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네도 채드윅(Vinedo Chadwick) / 칠레와인
“전세계 와인평론가들을 깜짝 놀라게 한 칠레와인"
세냐와인, ‘캘리포니아 와인 전설’ 로버트 몬다비와의 합작품
베를린 테이스팅 행사에서 프랑스 5대 샤토 와인보다 점수 높아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은 2015년산 세냐와인에 100점 매겨
"칠레는 안데스산맥의 만년설,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로 와인생산 최적지"
칠레 최고의 와인명가인 에라주리즈(Errazuriz)는 대통령 4명과 대주교 2명을 배출한 칠레의 대표적 명문집안이다. 세계 최고의 와인평론가인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으로부터 100점을 받은 비네도 채드윅(Vinedo Chadwick 2014년, 2017년 빈티지) 와인을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전설’인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2008년 작고)와의 합작품인 세냐(sena) 와인 등이 칠레와인의 명성을 세계에 알린 에라주리즈의 대표적 와인 브랜드이다.
2004년에 열린 베를린 테이스팅에서도 1위(비네도 채드윅 2000), 2위(세냐 2001)를 거머쥔 와인 모두 에라주리즈 와인이었다. 베를린 테이스팅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을 세계와인시장에 알린 1976년 ‘파리의 심판(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의 시음회)’에서 착안, 칠레 와인과 프랑스 와인을 비교 시음한 와인시음 행사였다.
지난 29일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린 제임스 서클링 주최 ‘세계 최고와인 시음행사'에 참가한 에드아르도 채드윅 회장이 세냐 와인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순욱 기자
칠레와인의 역사는 스페인으로부터 포도를 옮겨와 심은 16세기로 거슬러가지만, 세계 와인시장에서의 명성은 최근까지도 ‘가성비 좋은 와인' 수준이었다. 즉, 품질은 뛰어나지 않지만 가격은 착하다는 정도였다. 그러나, 칠레는 동쪽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과 서쪽 태평양 연안의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 등 세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할 최적의 떼루아(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토양과 기후 등 자연조건)를 갖고 있다는데는 이견을 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와인시장에서 오랫동안 저평가받아온 칠레와인을 ‘세계 최고 품질의 와인’ 등급에 올린 주역이 칠레 와인명가 에라주리즈의 에두아르도 채드윅(Eduardo Chadwick) 회장이다. 칠레 와인을 샤토 마고 같은 프랑스의 특급 와인 반열에 처음 올린 베를린 테이스팅 행사 역시 채드윅 회장의 기획 행사였다.
1870년 와인사업을 시작한 에라주리즈 가문의 5대손인 채드윅 회장이 새 빈티지(2017년산) 세냐(sena) 와인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빈티지(Vintage)는 와인 양조에 쓰인 포도의 수확연도를 말하는 것으로 해마다 강우량, 일조량, 바람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포도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들더라도 맛, 품질 등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고급와인일수록 빈티지에 따른 품질과 가격 차이가 큰 편이다.
지난 3월에도 한국을 방문한 채드윅 회장은 한국 나들이가 잦은 편이다. 그만큼 한국 와인시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한국 와인시장 규모는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조금씩 커지고 있으며 10여년전부터 칠레와인이 수입와인 1위(물량 기준)를 지키고 있다.
뉴빈티지(2017년산) 와인을 소개하기 위한 세냐 와인 버티컬 테이스팅(같은 와인을 다양한 빈티지별로 시음하는 것) 행사는 지난 28일 서울 그랜드하앗트호텔에서 열렸다. 세냐와인 시음 참가자를 30명으로 제한한 소규모 행사였으며,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와인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소믈리에들이었다. 당초 이 시음행사를 채드윅 회장이 진행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칠레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사정으로 입국이 늦어져 그날 채드윅 회장은 참석하지 못했다.
