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토(SALTO) / 2000-2023 종료, 프랑스 OTT 서비스
佛지상파3사 OTT 실패의 교훈 "결국은 콘텐츠"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프랑스 방송사들이 3년 전 손을 잡고 만든 OTT 서비스 '살토(SALTO)' 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살토의 시장 실패 사례가 넷플릭스에 맞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웨이브, 티빙, 쿠팡 등 토종 OTT에도 요금제 차별화 등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10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프랑스의 방송사 연합 OTT인 살토(SALTO)가 오는 27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살토는 프랑스의 공영방송사 텔레비지옹(France Televisions)과 지상파 민영 방송사 TF1, M6가 합작해 2020년 10월 출범한 OTT다. 넷플릭스의 자국 시장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방송사들이 힘을 합쳤으나 3년도 채 안 돼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것이다.
살토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참여한 민영방송사 TF1과 M6의 합병 무산이다. 과점 우려로 합병이 무산되며 OTT 사업에서 손을 떼는 상황에서 매각을 시도했으나, 인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구독자 확보 실패에 따른 낮은 시장 점유율이다. 프랑스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프랑스 OTT 서비스 이용 점유율에서 살토는 1.3%에 그쳤다. 넷플릭스가 60.1%를 기록하며 압도적 선두를 차지했고, 프랑스 자국 OTT 중에서는 '카날+(Canal +)'가 9.9%로 가장 앞섰다. 살토는 100만 내외의 저조한 구독자 수를 기록하며 반전에 끝내 실패했다.
살토의 구독자 수가 저조한 것은 타 OTT와의 차별화 지점이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살토에 참여한 공영방송사 텔레비지옹의 경우 자체적인 무료 OTT로도 자사 콘텐츠를 내보내는 등 참여한 방송사들이 자사 콘텐츠를 타 플랫폼에도 중복 공급하면서 살토만의 경쟁력이 바래진 것이다.
최지선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살토는 지상파 방송사 3개가 합작했다는 점에서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방송사마다 자신들의 VOD 서비스를 중복으로 운영하는 상황에서 살토만의 차별화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상황이나 규제 여건의 차이 등으로 인해 프랑스 사례를 한국 OTT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넷플릭스라는 공룡에 맞서는 상황에서 자국 OTT들이 각자의 차별화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점차 승부처가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에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와 'SNL' 시리즈로 재미를 보고 있는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선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금제를 소비자에 따라 세분화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살토가 경쟁에서 낙오되는 가운데, 프랑스 자국 OTT 중 가장 선방하고 있는 카날+의 경우 콘텐츠 유형별로도 요금제를 세분화해 제공한다. 드라마나 영화, 스포츠와 같이 장르별로 특화된 요금제 가입이 가능해 드라마만 시청하는 이용자라면 4명까지 공유 가능한 드라마 특화 구독을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6.99유로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카날+는 디즈니플러스나 넷플릭스와 같은 다른 OTT까지 함께 묶어 이용할 수 있는 플랜도 운영하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넷플릭스에 맞서 자금력과 제작 물량이 상대적으로 모두 뒤처지는 자국 OTT들은 이처럼 자신만의 차별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유건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전 KBS공영미디어연구소장)는 "자본력에서 밀리는 기업들이 넷플릭스를 이기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차별화된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과 쿠팡플레이의 지난 1월 이용자 수는 각각 515만명과 439만명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갔지만, 오리지널 히트작이 부재했던 웨이브는 401만명으로 이용자가 감소했다.
2023-03-10 17:02:21
정호준 기자 jeong.ho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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