동 떡볶이골목 / 중구 / 1953
3 / 피맛골 / 종로구 / 1965
4 / 을지로 골뱅이골목 / 중구 / 1968
5 / 장충동 족발골목 / 중구 / 1970
6 / 종로3가 보쌈골목 / 종로 / 1970년대
7 / 연남동 기사식당거리 / 마포구 / 1970년대
8 / 동대문 생선구이 골목 / 종로구 / 1979
9 / 을지로 노가리골목 / 중구 / 1980
내 손안에 서울
자료: 서울미래유산(http://futureheritage.seoul.go.kr),
2021.11.11. 13:50
사진출처 서울연구원
서울연구원 민현석 연구위원(paulmin92@si.re.kr)
⊙100년 후에도 찾아갈 서울미래유산 맛집
서울에 얼마나 많은 식당이 있을지 가늠이 안 된다. 숫자를 세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긴 시간을 이어 온 식당으로 좁히면 비교적 수월하다. 서울시가 직접 인증한 가게로 한 단계 더 들어가면 명확해진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식당들이 주인공이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식당은 총 54개다
미래유산은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에서 미래세대에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것이다. 미래세대에 전할 보물인 셈이다. 미래유산으로 뽑힌 서울 식당은 총 54개(2023년 2월 홈페이지 기준)이므로, 한 번쯤 다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식도락 여행이 될 것이다. 4곳의 식당들로 서울 사람들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길 바란다.
★안동장 / 1948, 을지로3가의 대장
을지로의 낭만이 집약된 공간 안동장. 서울미래유산이 인증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중식당이다. 1948년에 개업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원래 지금의 피카리디 극장 근처에서 개업했는데, 1950년 종로 일대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을지로 124로 이전했다. 워낙 오래된 식당이다 보니 나이를 멋지게 드신 어르신들도 많은 자리를 채우고 있다. 여기에 젊은 사람들까지 모이니 그야말로 세대를 뛰어넘는 화합의 장이다.
안동장의 대표 메뉴 굴짬뽕
메뉴는 상당히 다양한 편. 코스 요리는 물론 냉채, 해삼전복, 잡품, 새우,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야채두부, 탕, 밥, 면 등의 카테고리에서 100가지 이상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기 메뉴는 굴짬뽕, 멘보샤, 난자완스 등인데 사실 몇 가지 뽑는 게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시그니처 굴짬뽕 꼭 주문하길. 안동장을 대표하는 얼굴이니 말이다. 굴의 시원함과 채소의 깔끔함이 어우러져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인근 직장인이 많은데, 밥과 면류 메뉴가 많아 선택폭이 넓다. 푸짐한 해물이 들어가는 잡탕밥도 꽤 괜찮으니 한 번 즐겨보길 권한다.
★유림면 / 1960, 계속 생각나는 구수함
점심에도 저녁에도 즐거운 한 끼가 되는 메밀국수. 덕수궁과 서울시청 근처에서 메밀국수를 찾는다면 유림면으로 향하면 된다. 다른 상호로 1960년에 창업했으나 1986년 지금의 장소에서 유림면으로 다시 태어났다.
따뜻한 메밀국수
메뉴는 메밀국수, 비빔메밀, 냄비국수, 비빔국수, 온메밀(계절메뉴 11~4월), 돌냄비(12~3월)가 있다. 언제 먹어도 좋지만, 계절에 맞춰 메뉴를 선택하면 더 즐거운 식사가 가능하다. 쌀쌀한 계절에는 냄비국수 또는 온메밀과 비빔메밀 조합을, 여름에는 메밀국수와 비빔메밀이 좋겠다. 물론 날씨와 상관없이 개인 취향에 맞춰 주문하면 된다.