채드윅 회장을 만난 것은 다음날인 29일 세계적 와인평론가인 제임스 서클링이 진행한 ‘GREAT WINES of THE WORLD(세계 최고와인 시음회)’ 행사장에서였다. 행사장은 서울 포시즌즈호텔로, 이날 1000여명의 와인애호가들이 참석,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날 채드윅 회장은 세냐와인 시음코너를 찾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직접 와인을 따라주고 사진촬영에도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등 칠레 최고의 와인명가 오너 회장 답지 않는 소탈한 태도를 보였다. 기자와도 자청해서 셀카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와인 업계에서는 채드윅 회장을 절대로 가볍게 보지 않는다. 칠레와인의 거물로 대접한다. ‘칠레와인 혁신의 아이콘’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로버트 몬다비를 설득, 그와의 합작품인 세냐 와인을 만들어 칠레와인의 명성을 세계 시장에 처음 알린 주역이다. 칠레의 폴로 국가 대표선수이기도 했던 아버지를 설득, 아버지가 소유했던 폴로 경기장을 포도밭으로 바꾸는 등 칠레와인의 고급화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제임스 서클링 행사장에서 만난 채드윅 회장은 세냐와인의 새 빈티지 와인에 대해 큰 기대를 표시했다. 그는 "세냐와인의 새 빈티지(2017년)는 ‘칠레와인의 보석’인 세냐의 명성을 이어나갈 최고 품질의 와인"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제임스 서클링 역시 세냐 2017년산에 대해 "조화롭고 균형잡힌 와인이며, 강한 탄닌과 함께 풀바디의 풍성함을 가진 파워풀한 세냐"라며 99점 평점을 준 바 있다.
◇천혜의 자연장벽으로 둘러싸인 칠레는 최적의 와인생산지
남북 길이가 총 4270km에 이르는 칠레는 포도재배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천혜의 자연장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북쪽은 지구상에서 가장 메마른 곳으로 알려진 아타카마 사막, 남쪽에는 파타고니아 빙하지대, 동쪽은 험준한 안데스 산맥, 서쪽은 태평양과 코스탈 산맥이 버티고 있다. 특히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을 먹고 자란 포도가 세계 최정상의 와인 원료를 공급해오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칠레와인에는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이 가진 성분이 들어 있다는 얘기다.
에라주리즈 와이너리들은 칠레의 심장부에 위치한 수도 산티아고 근처에 걸쳐 있다. 산티아고에서 북으로 100km 떨어진 아콩카구아 밸리와 그 밑의 마이포 밸리는 에라주리즈를 대표하는 와인 브랜드인 돈 막시미아노(Don Maximiano)와 세냐 와인, 비네도 채드윅 등 칠레의 세계 정상급 와인들의 탄생을 가능하게 한 최상급 떼루아(포도밭 기후와 풍토)라 할 수 있다.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기후 조건은 건조한 여름과 밤낮의 큰 일교차다. 에라주리즈 와이너리들이 들어서 있는 아콩카구아 밸리와 마이포 밸리 두 계곡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 지대로, 따뜻하고 건조한 여름과 청명한 날씨, 그리고 강수량이 높은 겨울 기후를 보인다. 서쪽 태평양의 훔볼트 해류와 함께 안데스 산맥의 하강기류 영향으로 낮에는 뜨거운 대지에 서늘한 산들바람이 불고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포도의 생장기간이 길어져 결과적으로 와인에 진한 과일향과 농익은 탄닌, 깊은 색상, 적당한 산미를 지니게 한다.
◇세냐 2015년산은 제임스 서클링이 만점을 준 와인
1999년 빈티지로 세상에 처음 이름을 알린 세냐와인의 출발은 1991년으로 거슬러간다. 채드윅 회장은 세냐와인을 소개할 때마다 로버트 몬다비와의 인연을 얘기한다. "로버트 몬다비가 1991년 칠레를 찾아왔을 때 제가 가이드를 맡아 칠레 와이너리를 여러 곳 같이 둘러봤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칠레의 떼루아(와인을 만들기 위한 토양, 기후 등의 조건)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몬다비와 합작해 만든 세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 신호, 시그널이란 뜻은 세냐가 칠레 와인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로버트 몬다비와 에라주리즈 두 가문의 약속, 서명이란 뜻도 있습니다."
지난 28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냐와인 시음 행사에서는 세냐 2009, 2013, 2016, 2017 네개 빈티지 세냐와인이 선보였다. 2009년 빈티지 세냐는 이날 나온 세냐 와인 중 가장 파워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칠레 여름이 유난히 뜨겁고 무더웠기 때문에 혹독한 무더위를 견딘 포도로 만든 그해 와인은 풍부한 향과 오랜 잔향(finish)이 특징이었다.
