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2020년 유통시장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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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혹한기’ 지속 깊어지는 수익성 고심
당일·새벽·즉시배송‘진화하는 배송서비스’
2019년 유통시장은 온라인을 제외하고 업태 전반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으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온라인조차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따라서 올해는 유통업계가 지난 2년간 겪은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시장 매출액은 374조 4,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3% 성장했으며, 올해 역시 3%의 성장세를 보이며 385조 8,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10년만에 가장 낮은 약 3%에 머무르면서 민간소비 증가율도 둔화됐다. 이에 따라 소매시장 재고가 누적되면서 초저가 경쟁이 확산됐으며, 오프라인 업태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보였다.
오프라인에서는 면세점이 성장을 주도했으며, 면세점을 제외하면 오프라인 성장세는 -1.6%로 처음으로 역신장할 정도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따라서 대형마트는 자동화물류센터 등 온라인 물류를 강화하는 한편 부진 점포 폐점, 매장 리뉴얼 등 경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편의점은 시장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신규 출점이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 증가세도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온라인은 특히 식품부문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식품이 온라인 전체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유통업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친환경 포장재 사용이 증가한 것이다. 새벽배송 등으로 인한 과대포장이 문제로 대두되면서 유통업체들은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비닐 재질을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전환하는 등 필환경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브랙시트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교역 및 투자가 위축회면서 저성장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전방위적으로 디지털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는 2020년 유통 키워드로 Price war(초저가 전쟁), Instant delivery(즉시 배송), Clean marketing(친환경·윤리 마케팅), Kiss(Keep it Short and Simple·간단하게)를 의미하는 ‘PICK’을 선정했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온·오프 구분없이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초저가상품 전략을 확대하고, 30분배송·당일배송·새벽배송 등 원하는 시간대에 즉시 배송해줌으로써 쇼핑 편의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소비자는 온라인 주문처리나 오프라인 결제 과정에서 지체되는 것을 싫어하므로 쉽고 빠르게 진행되는 간편성이 뒷받침돼야 하며, 친환경과 윤리적 기업 등 ‘착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감성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형마트》
@온라인사업 강화 ‘물류투자 확대’
지난해 가장 어려움을 겪은 유통채널은 대형마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몇년간 1%의 성장을 보이다가 지난해에는 업계 1위인 이마트가 2분기 창립 이래 첫 분기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이마트는 창사 26년만에 첫 외부수혈을 통해 강희석 신임 대표를 영입했다.
특히 식품부문의 온라인몰 영향은 더욱 심화됐다. 대형마트의 식품 매출 증가율이 2017년에는 4%였으나 2018년 1.5%로 감소했으며, 2019년 9월 누적 -2.6%로 오히려 역신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2년 연속 진행된 최저임금 인상과 영업시간 단축, 영업용 점포에 대한 보유세율 확대는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경쟁력을 잃어가는 오프라인에 대한 과도한 투자 대신 온라인을 확대하며 배송서비스를 강화했다.
신세계는 온라인 통합법인 쓱닷컴(SSG닷컴)을 출범시키며 온라인사업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배송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새벽배송은 지역과 대상 품목을 점차 늘려 나가고 있으며, 자율주행 배송서비스 ‘일라이고(eli-go)’를 여의도에서 시범 운영하는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물류인프라도 확대, 1일 최대 3만 5,000건을 처리할 수 있는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네오003을 오픈했다. GTP 등의 자동화설비 증설로 네오002보다 물류효율을 20% 향상시켰으며, 신선식품 품질 향상을 위해 콜드체인도 강화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대신 점포를 활용해 온라인 물류를 처리함으로써 물류센터 건축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고객의 집과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빠르게 배송하는 정책을 세웠다. 이를 통해 과도한 투자 없이 신선품질, 배송속도, 운영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점포에서 물류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점포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이하 FC)’를 구축했다. 계산FC, 안양FC, 원천FC가 있으며, 매장과 별개로 각각 2,100여평, 1,764평, 2,074평 규모로 건립됐다. FC에서는 회전율이 높은 핵심 상품을 직접 재고관리하면서 DPS로 피킹하고, 구매 빈도가 낮은 나머지 상품은 매장에서 토탈 피킹한후 이를 고객별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안양점은 벽 하나를 두고 매장과 FC가 마주하도록 설계해 매장과 FC 양쪽에서 냉장·냉동 상품을 꺼낼 수 있는 ‘쌍방향 워크인쿨러(work-in cooler)’를 적용, 재고와 시설을 공유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였다.
