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ther Marketing〕기후변화가 인기상품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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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후가 심상치 않다.
여러 가지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은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있다.
강수량도 연간 1,000mm에 달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름철 길고 긴 장마철과 무더위가 끝나고 나면 선선한 가을은 찰나, 곧바로 혹독한 추위와 함께 겨울이 시작된다.
이 같은 기후변화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꿔 놓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우로 고객들의 외출 빈도는 자연스레 감소하고 실내 활동이 늘고 있다.
올 여름 백화점과 쇼핑몰, 가두점 등 오프라인 매장들이 고전한 것도 이 영향이 크다.
일부 점포의 경우 집중호우기간 방문객이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 업계는 날씨 덕으로 수혜를 입었다.
비수기 시즌인 여름철 연일 쏟아지는 폭우로 가정과 직장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때 아닌 호황을 누린 것이다.
고객들의 옷차림 역시 바뀌고 있다.
트렌디한 스타일보다는 가볍고 활동성이 좋은 실용적인 아이템을 선호하고 있다.
화창한 날씨에 화사한 옷차림을 하고 나갈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올 여름 여성복 업계는 면과 저지 소재의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왔다.
‘보브’와 ‘시슬리’, ‘주크’ 등 여성복 대표 브랜드들은 면과 저지를 사용한 롱스커트와 원피스, 티셔츠 등 가볍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대거 출시했다.
반면 린넨 소재의 아이템들은 많이 줄었다.
여성복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무더운 날씨와 폭우가 이어지면서 트렌디한 소재의 아이템보다는 기본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캐주얼 업계에서는 예년과 달리 여름철 점퍼류와 카디건 판매가 좋았다.
여름철 습한 날씨로 인해 학교와 버스, 지하철, 직장 등에서 에어컨을 강하게 틀기 때문에 겉옷을 챙겨 다니는 여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카이아크만’은 지난 4월 내놓은 야상점퍼가 5월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해 1만장 가까이 팔았다.
야상베스트 역시 6월과 7월 8~9천장이 판매됐다.
‘앤듀’도 간절기 상품으로 니트류와 야상베스트가 높은 판매율을 나타내고 있다.
전웅기 ‘앤듀’ 영업부장은 “올해 일교차가 심하고 고객들이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우터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청바지 판매는 크게 감소했다.
무더운 날씨로 고객들이 데님팬츠보다는 면소재의 팬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올 여름에는 레인코트와 레인부츠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반면 수영복은 고전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레인코트와 레인부츠 매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80%, 130%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영복은 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겨울 시즌 매출이 20% 늘어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여름철 악천후로 수영장을 찾는 고객이 줄면서 성장이 멈춘 반면, 겨울철 추운 날씨를 피해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겨울철 방한의류인 모피는 올 상반기 역대 매출 최고치를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이 33%, 현대백화점이 35%, 신세계백화점이 50%씩 각각 신장했다.
특히 비기 시즌인 4월부터 6월까지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겨울 혹한의 날씨가 계속된 점을 미뤄 올해도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모피 구매를 서둘렀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원피 가격이 크게 올라 겨울 시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점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여름에 모피를 선 구매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류뿐만 아니라 신발과 잡화 등 패션 전 분야에 걸쳐 기후 변화에 따른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주목하고 이에 맞는 상품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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