2013년 빈티지는 시음자별로 호불호가 나뉘었다. 참석자 중에는 "2009년산과 2016년에 비해 그 사이에 있는 2013년 빈티지는 품질이 떨어진다"는 소믈리에가 있었던 반면, 또다른 시음자들은 "이날 시음한 네개 빈티지 중 가장 좋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2013년 기후는 다소 여름이 서늘했고, 2009년산에는 넣지 않았던 말벡 품종(아르헨티나 레드와인에서 가장 흔한 포도품종)을 12%나 넣어 결과적으로 세냐 특유의 섬세함과 풍부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2016년산은 세계적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로부터 세냐 와인 중 가장 높은 점수인 97점을 받은 와인이다. "전체적인 밸런스와 이전의 모든 빈티지들을 뛰어넘는 우아함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은 와인이다. 그해 여름 기온이 근래 들어 가장 서늘해, 결과적으로 아주 우아한 빈티지 와인이 됐다는 것이 세냐 관계자의 설명.
이날 시음행사의 하이라이트인 2017년산은 제임스 서클링이 "조화롭고 균형잡힌 와인이며, 강한 탄닌과 함께 풀바디의 풍성함을 가진 파워풀한 세냐"라 평가하며 99점을 주었다. 서클링이 최고 점수인 100점을 준 세냐 빈티지는 2015년산이다. 2017년산 세냐는 블랙베리, 피망, 허브 향이 느껴지며, 세상에 나온지 얼마 안된 와인임에도 밸런스(맛의 조화)가 뛰어나다는 평들이 많았다. 세냐와인은 소매 가격이 병당 20만원이 넘을 정도로 칠레와인 중 최고가 수준이다.
◇채드윅 회장 "칠레 와인이 한국 특급와인 시장 주도하도록 하겠다"
채드윅 회장은 2004년부터 전세계를 돌며 세냐 와인 알리기 월드 투어를 하고 있다. 그 시발점이 2004년 베를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와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와인 이름을 숨긴 채 맛과 향 등을 보고 점수를 매기는 와인 시음 행사) 행사였다. 채드윅 회장은 칠레 와인이 실제 품질에 비해 세계 와인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 세계 최고급 와인과 당당히 겨루는 시음 행사를 기획했다.
20004년 1월 베를린에서 열린 시음 행사에는 세냐를 비롯한 에라주리즈의 대표 와인들과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최고급 와인들이 레이블을 가린 채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칠레 와인들이 구대륙 와인들을 제치고 비네도 채드윅, 세냐 와인이 1, 2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이를 1976년에 열린 ‘파리의 심판’을 빚대 ‘베를린 심판’이라고 하기도 한다. 미국 독립 20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와인 블라인드 테이스팅 행사에서는 샤토 라투르, 무통 로칠드, 마고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와인들을 누르고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들이 선두권을 모두 휩쓸어 와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를 두고 ‘파리의 심판’이라고 한다.
채드윅 회장은 2004년 베를린 행사를 기점으로 전세계 주요 도시에서 유사한 행사를 열었으며 이중 22번의 시음회 중 90% 이상 행사에서 세냐가 ‘탑 쓰리’에 랭크되었다. 1976년 파리의 심판을 진행한 영국의 와인컨설턴트 스티븐 스퍼리어(Steven Spurrier)는 "베를린 테이스팅을 계기로 칠레와인은 새 역사를 쓰게 됐다'고 평했다. 스티븐은 채드윅 회장의 요청을 받아, 베를린 테이스팅 행사를 공동기획했다.
서울에서도 2008년,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프랑스 5대 샤토 와인 중 네 와인(샤토 라투르,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마고, 샤토 오 브리옹 중 샤토 오 브리옹은 제외)과 세냐 와인을 놓고 블라인드 테이스팅한 결과, 세냐 와인이 최고 점수를 얻었다. 채드윅 회장은 "칠레 와인은 계속 진화를 거듭하기 때문에 품질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품질 좋은 칠레산 와인들을 더 많이 들여와 한국의 프리미엄 와인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2019.11.01
박순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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