에디터의 원픽은 비빔메밀. 감칠맛 넘치는 양념과 구수한 메밀면의 조화가 일품이다. 양념장은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꿀 등을 달여 만든다고 한다. 숙성을 통해 고추장의 매운맛은 부드러워지고, 맛은 더 깊어진다.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서 끊임없이 들어간다. 여기에 온메밀이나 냄비국수의 따뜻한 국물을 더하면 딱 맞다. 메밀면의 경우 국내산 봉평 메밀을 활용하며, 찰기가 적당해 씹는 맛도 좋다.
★청진옥 / 1937, 서울의 해장국
1937년에 개업해 87년간 서울을 지키고 있는 청진옥은 서울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해장국 전문점이다. 종로구 청진동 피맛골에서 상호 없는 천막 식당으로 시작해 평화옥이란 상호로 영업을 이어가다가 6·25전쟁 후 청진옥으로 이름을 바꿨다. 위치도 조금씩 바뀌었다. 2008년 피맛골 재개발이 확정되면서 종로1가 24번지로 옮겼다가 2016년 지금의 자리인 종로3길 32에 둥지를 텄다. 2005년부터 창업주의 손자인 최준용 씨가 3대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옛 단골손님의 면면도 화려한데, 백범 김구 선생과 윤보선 전 대통령 등이 이곳의 해장국을 즐겼다고. 덕분에 세월의 깊이가 확 느껴진다.
메뉴는 양·선지 해장국, 모둠수육, 내장수육, 안주전골, 따구국(뼈다귀 국), 모둠전, 빈대떡 등이 있다. 식사로도 술자리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메뉴 구성이다. 덕분에 요일, 시간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다. 평일 점심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이 보인다.
청진옥의 해장국
국내산 한우를 사용한 해장국은 배추와 콩나물, 우거지 등이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고깃국 특유의 진한 맛이 돋보인다. 소내장과 우골 등을 넣고 푹 고아낸 국물이 인상적이다. 싱싱한 선지는 덤이다. 내장과 고기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모둠수육도 별미. 한우 특유의 고소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 술안주로 상당히 좋다.
★유진식당 / 1988, 서민의 술상
요즘 외식 물가가 심상치 않다. 웬만하면 기존 가격에서 10~20% 인상됐다. 국밥과 평양냉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진식당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평양냉면만 해도 서울 유명한 곳들은 1만4,000원~1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국밥도 이제 만원 시대를 앞두고 있다. 반면 유진식당은 냉면 1만원, 돼지머리국밥 6,000원 등이다. 단순한 가격 외에도 이 가게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상대적으로 가성비 좋은 유진식당의 평양냉면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 출신의 실향민인 창업주가 낙원상가 골목에서 북한식 순대와 국밥 전문점으로 식당 운영을 시작했고, 인근에 한식당 ‘대동강’을 추가로 개업했다고 한다. 다만, 1985년 불의의 일로 두 식당 모두 폐업하게 됐다고. 폐업 이후 1988년 현 위치에 유진식당을 재개업했다.
서울 시민과 여행자가 유진식당을 만날 수 있게 됐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유진식당의 메뉴는 물냉면, 비빔냉면, 설렁탕, 돼지머리국밥, 녹두지짐, 돼지수육, 술국, 홍어무침 등이다. 누구나 친근하게 먹을 수 있고, 친구와 함께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메뉴다. 고소한 녹두지짐에 막걸리 한 잔, 수육에 소주 한 잔, 식사로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물냉면(일반 평양냉면 가게보다 쫄깃한 면이 특징), 진한 국물의 설렁탕 또는 돼지머리국밥을 즐기면 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출처 : 트래비 매거진(https://www.travie.com)
'F&B Service > @Korean & d'ho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갓서베이(Zagat Survey) (0) | 2014.12.17 |
---|---|
⊙레드테이블(Redtable) (0) | 2014.12.17 |
⊙살아있네 살아있어..을지로 '노포老鋪'골목 (0) | 2012.04.29 |
⊙20첩 반상이 나오는 식당 (0) | 2010.11.25 |
⊙정통 한식요리 총 모음 (0) | 2010.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