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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스 비디오(Kim’s Video) / 1986 – 2014, 뉴욕의 전설적인 비디오 대여점

Paul Ahn 2024. 7. 24. 16:49

★킴스 비디오(Kim’s Video) / 1986 – 2014, 뉴욕의 전설적인 비디오 대여점

 

- 1980년대 미국 뉴욕 영화광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하던 곳

 

- 25만여 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했던 전설적인 비디오 대여점 '킴스 비디오'. '용만 킴'이라 불린 한국인 김용만 씨가 1986년 창업한 이곳은 한창 잘나가던 시절엔 3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11개의 체인점까지 낼 정도로 명소였다.

 

 

사라진 '영화 성지'의 컬렉션을 찾아서다큐 '킴스 비디오'

(yna.co.kr)

 

2008년 폐업한 '킴스 비디오' 55천여편 소장품 해방기

창업자 김용만 씨 "제 인생 가장 소중한 컬렉션"

 

1980년대 미국 뉴욕 영화광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하던 곳이 있다.

 

25만여 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했던 전설적인 비디오 대여점 '킴스 비디오'. '용만 킴'이라 불린 한국인 김용만 씨가 1986년 창업한 이곳은 한창 잘나가던 시절엔 3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11개의 체인점까지 낼 정도로 명소였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도래는 영광의 시절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비디오가 아닌 온라인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자 김용만 씨는 2008년부터 킴스 비디오 지점을 하나둘 접는다. 2014년에는 마지막 남은 매장까지 완전히 폐업한다. 가장 큰 매장인 몬도점이 있던 자리에는 이후 술집이 들어섰다. 그 앞에는 넷플릭스 광고판이 우두커니 서 있다.

 

데이비드 레드먼 감독 역시 킴스 비디오의 회원이었다. 그는 킴스 비디오가 폐업 후 남긴 비디오 약 55천 편의 행방을 쫓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 '킴스 비디오'로 내놨다.

 

레드먼 감독은 아내인 애슐리 사빈 감독과 함께 킴스 비디오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만나는 것에서부터 추적을 시작한다. 그러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도시 살레미에 비디오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2008년 당시 살레미 시장은 킴스 비디오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디오 대여, 디지털화, 문화 축제 등을 약속하고 비디오들을 받아 갔다. 하지만 2017년 찾은 살레미의 킴스 비디오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세계적으로 몇 없는 희귀 영화부터 일명 해적판 영화, 심지어 1893년 에디슨이 만든 영화까지 문화재나 다름없는 비디오들은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었다.

 

두 감독은 비디오들을 '해방'해 주기로 결정한다. 축축하고 먼지 쌓인 창고를 벗어나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컬렉션을 통째로 보내기로 한 것. 이들은 한밤중 몰래 창고에 잠입해 무게만 총 780㎏이 넘는 비디오들을 빼돌린다. 그리곤 '용만 킴'을 찾아가 이 사실을 고백한다. 김용만 씨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영화 개봉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김용만 씨는 최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후 기자 간담회에서 "황당하면서도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감독들이) 저하고 굉장히 똑같은 방법으로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주인 없는 저작권을 거의 훔치다시피 해 (복제품을 만들어 빌려주며) 가게를 차별화했다" "우리의 창업 정신은 배급사의 상업적인 이유로 감독이 만든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수 없는 일을 막자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김용만 씨가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된 건 여덟 살 무렵이었다고 한다. 전북 군산에 살던 그는 서울에서 온 사제의 집에 놀러 갔다가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보면서 처음 영화와 연을 맺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를 빠지고서라도 한국에서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보려고 했을 정도"로 영화광이 됐다.

 

1979년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뉴욕 SVA(School of Visual Arts)에 입학해 영화를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1986년 운영하던 세탁소 한쪽에 비디오 몇 개를 두고 이를 몇몇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비디오 대여 사업을 시작했다.

 

"호기심 반 재미 반이었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김용만 씨는 당시를 회고했다.

 

킴스 비디오는 저작권 침해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부침도 겪었다. 그때마다 킴스 비디오를 아끼는 영화계 관계자와 회원들이 이곳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줬다.

 

하지만, 그런 킴스 비디오도 영상산업의 디지털화를 피하진 못했다. 킴스 비디오 역시 디지털 부서를 운영하긴 했지만 예산 부족에 시달렸고 주요 직원 일부는 넷플릭스로 이직하기도 했다. 킴스 비디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의 일이다.

 

김용만 씨는 "폐업 소식을 들은 뉴욕타임스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는데 거절했다" "그때 제가 기자에게 한 말이 '잊히고 싶다. 난 루저(패배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컬렉션은 바로 55천개의 비디오"라면서 "아직도 킴스 비디오를 성원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7일 개봉. 88.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2023-09-23 09:00

rambo@yna.co.kr