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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gm Shift〕흑사병처럼 시대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도

Paul Ahn 2020. 4. 2. 11:07

Paradigm Shift〕흑사병처럼 시대 전환점으로 작용할 수도

https://www.sciencetimes.co.kr/news/

 

@흑사병, 중세 유럽 역사를 뒤흔들다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니 흑사병이 떠오른다. 흑사병은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인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이다. 발생 시기는 14세기로 1348년에서 1350년 무렵이다. 중국은 흑사병 발생으로 30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이집트에서는 하루에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흑사병으로 사망했다.

 

 

흑사병이 가져온 대참사. ⓒWikimedia

 

흑사병은 세계를 뒤덮은 재앙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흑사병은 세계의 재앙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전염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흑사병이 중세 유럽에 끼친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카(Edward Hallett Carr)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를 통해 “역사는 발생의 기록이 아닌 중요 사건을 기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흑사병이 중세 유럽에서만 주목되는 이유는 유럽 역사에 매우 커다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흑사병은 정치, 문화, 경제, 사회, 종교 등 중세 유럽의 거의 모든 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또한 중세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0만 명 가량이 사망했다.

 

@흑사병이 유럽 역사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이는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저술한 ‘티핑포인트’로 설명할 수 있다. 티핑포인트는 급변하는 구간을 뜻하는데, 어떤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자본주의가 탄생한 셈이다.

 

흑사병도 이러한 원리에 의해서 중세 유럽을 바꿔 놓았다. 14세기 이전 중세 유럽은 계급 사회였다. 피라미드 구조로서 영주가 농노를 착취하는 시절이었다. 당시, 영주와 농노의 인구 비율은 적당했다. 노동의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맞았던 셈이다.

 

그러나 흑사병은 이러한 균형을 무너뜨렸다. 영양 상태가 부실한 농노가 흑사병으로 더 많이 피해를 입었고, 이는 노동 부족을 야기했다. 흑사병 이후, 영주는 농노 이탈 방지와 타지역으로부터 유치를 위해 보상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영주 간 농도 영입 경쟁으로 이어지게 했다.

 

농노는 이로 인해 지위가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부유해졌다. 부유해진 농노는 구매력도 향상됐고, 시장은 더욱더 활성화됐다. 자본주의가 탄생한 셈이다. 노르웨이 사학자 ‘요르겐 베네딕토우(Ole Jørgen Benedictow)’는 “흑사병으로 인한 농노의 지위 향상이 물품 구매와 같은 소비를 촉진시켜 자본주의를 야기했다”라고 주장한다.

 

 

●1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됐다.

 

미국 MIT 교수 ‘피터 테민(Peter Temin)’에 따르면, 흑사병은 1차 산업혁명의 발생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농노 임금 향상은 비용 감소를 위한 대체재를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노동력을 대체할 기계를 찾게 됐는데, 이는 1차 산업혁명의 시발점이 됐다. 참고로 1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기계 대체로 인해 발생한 혁명이고, 2차 산업혁명은 이에 이어 공장 대량 생산으로 인해 발생한 혁명이다.

 

정리하면, 흑사병은 노동의 공급과 수요라는 티핑포인트를 건드려 새로운 경제 체계로 발전하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흑사병은 ‘인본주의’ 사상으로 회귀하게 했다. 중세 유럽은 ‘교회 중심’ 사회였다. 중세 유럽인은 흑사병 발생 시에도 이러한 질병이 신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교회의 권위가 무너진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은 무너졌다. 흑사병은 농노를 비롯해 수도사의 목숨까지 앗아갔기 때문이다. 교회의 권위가 무너진 셈이다. 이에 따라, 신학보다는 과학과 문학에 더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는 ‘르네상스’가 태동하도록 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명을 재수용하면서 문예부흥이 일어난 것이다.

 

흑사병은 중세 유럽 역사를 바꿨다. 더 크게 보면, 전 세계 역사를 바꾼 셈이다.

예를 들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아메리카를 발견할 수 있었던 배경은 지구가 둥글다는 이론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이러한 이론은 ‘신 중심’ 사회에서 절대로 제기될 수 없었다. 르네상스가 등장했기에 가능했다.

 

 

@코로나19도 ICT 발달의 티핑포인트로 작용할 듯

 

코로나19도 흑사병처럼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전망이다. 범위는 흑사병보다 적을 수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코로나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ICT 변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흑사병이 중세 유럽을 바꾼 것처럼 말이다.

 

ScienceTimes

2020.03.17

유성민 IT칼럼니스트 dracon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