@사업재편으로 성장성·수익성 강화
올해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인한 출점 규제 강화, 1인가구 증가로 인한 객수 감소 등에 대응해 핵심 점포 리뉴얼 및 자동화와 해외사업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매장 강화를 중심으로 기존 점포 30% 이상을 리뉴얼하고 삐에로쑈핑 7개점을 폐점하는 등 비효율 브랜드와 일부 점포를 정리해 기존점 업그레이드 및 성장성 높은 전문점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새벽배송 권역과 배송 가능한 물량을 확대하고 백화점 상품도 새벽배송으로 판매하는 등 올해도 배송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쓱닷컴은 서울 전지역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하고 경기지역도 추가한다. 배송 가능한 물량은 기존 5,000건에서 1만건으로 2배 늘리고, 올해 말까지 총 2만건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롯데쇼핑은 사업부간 시너지는 최대화하면서 일관성 있는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해 기존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12월말 재편했다.
롯데쇼핑 통합법인은 쇼핑내 전 사업부의 투자 및 전략, 인사를 아우르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되며 각 사업부장들은 사업부의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롯데쇼핑은 미래 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 단계 축소를 통한 빠른 실행력을 확보해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재편된 롯데쇼핑의 대표는 신임 유통BU장으로 임명된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가 겸임한다.
해외사업도 확대한다. 이마트는 베트남 1개점 몽골 3개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해외계열사인 굿푸드홀딩스가 미국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뉴 시즌즈 마켓’을 인수함에 따라 1월중 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더욱 적극적이다. 인도네시아 48개점, 베트남 14개점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3년까지 현재 점포의 2배가 넘는 100여개로 확대해 인도네시아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식품부문 고성장 지속·V커머스 주목
온라인시장은 성장세는 점차 완만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소매시장에서 온라인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이며, 올해는 40%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부문은 식품분야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온라인시장에서의 식품 매출 성장률이 31%로 고성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커머스내 식품 카테고리 침투율은 2016년 8.7%, 2017년 9.7%, 2018년 11.5%, 2019년 15%로 비중이 확대됐으며, 2020년에는 2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온라인기업들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다. 온라인시장은 절대 강자 없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공격적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하고 있으며, 새벽배송 등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영업손실을 기록중이다.
이에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는 지난 9월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설립초부터 물류 등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해왔으며 배송비·주문처리비 등의 순수 비용성 비용은 매출액 대비 꾸준히 줄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규모에 도달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시장 구조가 재편되지 않는 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올해도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온라인 수요는 지속되면서 온라인시장 성장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온라인업계는 V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2030세대는 어릴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해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는게 익숙한 만큼 쇼핑도 V커머스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청자수와 매출이 급성장 추세에 있어 온라인, 홈쇼핑, 백화점 등 업태를 불문하고 V커머스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업계는 입체적 쇼핑경험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2030세대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
CU·GS25 점유율 확대 전망
2017년 이후 성숙기에 진입한 편의점은 특히 지난해 성장률이 4.9%를 보이며, 2018년 9.8%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근접 출점 자율계약,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신규 출점이 감소하고, 점당 매출도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편의업 기업들은 초세분화되는 고객가치 만족을 위해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상품의 경우 도시락, HMR, 즉석식품 등 1~2인 가구에 특화된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CU의 배달 및 세탁서비스나 GS25의 반값 택배, 해외 배송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확충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AI, 로봇 등 4차산업 기술을 매장에 적용하는 테스트 베드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미래형 스마트 편의점 모델인 ‘시그니처’를 본격 확산, 현재 17개점을 운영중이다.
특히 이마트24는 신세계아이앤씨와 함께 AI, 컴퓨터 비전, 클라우드 기반 POS 등 다양한 리테일테크를 집약한 한국판 아마존고 ‘자동결제 셀프매장’ 지난 9월 오픈했다. 자동결제 기술인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의 경우, 매장내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고객의 쇼핑 동선을 추적하고 상품 정보를 인식한다.
또한 신세계 간편결제 플랫폼 ‘SSG페이’와 클라우드 기반 POS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이 쇼핑후 매장을 나가면 클라우드 POS를 통해 고객이 실제 구매한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전송되고, SSG페이를 통해 결제가 진행되도록 했다.
올해 역시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 가장 큰 이슈는 대규모 재계약 기간이 올해부터 2022년까지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편의점 점포수는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특히 2015~2017년도에 급격한 출점이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계약기간이 5년임을 감안하면 이 당시 오픈한 점포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차례대로 재계약 시즌에 진입하게 된다.
수치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2,974개, 2021년 3,617개, 2020년 4,213개 점포가 재계약 물량에 해당된다. 즉, 향후 3년간 총 1만 804개의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출현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편의점산업협회 통계 기준에 이마트24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물량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향후 3년간 재계약 점포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기업에게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상품력과 상생지원금 규모가 큰 CU와 GS25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 BIG2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간 물류매거진(www.ulogistics.co.kr)
20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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