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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오카 서점(森岡書店, Morioka Shoten) / 긴자 2015, 한주에 한가지 책만 팔아요

Paul Ahn 2020. 10. 5. 10:07

★모리오카 서점(森岡書店, Morioka Shoten) / 한주에 한가지 책만 팔아요

 

•위치 : 일본 Tokyo, Chuo City, 中央Ginza, 1 Chome2815, Suzuki Building

•서점 주인 : 요시유키 모리오카(森岡督行)

 

 

단 한 권의 책만 전시, 판매하는 서점 : 모리오카 서점(森岡書店)

(naver.com)

 

새로운 개념의 혁명적인 서점이 일본에서 문을 열었다.

 

이 서점에서는 매주(6일 동안) 단 한 권의 책을 관련있는 예술 작품이나 사진 작품과 함께 전시하고 판매한다.

 

고객을 위해 오직 단 한 권의 책만을 추천한다는, 극단적으로 큐레이터된 콘텐츠 실험으로 다소 충격적이지만 매력적인, 이 아이디어는 18년 동안 서점가에서 일해왔던 요시유키 모리오카(森岡督行,Yoshiyuki Morioka)씨에게서 나왔다.

 

2014 9 2, 모리오카씨는 우연히 '스마일즈'의 사장인 토야마 마사미치(Masamichi Toyama, CEO of Smiles Co, Ltd.) "새로운 사업(New Business" 이라는 주제의 탁람 아카데미 강연에 참석했었다. 도야마 사장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요구했고, 그중에서 선택된 아이디어에는 비지니스를 창업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요시유키 모리오카 (よしゆき もりおか)씨는 당당히 이 경연에서 이겼다.

 

그런데 그가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단 한 장, 단 한 줄에 불과했다.

 

"하나의 서점, 한 권의 책(A Single Room, A Single Book, 一冊、一室)"

 

책을 좋아하고 특히나 사진집이 좋아 간다 진보초의 고서점을 자주 드나들었던 그는 <一誠堂書店>의 직원 모집 공고를 보는 순간 이런 곳이라면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처음 직장 생활의 8년을 보내고, 가야바초(茅場町)에서 자신의 서점(이 역시 森岡書店) 10년 동안 운영했다.

 

서점에서 근무하는 동안 저자 사인회와 강독회 등의 일련의 행사를 진행하다가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단 한 권의 책만을 무대의 중심에 놓고, 그 한 권만을 위한 서점. 이 서점에는 가게의 이름을 알리는 간판이나 안내판도 없다. 상점의 유리창 오른쪽 바닥에 서점의 이름과 주소가 같은 크기와 서체로 나란히, 그것도 아주 작게 적혀있을 뿐이다.

 

작은 부티크안에는 좁지만 긴 테이블 하나가 놓여있고 그 위에 매주 한 권의 책이 전시된다. 그 외에는 빈티지 서랍의 궤() - 가게의 카운터로, 책과 관련된 물건들의 전시 상자로, 그리고 모리오카씨의 개인 작업용 책상 서재 안에 으로 사용된다- 하나가 유일한 가구이다. 다른 가구들은 일절 없다.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은 콘크리트 바닥, 그리고 하얀색 페인트로 거칠게 칠한 벽에는 구멍난 곳도 있고 표면은 울퉁불퉁하다. 거칠은 벽에는 현재 전시되고 있는 책과 관련된 그림을 걸어놓고, 바닥에는 책과 관련된 물건들을 전시한다. 아무런 의도도 더해지지 않은 거칠은 이 공간이, 의외로 극도로 단순하고 지극히 심미적이다.

 

이 서점은 질 높은 콘텐츠의 선별, 즉 큐레이션이 관건으로 보인다. 독자의 품격을 높여주고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선택하여 제공하는 것. 매주 한 권의 책을 고르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자신의 서점을 자주 찾는 편집자, 디자이너, 사진가, 작가들의 추천 덕분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웃으며 답한다.

 

그렇다면 서점을 운영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역시 야칭(やちん, 월세) 이라고 답한다.  월세가 얼마나 되는가, 하는 질문에는 비밀이라며 정확한 가격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부동산 가격이 매우 높다는 동경, 그것도 긴자 지역의 역세권(신토미초역에서 도보로 5)에서 매주 한 권의 책을 팔아 서점 운영이 가능할까?

 

일주일에 몇 권 정도의 책이 팔리는가? 라는 질문에는, 평균 약 100권 정도로 간신히 가게를 운영할 정도라고 답한다. 거기에 책과 관련된 그림과 물건들을 팔아 수익을 보충하고 있다고.

 

모리오카씨는 자신의 서점이 "독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책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매주 저자와의 대화, 전시, 독자 낭독회,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은 자신이 제시하는 한 권의 책을 속속들이 탐험할 기회를 제공받고, 책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판매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책의 콘텐츠를 집중해서 알리겠다는 것이 주 목적인 점으로 미루어 서점보다는 북갤러리(Book Gallery)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닐까. 어쨌든 모리오카씨의 이 대담한 시도-한 권의 책에 대한 자신에 찬 헌정과 과감한 프리젠테이션-는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에서는 감히 모방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서점을 찾는 이들은 어떤 책을 골라야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 도쿄, 북적거리는 긴자의 뒷골목에 자리잡은 ‘모리오카 서점’은 간판이 없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723437.html

 

유리창 한켠에 작은 글씨로 가게이름과 주소, 그리고 “한 권의 책이 있는 한 공간”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을 뿐이다.

 

내부도 단출하다. 책상 하나에 진열된 책은 한 종류다. 책은 일주일마다 바뀐다. 그때마다 서점의 모습도 바뀐다. 꽃에 대한 책을 팔 때는 책 속에 나오는 꽃이 진열되고, 화집을 팔 때는 화랑처럼 변한다. 고양이 책을 팔 때는 고양이 그림이 서점을 뒤덮는다. 책을 매개로 한 일종의 복합 문화공간인 셈이다.

 

 

이 책방은 누가 왜 열었을까? 10년간 가야바초에서 책방을 운영해온 주인 요시유키 모리오카는 <가디언>에 “200권 정도를 쌓아두고 팔며 1년에 몇번씩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당시 많은 이들이 단 하나의 책 때문에 방문하는 것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헌책방 직원에서 출발한 그는 이런 책방이 책과 독자를 이어줄 가장 완벽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믿었고, 운 좋게 투자자를 만나 긴자점을 열게 됐다. 주인장은 손님들이 ‘책 속으로’ 들어간다고 느끼길 바란다. 그래서 서점 안을 꾸미고 책의 저자와 편집자도 초청해 가능한 많은 시간을 머물러 달라고 요청한다.

 

2015년 5월 문을 연 모리오카 서점에선 2100권의 책이 팔렸다. 모리오카는 “반응이 좋다”며 “전세계에서 손님들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이책이 “매력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영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12-24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