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손정의 비전펀드서 2조 유치
여행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재일교포 3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당초 비전펀드의 투자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야놀자는 그 2배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비전펀드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 것은 쿠팡(약 3조4천억원), 콘텐츠 현지화 기업 아이유노미디어(약 1천800억원),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약 2천억원)에 이어 네 번째다. 투자 규모로는 두 번째로 크다.
야놀자는 이번에 유치한 자금을 활용해 기술 개발과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과 빅데이터 등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 등에 집중해 더욱 진일보한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야놀자는 현재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통해 숙박, 레저, 교통, 레스토랑 등 통합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 매니징 파트너는 "야놀자는 AI를 앞세운 여가 슈퍼앱 전략을 통해 한국의 여행·레저 산업을 혁신하는 선두 주자"라며 "새로운 시장으로의 확장과 여행·레저 산업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야놀자와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연결하겠다는 야놀자의 목표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Ⅱ와 함께 이뤄나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업이 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뤄진 비전펀드의 이번 투자를 놓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는 여행업체 가운데 IoT,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력이 뛰어나다"며 "이런 점이 비전펀드가 투자를 결정한 요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의 회장이 여행 관련 산업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손 회장은 지난 5월 한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에 투자하려는 계획이 무산되자 "투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놀자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쿠팡의 뒤를 따라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야놀자 관계자는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한국과 미국 중 어느 곳에 상장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야놀자는 이수진 총괄대표가 2005년 숙박 정보 제공 인터넷 사이트 업체로 설립됐다. 2015년 앱을 출시하면서 숙박 예약과 액티비티 등 다양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별도 기준 매출이 1천920억원으로 전년보다 4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1억원을 거둬 6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연합뉴스
2021-07-15 16:16
이태수 기자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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