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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gm Shift〕소비패턴 및 유통채널 변화

Paul Ahn 2020. 4. 2. 19:20

〔Paradigm Shift〕소비패턴 및 유통채널 변화

http://www.retailing.co.kr/article/a_view.php?art_idx=3623#

 

 

위기 속 가치 증명한 생활밀착 채널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국내 경제와 소비 패턴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내 경우 소비자들이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한동안 온라인 채널로의 쇼핑 플랫폼 전이가 나타났다. 그러나 재고 부족, 배송 제약 등의 한계로 인해 다시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 소비 수요가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생활밀착형 채널의 역할이 부각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 타격이 심각하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을 기점으로 마스크, 손세정제 등 초기 위생제품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 구매율이 높아졌으나, 확진자 확산이 두드러진 2월부터는 외출에 대한 제약과 공포심으로 온라인 채널 구매로 빠르게 전이됐다.

 

닐슨 옴니채널 인텔리전스(Nielsen Omni-channel Intelligence)에 따르면, 1월 대비 2월의 전체 온라인 구매건수는 28%, 온라인쇼핑 앱 이용 시간은 19% 이상 증가했다. 다만 온라인 구매 채널에서 위생 및 재난 관련 품목의 재고 부족과 배송지역 제약 등으로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 수요가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위기 상황 속 생활밀착형 채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과거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의 세계적 전염병 사례로 유추해볼 때 금번 코로나19는 최소 6개월 이상의 단기 영향과 함께 2~3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특정 트렌드를 고착시키는 장기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통채널 변화뿐 아니라 소비자 생활습관, 소비패턴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홈코노미 트렌드의 고착화

 

외출 자제가 일상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이 확산되면서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하고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손세정제나 액상 비누, 마스크 같은 위생관련 품목 성장이 두드러진 것과 동시에 요리 관련 및 보관 용기 품목, 냉동·냉장 HMR, 즉석 국·탕·찌개 같은 비축형 상온 품목, 밀키트, 커피 캡슐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도표 1 참고).

 

 

식생활뿐 아니라 재택근무 활성화와 관련된 수요도 증가했다. 이후에도 의자나 책상 액세서리 등 스마트 워킹 관심사가 이어질 것이다. 그 외 홈 트레이닝,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및 플랫폼 확대에 따른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자와 사용시간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 같은 홈코노미(Home+economy) 현상은 이전부터 주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본 보완재 역할을 하던 카테고리들이 일상 필수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비타민, 홍삼 등의 건강기능식품은 삼시 세끼 챙겨 먹듯 습관화되고 있고, 출퇴근 직장인들의 가방에 손세정제, 핸드크림, 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집에서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울증,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니즈가 강해지고 홈 에스테틱이나 뷰티용품 역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갈 것이다.

 

 

비대면 소비의 확산 계기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 이커머스 시장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언택트, 즉 비대면 소비 선호와 관련 기술 확산으로 온라인 유통이 주요 구매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생애 첫 온라인 장보기로 중장년층의 신규 구매자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마트 장보기를 고수하던 소비자도 당일, 익일 배송을 제공하는 온라인 장보기의 편리함에 빠져 코로나19와 상관없이 락인(lock-in)된 현상도 볼 수 있었다. 실제 구매 데이터를 봐도 전년 대비 온라인 결제 건수 증가율이 특히 4050세대 이상에서 가파르게 증가했다(도표 2 참고). 특히 그동안 온라인으로 쉽게 사지 않고, 구매 주기도 짧은 정육, 우유, 계란 심지어 생선회에 이르기까지 신선식품군이 다수를 차지했다.

 

 

 

언택트 소비 확산은 명품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신용카드 지출액이 45%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명품 구매는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전체 소비는 줄어든 반면 온라인 직영 및 전문몰의 터치 포인트가 증가해 상대적 보상 심리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이커머스는 D2C 전문몰 부각

 

또한 공급 사슬 및 물류에 있어서도 기존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공급망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신선식품 및 일부 생필품 중심으로 배송 지연, 배송 지역 제약, 품절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제조사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채널이 보다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전문 식품몰 확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물류에 있어서도 로봇이나 드론 배송처럼 언택트 배송기술이 주목 받을 것이다. 그동안 사업성 이슈로 기술 발전 대비 상용화가 더디었는데, 한층 고도화된 모델로 확산될 계기가 형성됐다. 해외여행 제약 및 불안감으로 해외 직구도 지속 성장할 것이다. 특히 전자제품이나 패션 액세서리에서 다양한 식품이나 생필품까지 구매 경험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도표 3 참고).

 

 

 

AR·VR 쇼핑 전환의 트리거 될까

 

코로나19로 인한 향후 변화 관련해 AR, VR 기술과 유통채널의 융합을 빼놓을 수 없다. 일례로 부동산 방보기를 VR(가상현실)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는 이점은 다양한 유통채널로 확장 및 부각될 것이다(도표 4 참고). 특히 관광, 컨퍼런스,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비대면 경험과 소통이 가능한 VR 기술이 대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를 시작으로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VR 쇼핑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R(증강현실) 기술 역시 특정 장소에서 비대면 및 개인화된 형태의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 입체적인 정보 제공과 함께 구매 과정, 시간을 줄여줘 이번 사태 이후 다양한 기술 적용이 예상된다. 실제로 외신 뉴스들에 따르면 애플이 2023년 AR 안경 출시를 위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이 같은 애플의 도전이 지난 수년간 유지된 스마트폰 중심의 쇼핑 폼팩터(form factor ; 하드웨어 외형)변화의 트리거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소극적인 구매 행동과 미니멀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집이나 제한된 공간에서 먹고 구매하고 경험을 누리는 또 다른 세상이 구축되고 촘촘해진 물류망과 AR·VR, 신기술이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는 소비 위축과 새로운 구매 행태 변화를 입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단기 대응 및 중장기 전략 체계를 분리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리테일매거진 커버스토리 2020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