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ng Issue/@REITs & Fund

⊙리츠의 시대가 온다

Paul Ahn 2021. 6. 22. 09:00

리츠의 시대가 온다

(bizwatch.co.kr)

 

20년 만에 10배 성장

'제로금리+고령화' 투자 매력 확실

올 하반기 대형 리츠들 줄상장 예고

 

리츠가 국내에 도입된 지 올해로 꼭 스무돌을 맞았다. 리츠는 2001년 도입 후 꾸준히 성장해왔다. 시가총액은 10배 가까이 늘었고, 상장 리츠 수도 4배 이상 늘었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진국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리츠시장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변방에 가깝다.

 

리츠는 불특정 다수의 자금을 모집해 빌딩이나 호텔 등 부동산을 매입해 운영한 뒤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하는 투자상품이다. 적은 돈으로 직접 부동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안정적으로 쏠쏠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으로 꼽힌다.  

 

리츠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험대에 섰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제로금리와 급격한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리츠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쟁쟁한 리츠들이 시장 입성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스무 돌 맞은 국내 리츠 꾸준히 성장

 

2일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모두 13개다. 도입 직후인 2002 3개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시가총액도 당시 2778억원 수준에서 작년 말 기준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 한때 900억원 초반대까지 밀렸지만 2017년부터 재차 몸집을 불리면서 작년에만 2조원 이상 증가했다.

 

리츠의 자산운용 규모(AUM)도 성장을 같이했다. 2014 15조원 수준이던 자산운용 규모는 이듬해인 2015 18조원 수준으로 늘었고, 2019 5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에는 15조원 가까이 늘면서 65조원을 돌파했다.

 

리츠의 기초자산도 변화가 있었다. 2012년엔 오피스빌딩의 투자 비중이 74%에 달하면서 리테일과 물류, 호텔, 주택 등과 비교해 압도적인 비중을 자랑했지만 2014년 이후 주택 투자가 계속 늘면서 지난해 60%에 수준으로 올라왔다.

 

섹터별 기초자산의 비중에 따라 투자금액이 늘어나는 속도는 달랐지만 전체적으론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오피스빌딩은 2012 7조원에서 지난해 14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리테일은 1조원 중반에서 8조원, 물류는 2700억원에서 3조원대로 각각 8, 10배 넘게 성장했다. 주택은 5000억원에서 40조원대로 더 가파픈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선진 리츠시장과 비교하면 아직까진 명함을 내밀기 힘든 수준이다. 1960년대 이미 리츠 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올해 3월 말 기준 상장 리츠 수가 219개에 이르고, 시가총액은 1500조원을 웃돈다.

 

일본 또한 2000년대 제도 도입 이후 60개 넘는 리츠가 상장하면서 150조원 넘는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보다 1년 늦게 도입한 싱가포르도 상장 리츠 수만 41, 시가총액은 88조원 수준이다. 

 

 

투자 매력 확실하반기 대형리츠들 상장

 

리츠시장은 앞으로 더 급격한 성장세가 기대된다. 주식과 레버리지,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처럼 큰 투자 수익을 낼 수는 없지만 요즘처럼 제로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라는 확실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한 고령화도 인컴바산으로서 리츠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실제 리츠의 배당률은 주요 시장금리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2018년 상장 리츠의 연평균 배당률은 11.1% 2%대인 회사채나 그보다 더 낮은 정기금리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작년에도 리츠의 배당률은 7.1%를 기록한 반면 국고채와 정기예금 금리는 1%대 초반으로 추락했다.

 

해외 리츠와는 달리 안정성도 입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이 한창이던 작년 상반기 일부 글로벌 리츠는 배당 컷을 통해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지만 국내 상장 리츠의 경우 꾸준히 배당을 지급했다.

 

올해 하반기에 쟁쟁한 리츠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히고 있다. 올해만 5개 정도의 리츠가 추가로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SK디앤디의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디앤디플랫폼리츠'를 비롯해 'NH올원리츠', '마스턴프리미어제 1호 리츠' SK그룹의 부동산투자회사 'SK리츠' 그리고 '신한서부티엔디'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상장 절차에 차질이 없으면 오는 8월쯤 증시 입성이 예상된다. 하나의 모펀드 아래 여러 자펀드를 두는 '모자(母子)' 리츠 구조로,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통해 최근 여러 기관투자자들로부터 15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SK리츠도 최근 기관투자자들로부터 1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 SK리츠는 SK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서린빌딩을 비롯해 전국 100여개 주유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분당스퀘어, 비전월드 부속주차장, 서울 당산과 경기도 수원 에이원타워 등에 투자하는 NH올원리츠도 비슷한 시기에 상장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앤디플랫폼리츠와 마찬가지로 지분 증권을 매입해 투자하는 재간접 형태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과거 상장을 연기했던 리츠들도 재차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리츠시장 부진으로 공모 일정을 미룬 마스턴프리미어제 1호 리츠가 올 하반기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19 여파로 상업용 빌딩의 투자 열기가 꺾이자 상장을 연기한 신한서부티엔디도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2021.06.02() 07:00

최이레 기자 ire@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