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핵심 키워드는 '멀티 페르소나'"
https://news.joins.com/article/23614165
김난도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트렌드 키워드 10개를 소개했다.
"현대인은 다양하게 분리되는 여러 개의 정체성을 가집니다. 이를 담아내는 '멀티 페르소나'라는 개념은 내년 소비 트렌드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김난도(56) 서울대 교수가 내년 소비 트렌드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로 '멀티 페르소나'를 꼽았다. 그는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0』(미래의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멀티 페르소나는 가면을 바꿔쓰듯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며 서로 다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다층적 자아를 의미한다"며 "현대 사회의 양면적 소비 행태와 젠더 프리 트렌드 등 다양한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만능 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멀티 페르소나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요즘 젊은이들의 경우 모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게 특징"이라며 "직장에 있을 때와 퇴근 이후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고, SNS도 여러 계정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개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여러 모드의 개인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취향이나 취미 등을 중시하는 '덕질' 문화가 중요한 사회가 됐다. 이는 중요한 변화로 정밀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주도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2008년부터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다음 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 트렌드를 키워드로 정리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이 시리즈는 과거 '가성비' '워라밸' '소확행' '욜로' '뉴트로' 같은 키워드를 유행시키며 화제를 낳았다.
이날 그는 2020년의 소비 트렌드 10개를 새롭게 제시했다.
①멀티 페르소나(Me & Myselves)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지는 것. 구수타프 융은 인간은 1000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페르소나를 바꾼다고 함.
②라스트 핏 이코노미(Last Fit Economy)마지막까지 만족을 최적화하는 것.
③페어플레이어(Goodness & Fairness)공평하고 올바름에 대한 강한 추구. 이를 어길 경우 SNS 유포는 물론 고발도 서슴지 않음.
④스트리밍 라이프(Here & Now: the Streaming Life)소유보다는 경험을 선호, 경험, 공간, 상품, 선택권을 초단기에 이용하는 방식 선호, 유목민적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함. 넷플릭스 등이 여기에 해당.
⑤초개인화 기술(Technology of Hyper–Presonalization)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 인식, 5G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의 니즈에 맞춰 줄 것 요구함. 1명이 아니라 다양한 페르소나를 가진 0.1명의 단위로 세분화한 시장의 요구 충족.
⑥팬슈머(You are with us, Fansumer)자신이 직접 투자와 제조과정에 참여해 스타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보고 싶은 니즈를 가진 소비자로 적극적인 구매도 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 소비자.
⑦특화 생존(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극도로 개인화된 고객의 요구를 핀셋으로 골라내고 현미경처럼 찾아내어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⑧오팔 세대(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58년생 개띠의 오팔을 의미하는 데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 보석 오팔처럼 다양하다는 의미를 내포. 이들은 새로운 소비자이기도 하고 생산자이기도 하며, 젊은이들 못지않거나 더 잘 SNS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사회의 주축으로 등장.
⑨편리미엄(Convenience as a Premium)편리함과 프레미엄의 합성어로 가성비에 더하여 프레미엄 급의 편리함을 요구.
⑩업글인간(Elevate Yourself)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데 방점을 찍는 사람을 말한다.
특히 그는 내년에 주목해야 할 소비층으로 '오팔 세대'를 소개했다. 오팔 세대는 '50·60세대'를 가리키면서 베이비붐 세대를 대표하는 '58년 개띠'의 '58'을 의미한다.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 노년층(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이기도 하다. 이미 오팔 세대는 콘텐츠 시장 등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중장년층 향수를 자극해 성공을 거뒀고,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 역시 오팔 세대의 호응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 교수는 오팔 세대가 내년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의 50대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SNS 활동을 즐기며 젊은 사람의 취향에 맞춰 굉장히 젊게 소비하려는 특징이 있다"며 "50대 이상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향후 이들의 역할이 시장에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의 변화로는 '업글인간'의 등장을 예고했다. 업글인간은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 계발형 인간이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삶 전체의 커리어를 관리해나감으로써 '어제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것을 중시한다. 김 교수는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지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인생과 경력 관리의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며 "삶의 질적 변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자신을 성장시키려고 노력하는 트렌드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는 내년 소비 트렌드의 중요한 축으로 세분화, 양면성, 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 12년간 항상 다음 해의 경제를 걱정했다. 실제로 경기가 좋지 않았고, 내년 경제 전망도 좋지 않다"며 "갈수록 어려워지는 시장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고객층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그들의 숨겨진 욕망을 찾아야 한다. 현대의 소비자는 양면적이다.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의 자아가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일보
2019.10.24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김난도 교수 "2020년 핵심 키워드는 '멀티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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